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버 드림
사만타 슈웨블린 지음, 조혜진 옮김 / 창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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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버 드림은 거의 대화로만 이야기를 끌고가는

짧은 소설이다. 짧다고 만만하게 볼게 아니었다.

소설은 앉은 자리에서 따로 휴식을 취할 새도 없이

곧바로 결말을 향해 내달렸다.

처음에 피버 드림을 집어 들었을 때는

단지 164페이지에 불과한 얇고 작은 책이었을

뿐인데 곧 혼란스러워졌고 불편해졌다.

지금까지 읽었던 책과는 전혀 다르다. 장담한다.

아만다는 데이빗과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는데

반의식 상태에 빠져있는 아만다의 이야기는

추상적으로만 느껴지고 데이빗의 존재는 섬뜩하기

까지하다. 이 혼란스러운 대화는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점점 스토리를 갖춰가고 그제서야 아만다는

자신에게 어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떠올리는데..

피버 드림은 초반에 내가 기대했던 것과 완전 다른

결말을 보여주었다. 어떻게 이런 이야기를 보여줄 수

있지? 등장인물간의 서술에만 의존해서 이런 괴물 같은

공포를 맛보여 줄 수 있다니. 극도로 추상적이면서도

실제로 설득력까지 갖추고 있다. 소름끼지게도!

무릎을 탁. 치게 할만한 반전이 있는 건 아니지만

난 중간에 혹시 놓친게 없는지 곱씹어 봐야했다.

이 책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잘 쓰여진 책이고,

나는 첫장으로 돌아가서 다시 읽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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