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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만찬 - 제9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서철원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9월
평점 :
주입식으로 시험 전 급하게 쑤셔 넣었다가
시험만 끝나면 홀랑 다 잊어버리는
역알못인 뇨자라 솔직히.. 역사 소설을
그다지 즐기지는 않는다. 읽으면 재미는
있지만 역사에 대해 좀 더 공부를 열심히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늘 남았기에
어지간히 회자되고 알려지지 않으면
먼저 손 내밀어 읽으려고 하지 않는데
이번에 너무 끌렸던.. 읽고 나서
안 잃었으면 어쩔뻔했던 소설을 만났다.
제목이 무려 <최후의 만찬>이다.
우리 역사에서 어떻게 하면 최후의 만찬과
잇닿을 수 있는 접점을 찾아내 이야기를
만들어냈을까.. 간략한 책 소개를 읽자마자
이건 무조건 읽고 싶다. 생각해서
결국을 손에 쥐었고 다 읽었다.
다른 추리 소설처럼 술술~ 진도가 나가거나
나의 어설픈 추리력을 세울 수는 없었던 게
사실. 문장 속 이야기들이 조금 난해하기도
했고 낯설어서 몇 번이나 같은 문장을 또
읽기도 했는데 그렇다고 어려워서 중도에
포기하기엔 이야기가 너무 매력적이어서
작가의 의도를 감히 곱씹어가며 읽어나가느라
완독에 시간이 좀 걸리기도 했다. ^^*
조선시대에 어떻게 최후의 만찬이 등장했을까
책을 읽기 시작 전부터 궁금했었는데
분명 그런 궁금증을 가진 게 나뿐만은 아닐 터.
소설은 윤지충과 권상연이 순교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윤지충의 집에서 최후의 만찬이
발견되고 이 그림의 해석을 위해 김홍도가 등장.
아하!!!! 작가의 머리에는 어떤 게 들어있길래
이런 스토리를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걸까?
감탄과 감동과 박수를 함께 보낸다.
우리네 조선에 천주교가 어떻게 뿌리내렸고
그것을 믿는 이들이 모진 박해를 받으면서도
그 믿음에 흔들림이 없는 사람들을 보니
단순히 가벼운 소설로 여기고 막 읽으려던
내 모습이 조금 부끄러워지기도 했다.
김홍도와 홍대용, 최무영, 장열실.. 그리고 정조 등
많은 등장인물들이 끌고 가는 <최후의 만찬>.
얄팍한 역사 지식을 끌어모아 읽더라도
다음 장에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전혀 예측을 못 해 다음이.. 그리고 또
그다음이 기대되어 책장을 넘겼던..
정밀한 묘사와 인물들의 감정이 살아있어서
나도 모르게 머릿속으로 이 인물은
이 인물이 딱이야!! 마음대로 캐스팅해서
미니 드라마까지 찍었는데 정말! 영화든
드라마로도 만들어지길 기대해본다.
<최후의 만찬>은 사실 지금 재독 중인데
처음보단 속도가 꽤 붙어 곧 재독도 완료.
처음 읽을 때보단 좀 더 깊이 있게 이야기를
따라가고 싶어 인물들을 검색해 보기도 했는데
그러고 보니 더 재미가 배가 되었다.
소설이면서 공부까지 되었던.. 그래서 마냥
이 책 재미나요~라고 가볍게 권하긴 어렵지만
꼭. 올해가 가기 전 읽어보라 추천하고 싶다.
혼불문학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이
아깝지 않았던 <최후의 만찬>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