탬버린 - 김유담 소설집
김유담 지음 / 창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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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징글맞음이 경쾌하게 울린다!

이 문장 때문에 너무나 읽고싶었던 <탬버린>.

사실 나는 탬버린을 좋아하지 않는다. 짤랑거리며

경망스럽게 울려대는 그 종들이 너무 거슬려서...

언젠가 어쩔 수 없이 끌려갔던 노래방에서 미친듯이

탬버린을 흔들고 있는 직장 동료가 너무 징그러워서

며칠간 피해다니기까지 했다는 ...

나는 징그럽게 여겼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경쾌하고 흥을 돋구는 도구로 쓰였을 탬버린.

그 <탬버린>이 제목인 이 책에는 여러명의 화자가

등장한다. 결코 세상살이가 호락호락하지도

만만하지도 않고 오히려 징글징글하지만

결코 그 자리에 주저앉아

울기만하거나 도망쳐버리는 게 아니라

담담히 하루하루를 버티고 악착같이 살아가는

모습을 지닌 주인공들을 보며 단순히 소설 속 주인공이

아닌 내 주변.. 아니 내가 되었을 수도 있다는 친밀감을

느꼈다. 탬버린에서의 인물들은 드라마나 영화처럼

과장되었겠지만 지긋지긋하고 팍팍한 삶을

박차고 떠나 재벌을 만난다거나 하는

허황된 이야기가 아닌 지금 내가 두 다리를 뻗어

버티고 서서 하루하루 버텨내어

가고 있는 삶과 마찮가지로 현실에 수긍하고

충실히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간다.

탬버린이란 제목과 밝은 느낌의 표지 때문이었는지

처음에는 뭔가 통통 튀고 가벼운 내용이 담겼을 거란

내 멋대로의 착각에 부담없이 읽기 시작했다가

침울하기도 하고 한없이 어둡기만 한

여덟편의 이야기들에 당황하기도 했지만

어느샌가 그들의 이야기에 깊이 빠져들어

함께 공감하고 탄식하고 슬퍼하다가

그네들과 함께 눈믈을 흘리기도 하면서

너무도 담담하게 풀어놓은 그들의 하루하루가

어느새 나에게 조그만 위로가 되었다는 걸

책을 다 읽고 덮은 후에야 알게 되었다.

그저 주어진 오늘의 삶에 수긍하고 버티는게 다이지만

그게 바로 나!이고 내 인생이란 걸 깨닫게 되었다.

 

 

탬버린을 흔들 때마다 징글징글징글,

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나는 그 소리가 좋아.

나만 징글징글하게 사는 게 아닌 것 같아서.

어때? 너도 들리니?

'송'이 말한 것럼 탬버린에 달려있는 징글이

대신 말해 주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삶은 징글징글하다고... 하지만.. 살만은 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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