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내가 가면 안 돼요? 1 사계절 1318 문고 104
이금이 지음 / 사계절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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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내가 가면 안 돼요?는 일제 강정기를 배경으로 한 역사 소설이면서도  

자신의 숙명을 마주한 두 여성의 휴먼 드라마를 보는 듯한 생생한 표현력으로

독자로 부터 무한 상상력을 펼칠 기회를 주는 재미난 책이었다.

물론 일제 강점기라는 어두운 배경을 지니고는 있지만 무조건 암울하고 어둡기만 하지는 않았다는게

읽고 난 후의 솔직한 심정이다. (그래서 더 이 책이 더 좋아졌는지도...)

 

자작의 딸인 채령의 생일날 논 세마지기에 선물로 팔려 온 수남.

 

수남은 자신이 잘 못하거나 실수를 하게 되면 가족까지 피해를 입을까

어린 나이에도 자신의 주인인 채령에게 온 몸을 바쳐 복종을 몸에 익히지만

점점 자신의 정체성에 눈을 뜨게되고 현실에서 자신을 가로 막고 있는 벽을 넘어서고자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으며 수남을 향해 수시로 달려오는 장애물들을

온 몸이 부서질지언정 절대 피하지 않고 이겨내고자 노력하는 삶을 살게 된다.

큰 실수를 범한 채령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채령을 대신한 삶을 살게 되면서

수남의 인생은 180도로 변하게 되지만

그런 상황 속에서도 수남은 절대 자신을 잃지 않고 자신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거기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놓치지 않기 위해 먼저 사랑 고백을 하는는 대찬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온 몸에 이가 드글거리며 머리를 빡빡 깍이던 몸종 수남은 어느 사이엔가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해 조국의 독립을 돕는 멋진 사람으로 성장한 모습을 보여준다.

 

한편 채령은 자작의 딸로서 모든 것을 가지고 부족함 없이 살다

하나의 사건으로 나락에 빠지게 되고 그 일로 수남에게 자신의 삶을 내어주게 된다

그러면서 원치 않는 결혼으로 미국으로 건너가게 되며

지금까지의 삶 속에서 채령 자신이 얼마나 보잘것 없는 존재였는지를 깨닫게 된다.

그저 이쁨 받고 사랑받는 인형의 역활로서만 살아오다

상상하지도 못했던 시련을 겪으며 평소에는 이해하려고도 .. 아니 가까이 가려고도 하지 않았던

어머니 곽씨에 대해 이해하게 되고 미안함을 느끼게 된다.

 혹독하고 상상도 못했던 시련들 속에서 채령은 조금씩 자신을 되돌아보고

수남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한발씩 성장해나가게 된다.

 

거기, 내가 가면 안 돼요?는 일제강점기에서 시작해서 해방이 되고 한국전쟁에 이르기까지

긴 이야기의 틀을 가지고 있지만 그 속에서 무조건적인 암울함이나 슬픔을 보여주기 보다는

자신을 둘러싼 거대한 장벽을 온 몸을 부딪혀 헤쳐나간 수남을 통해

  가만히 앉아 당하기 보다는 뭐라도 할 수 있을 때 희망을 가지고 나아간다면

밝은 미래도 꿈 꿀 수 있다는것을 느꼈다.

 

비록 그 길이 가시길이라해도 쓰러져 울기만 해서는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것을

너무 담담하게 이금이 작가는 이야기 하고 있기에 오히려 더 가슴에 깊이 와닿았다

 

과연 그 시대에 내가 살고 있었더라면...(감히 상상 하기도 싫지만..) 

과연 나는 어떤 입장에 서게 될까...

당시의 상황에 휘둘려 아무것도 못하고 눈물로 세월을 지내며

아침 해를 보며 오늘도 살아있구나.. 를 느끼며 안도감과 동시에 두려움을 느끼게 될지...

아니면 수남처럼 어디에서든 희망을 잃지않고 뭐라도 보탬이 되고자

도움을 청하는 어디라도 달려갈까...

(부디... 후자의 수남과 같은 희망을 보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지만.. ) 

 

그 당시 여성에게서는 보기 힘든 행동력과 적극성을 가진 수남을 통해

아마도 이금이 작가님은 아무리 험난한 운명이라 하더라도 자신의 노력을 통해

그것을 이겨 낼 수 있다라는것을 보여 주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책을 다 읽고 탁!소리 나게 덮으니 동시에 수남이 사랑을 고백하던 바이칼 호수가 떠올랐다
그리고 수남과 채령이 밟고 지나갔던 중국 상하이와 미국 뉴욕.... 도.

소설적으로 해피엔딩이냐 아니냐를 떠나 그녀들과 함께 했던 전 세계의 곳곳을
책으로나마 함께 할 수 있어 동지애와 함께 영광이었다는 생각을 감히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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