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션 일레븐 스토리콜렉터 45
에밀리 세인트존 맨델 지음, 한정아 옮김 / 북로드 / 2016년 7월
평점 :
품절


진화하고 있는 세상 만큼이나 빠른 속도로 번져가는 급성 독감의 여파로

전 세계 인구의 약 90%가 사망하게 되고

스테이션 일레븐에서는 그 나머지 10%의 살아남은 자들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기존에 읽었던 여러권의 디스토피아 소설에서는 볼 수 없었던

서정적이면서도 남아있는 세계에 적응해 나가고자 애쓰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신선함과 동시에 희망을 찾을 수 있었다면.. 너무 거창한가?

보통 종말 소설이라 하면 살아남은 사람들끼리 본능에만 의지한채

살아남고자.. 그리고 빼앗고자 죽고 죽이며 그 위에 군림하고자 하는 모습들을 많이 봤었는데

스테이션 일레븐은 같은 의견을 가진 사람들끼리 모여 집단을 이루며

자급자족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이렇게 평화?로운 디스토피아도 존재한다는걸 보여주고 있다.

예전 우리 영화 동막골을 보는 느낌이라고 할까?

 

주인공인 아서와 커스틴의 이야기가 교차되면서 종말 전과 후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이야기 하고 있는 스테이션 일레븐.

 

사실 그냥 종말 소설이라는 정보만을 가지고 읽기 시작했을 때는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그냥 단순하게 장르 소설이라고만 하기엔 사랑에서 시작해 예술이며 종교적인 이야기...

그리고 문학과 그 속에 담긴 철학까지...

오히려 순수 문학이라 분류되어도 될거 같은 느낌마져 들었는데

누구나 어둡고 암울하고 폭력적인 종말을 떠올릴 때

이렇게 희망을 이야기 하는 종말을 그려내다니...

에밀리 세인트존 맨델과 그의 상상력에 무한 박수를 보내고 싶을 정도다.

이미 생겨난 사건들은 어쩔 수 없지만 앞으로의 미래를 위해
주어진 자연에 순응하며 힘들지만 현실에 적응하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이렇게만 살 수 있다면 
종말 후의 삶도 살아갈만하지 않을까?란생각도 들었다.
가독성이 뛰어나 재미를 추구하는 책은 아니라고 솔직히 밝히지만
최근 읽었던 그 어떤 책보다 깊은 여운과 메세지를 느꼈다고 전해주고 싶은 스테이션 일레븐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