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호수 아르테 한국 소설선 작은책 시리즈
정용준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10월
평점 :
품절


차분하면서도 담담하게 사랑과 이별을

이야기했던 <세계의 호수>. 작고 짧은

소설이지만 내용은 제목만큼이나

깊고 차분한 이야기였다.

여행지에서 뭔가를 결정하는 용기는

항상 옳아요. 하지만 그 용기는

한 번만 내세요.

그곳에선 뭔가를 결정하면 안 돼요.

그건 용기가 아니에요. 어리석은 거지 ...

라던 민영의 말이 너무 와닿았던 건 나 혼자?

업무차 낯선 빈에 온 나는 몇 해 전 헤어진

무주를 떠올린다. 절대 연락하지 말라던

무주였지만 어떤 용기였을까? 나는 무주에게

메일을 보내게 되고 어찌어찌해서 무주와

만날 약속까지 잡게 된다. 무미건조한

연애를 이어가다 갑자기 만나고 싶은 사람이

생겼다며 스위스로 떠나버린 무주.

나는 왜 무주에게 연락을 해버린 걸까.

딱히 이유를 알리지 않고 떠나버린 무주를

이제 다시 만나 난.. 무엇을 확인하고픈 걸까?

한국에서 멀린 떨어진 타국에서 재회한

옛 연인의 담담한 모습에 공감을 느끼며

나도 모를 먹먹함을 느끼기도 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만나고 헤어짐을

겪는 그 과정의 이야기를 이렇게 담담하게..

호수 물 흐르듯 차분하게 전하는 소설은

오래간만인 것 같았다. 불같은 사랑도 좋지만

난 차분한 사랑 쪽이 더 맞는가 보다.

낯선 장소에서 재회해서 지난 이별을

되감는 나와 무주. 둘은 결코 소리 지르지도

울부짖지도 않았는데도 나에게 너무 큰

먹먹함으로 전달되어 잠시 숨 고르기를

해야 할 정도였다. 나도 모르게 그들에게

몰입해버린듯했다.

짧은 소설이었지만 이렇게나 공감 가고

마음에 담고 싶은 구절들이 많은 소설이라니.

정용준 작가 소설은 처음 읽었는데

<세계의 호수>를 읽고 나니 다른 소설들이

궁금해지는... 숙제가 또 는다. ^^*

중간중간 나와 무주의 호흡을 따라가다 보니

쉽게 한 번에 읽힌 건 아니지만 천천히

페이지를 넘기다 보니 어느새 마지막이다.

여운도 길었고 마음에 담긴 글들도 많아

차분하게 읽고 싶은 책을 찾는다면

<세계의 호수>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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