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키스트 박열
손승휘 지음 / 책이있는마을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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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영혼의 조선인 아나키스트 박열!
 
사실 역사는 젬병이라 자주 언급되는 독립운동가 
외에는 잘 모르고 살아왔는데 부끄럽게도 
이준익 감독의 영화 소식을 보고듣고서야
박열이라는 이름을 처음 듣게되었다.

<아나키스트 박열>은 총 3장으로 이뤄져있는데
1장은 박열의 가장 측근에서 그를 사랑하고 지켜본
가네코 후미코의 시선으로 부부와 동지로서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 2장에서는 박열이 어떤식으로 
사람들에게 자신의 사상과 의지를 알려나가는지, 
그리고 관동 대지진이 일어나기 까지를 이야기한다.
마지막 3장에서는 이 둘의 변호사 후세 다쓰지의
입장에서 서술되는데 같은 시간의 이야기를
각각 세명의 입장에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소설 속 사건과 시간이 흐르는 대로 자연스럽게 
가네코에서 박열로, 박열에서 후세 다쓰지로 시점이
옮겨지기 때문에 지루할 틈 없이 이야기 속에 
집중할 수 있었다. 

일찌감치 일본으로 부터 요주의 인물로 찍혀있던
박열. 일본에 살면서도 여봐란듯 불령사라는 간판을
내세워 잡지를 발행하는 등 일본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그 당시 너무도 눈에 거슬리는 탓에 늘 감시를 받아
왔지만 그럴수록 박열은 더 당당하고 대담하게 
사상을 펼쳐가며 독립운동을 해나간다.
그러던 중 관동 대지진이 일어나 빠른 조치를 원하는
일본 국민들의 원성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조선인들이 우물에 독을 탔니 어쩌니 하며 말도 안되는
헛소문을 퍼뜨려 자결단을 만들어 닥치는대로 
조선인을 죽이는 학살 사건이 일어나게 된다.
조선인학살 사건이 외부로 알려지는 것을 두려워한
일본 정부는 이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조선에서는 영웅 - 일본에서는 반역자가 될 
희생양으로 박열과 그의 연인이자 동지인 
가네코 후미코는 함께 체포되는데. . . 

일본 황실의 결혼식에 폭탄을 터트려 황실에 혼란을
주고 그로 인해 독립과 혁명의 물꼬를 트려한
박열. 조선인 최초의 반역자이자 가장 말이 통하지 
않는 조선인. 책 어느 페이지를 보나 박열의 당당함을 
엿볼 수 있다. 모든 일은 자신이 주동했다 주장하며 
단 한 번도 주저함이나 두려움을 드러내지 않는다.
무엇이 앞을 가로막고 있던 절대 멈춤이 없던 박열.
또 하나 박열을 이야기할 때 절대 빼 놓을 수 없는
가네코 후미코. 박열이 쓴 '개새끼'를 읽고 그에 반한
가네코는 결국 그녀는 항상 박열의 곁에서 그가 
일본과의 싸움에서 외롭지 않도록 도와주고 지지한다.
그저 단순히 남녀 사이의 정 그 이상을 뛰어넘은
동지가 된 그들의 미친 사랑에 감동하고말았다.

어떠한 유혹이나 회유에도 자신들의 의지와 사상을
내세우며 굴복하지 않고 오히려 일본 제국주의를 향해 
쓴소리를 내뱉으며 당당히 죽음을 향해 다가서는
그들의 모습에 감동하면서도 지금의 내 모습이
부끄러워져 반성도 하게되었다.
특히 가난하고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 가네코가
배고픔이나 추위 같은 것 보다 가장 두려웠던 것이
'자존감을 잃는 것이었다'는 대목에 나도 모르게 
가슴한켠이 찌릿해져옴을 느꼈다.
박열과 가네코는 당당하게 거대한 세력 일본과 
맞서 싸운 누구보다 강인하고 당당했던
조선의 영웅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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