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러스트미

트러스트미 ㅣ 오베이북스 소설선 1
김규나 지음 / 오베이북스 / 2017년 11월

철도 공무원 강무훤의 눈에 가시가 돋히는
이야기로 시작 되는 <트러스트미>.

알 수 없는 이유로 왼쪽 눈에 가시가 돋으며
참을 수 없는 고통을 겪고있는 강무훤은
지하철 5호선의 기관사였다.
어두운 터널 속을 달릴 때가 자유로웠다는 그는
1년 전 자신이 운행하던 지하철로 뛰어들어
자살을 시도한 유리 때문에

누군가의 삶을 빼앗을 뻔 했다는 공포로 그 후로는
지하철의 운전대를 잡을 수 없게 되버린다.
그렇게 강무훤은 점점 자신의 삶을 방치하면서
점점 무기력해져 가고 그런 그를 참다못한
아내는 아이들을 데리고 떠나가고 마는데...

직업과 가족이 모두 떠나가버린 상실감으로
슬픔과 우울감으로 간신히 시간을 보내던
그에게 또 하나의 시련이 찾아온다.
얼마 전 부터 눈이 불편한 것 같더니
어느 날 아침, 그는 그의 눈에 돋아난

가시 같은 것을 발견하게 된다.

가시 탓으로 눈은 점점 돌출되고 통증으로

점점 일상생활은 불가능해지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병원으로 부터는

안구가 괴사되고 있으니 적출하지 않으면

위험하다는 말까지 듣게 되는 강무훤.

삶을 놓아버리고 싶을 정도의 그 절망의 순간에
그는 한 통의 문자를 받게된다.

"당신은 무엇입니까?"
..
질문에 대해 당황하기도 했지만
어느새 강무훤은 자신은 무엇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고 곧이어 두번 째.

"아닙니다.
당신은 당신이 생각한 것이 아닙니다."

라는 문자가 도착한다.

과연 누가 어떤 이유로
그에게 이런 문자를 보내는걸까?

고통과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그에게 이 문자는

구원이 될 수 있을까?

아님 그를 더 막다른 길로 모는걸까?

사실 초반 도입에서는 흡입력이 떨어져
집중하기가 어려웠는데 점점 나 자신도 모르게
빨려들어가서 손에서 내려 놓을 수 없었던
<트러스트미>. 이야기를 풀어내는 펜의 힘도
탄탄했지만 읽는 동안 내내 감탄했던게
온통 밑줄긋고 싶게 만드는 작가의 표현력.
어쩜 이런 글을 쓸 수 있는지..
이런 능력이 있으니 작가가 된거겠지만
문장 마다 감탄과 생각거리를 안겨주는
김규나라는 작가의 다른 작품도 궁금해졌다.

모처럼 재미나면서 생각거리를 던져준

책을 만난거 같아 독서가 너무 즐거웠다.

다 읽고 나서는 나와 내 주변...

그리고 내가 헛되게 보낸 시간들과

앞으로의 내 삶의 목표애 대해 생각하게 만든

<트러스트미>.

..............

"당신은 무엇입니까?"

정말 나는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