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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 온다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이정민 옮김 / 몽실북스 / 2017년 11월
평점 :
끝없이 이어지는 밤의 밑바닥을 걸어
빛 하나 없는 터널을 빠져 나왔다.
영원히 밝아 오지 않을 것 같던
아침이 지금 밝았다.
아이는 우리에게 아침을 가져다 주었다.
아이와 처음 마주한 그! 순간을
아침이 온다.. 라고 표현한
엄마의 심경은 어떠했을까?
굳이 생기지 않는다면 둘만으로도 괜찮을 것 같았던
구리하라 부부는 어느 순간 부터인가
자신들은 아이를 원했었다는걸 알게되고
인공수정이라는 방법까지 시도해보지만
결과는 실패. 나였다면... 분명 하늘이 무너진 듯
좌절하고 우울에 빠졌을게 확실하지만
실패를 담담히 받아들이는
부부의 모습에서 난 왜 그렇게 눈물이 나던지.
세상이 변했다고는 하지만 ...
사실 요즘도 결혼이라하면 하나가 둘이되고
둘이 곧 셋,넷이 되어가는 과정이 당연히
여겨지고 있지만 필자의 현 모습처럼
둘이서도 행복하게!를 표방하는 부부도 많은게
사실이다. 우리야 스스로의 결정이지만
또 한 편에서는 얼마나 많은 난임부부들이
눈물과 한숨으로 아기를 원하는지 이해하는것도..
상상하는 것도 나와는 먼 일이라 여겼는데
<아침이 온다>를 읽는 동안
어쩜 내 주변에도 책 속 구리하라 부부처럼
괴롭고 힘든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겠구나
라고 돌아볼 수 있있게 되었다.
또 <아침이 온다>에서는 구리하라 부부 처럼
난임으로 고통받는 사람들 처럼
한 쪽에선 너무나도 간절히 원하지만
가질 수 없어 괴로운데 신의 장난 처럼
다른 한 쪽에선 여러가지 사정으로
아이를 낳을 수 밖에는 없지만 그렇다고
그 아이를 키울 수는 없는 사람들도 있음을 보여주며
소설 속 이야기는 자연스레 이들을 이어 주는
입양 이라는 주제로 넘어가게 된다.
구리하라 부부는 입양단체를 통해
자신들에게 아침처럼 찾아온
아사토를 온 정성과 사랑으로 키워가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아이를 돌려주세요"
아사토의 친모 히카리에게 전화가 걸려온다.
구리하라 부부에게 감사하다는 인사와
잘키워 달라며 눈물 삼키던
어린 엄마 히카리에겐 도대체 무슨일이
있었던 것일까.
어렵게 얻은 아들 아사토를 그 누구보다
지극정성으로 키워온 구리하라 부부는
방황하며 안정되지 못 한 삶을 살다
결국은 아이를 내어놓든 그렇게 할 수 없다면
대신 돈이라도 내놓으라는 협박을 하는
아사토의 친모 히카리의 모습에
당황하게 되는데.......
아이를 낳을 수 없는 난임 부부에게
아침처럼 찾아온 양자 아사토를 둘러싸고
친모와 양부모, 그리고 그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 <아침이 온다>.
우리나라에서 만약 드라마로 나왔다면
아마도 온갖 선정적인 표현이 난무하는
막장 중의 막장이 되었겠지만
<아침이 온다>는 처음 부터 이야기가 끝나는
마지막 까지 잔잔하고 평화로운 느낌이다.
어찌보면 큰 갈등의 불씨일 수도 있는 주제를
이렇게 잔잔하고 조용하게... 그것도 한시도
지루할 틈 없이 이야기를 풀어내는
작가 츠지무라 미즈키의 필력에
세삼 놀라게 되었다.
다 읽은 후 책을 덮고 표지를 보다보니
정말 제목과 책커버 처럼
따뜻한 아침이 온 듯 한 책이었다.
성장기의 어린이 뿐만 아니라
다 큰 성인에게 있어서도 가족...
아니 가족에 한정되지 않고
그 주변의 사람과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 번 느끼게 만들어 준 <아침이 온다>.
추운 겨울이 문턱까지 찾아 온 이 계절
잔잔하면서도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소설
<아침이 온다>로 마음 한켠을
훈훈하게 만들어 보는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