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선 열차와 사라진 아이들
디파 아나파라 지음, 한정아 옮김 / 북로드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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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보면 <보라선 열차와 사라진 아이들>의

이야기는 간단하다. 빈민가에 살고 있는 자이는

그의 주변에서 실종되어 돌아오지 않는 아이에

대해 그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자 자신이 직접

탐정이 되어 찾아 내기로 결심을 한다.

물론 혼자의 힘으로는 벅차기에

친구들과 함께 조사를 시작하는데...

말그대로 이야기의 구성은 그리 복잡하지

않기 때문에 사실 처음에 읽기 시작했을 때에는

별거아니네..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독서를 이어갔는데 뒤로 갈수록

점점 빠져들어 결국은 밤새 다 읽어버렸다.

아마 이 책을 집어든 독자들 대부분이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다가

나처럼 몰입해서 책에서 눈을 떼지 못했을텐데

작가가 묘사하는 이야기의 디테일의 수준은

정말 놀라웠다. 거리에 흘러넘치는 빵 냄새와

소리, 분위기가 처음에는 글로 눈으로 들어오다

나중에는 귀로 들리는 듯하기까지.

영화적 내러티브 속에서 한 프레임씩

펼쳐지는 이야기가 생생히 보이는 듯하면서도

빠른 속도로 진행되었는데 그만큼 생생하게

묘사되었고 그에 따라 몰입할 수 있었다.

주인공인 자이는 어린이면서도 자신의

생활환경에 대해 화를 내거나 비관하며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는!!

나 보다 더 어른스러운 모습을 가지고 있다.

실용적이고 심지어는 유머러스한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데 세상에나 언빌리버블!!

솔직히 나라면 매일같이 우울함을 노래하고

내 처지를 비관하고 있을 것 같은데

자이의 유머러스함을 보고 있다보니

나도 모르게 반성하게 되는...

빈민가를 공포에 떨게 하는 어린이 날치기범을

과연 자이와 그의 탐정단은 잡을 수 있을까?

우리 나라가 아닌 인도 빈민가에 사는

가족들의 삶에 관한 이야기이지만

가난함과 인종 문제에 있어서는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유사성을 가지고 있어서

그리 낯설지는 않았다. 먼 타국의 빈곤층의

문제라고는 해도 설득력이 떨어지지 않았고

아이들의 납치문제가 얽혀있다보니

나도 모르게 계속해서 인상을 쓰고

긴장을 하며 읽어서 그런지 독서가 끝나고

나서는 조금 기운이 빠지는 듯한 느낌도.

<보라선 열차와 사라진 아이들>을 읽는 동안

인도 빈민가에서의 삶과 그 속의 미스터리를

실컷 즐길 수 있는 한편, 인도라는 곳의

문화에 대해서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고

자이라는 어린이의 눈을 통해

어른의 세계를 엿볼 수 있기도 했다

어찌보면 단 하루도 쉬운 날이 없는

그들의 삶이지만 그들은 희망을 노래하고

유머를 잃지않고 있던

<보라선 열차와 사라진 아이들>

올해가 가기전 이 책을 마주할 수 있어서

너무 행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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