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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늘에서 떨어졌을 때 - 삶, 용기 그리고 밀림에서 내가 배운 것들
율리아네 쾨프케 지음, 김효정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9월
평점 :
나는 페루 다우림 위 3000미터 상공에서
추락하는 무시무시한 사고를 겪었다.
하지만그게 끝이 아니었다.
사고 후에는 11일 동안이나 혼자 정글을
헤매고 다녀야 했다.
하늘에서 떨어졌을 때,
나는 겨우 열일곱 살이었다.
P13
내가 타고 가던 비행기가 추락했다?!
다른 승객들과 가족까지 모두 사고로
사망하고 나 혼자 살아남았다면?
그것도 떨어진 장소가 열대림이다.
상상도 하기 싫지만 정말 만약~을 가장해
상상해본다면.. 아마도 당장에는 나 혼자
살게 한 하늘을 원망하고 또
원망하지 않았을까? 난 약하고 약한
사람이라 혼자 살아남았다는 안도감보단
그 당시의 육체적 충격과 정신적 충격을
감당하기 힘들어 할 거 같다. 아.. 어쩜
몸과 마음을 추스리기도 전에..
살아남아서 다행이구나. 안도하기도 전에
열대림에 잡아먹힐지도 모르겠다.
나는 절대 혼자서는 버틸 수 없을 것 같은
이상황을 17살의 어린소녀가 버티고
이겨낸 기적 같은 이야기를 읽었다.
<내가 하늘에서 떨어졌을 때>는 율리아네가
1971년 12월 24일 페루의 리마로 향하던
비행기에서 홀로 살아남아 발견되기
까지 11일간의 생존기를 다루고 있다.
겨우 17살의 소녀가 상공 3000미터에서
떨어져 살아남았다. 그것도 열대 다우림에서
11일동안 홀로 생존한 이야기는
매 페이지 경이로웠고 존경스러웠으며
놀라웠다. 정말 상상이상의 생존기.
동물과 식물을 전공으로 한 학자 부모에
의해 어렸을 때 부터 다양한 동물과
식물을 접할 기회가 많았고 가족 전체가
열대 다우림에서 연구를 위해 지낸 적도
있기에 그렇게 참혹한 사고 후에
홀로 남겨진 다우림에서 살아나올 수
있었음은 틀림없을 것이다.
(가정교육의 중요함을 세삼 느꼈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어린 소녀가 11일간을
밀림에서 버티고 살아남았다니...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일 것이다.
솔직히 나였다면.. 큰 트라우마로
사회생활은 커녕.. 제 수명대로 살아갈
수 있을까.. ?란 생각이 들었다.
매 순간이 두렵고 공포였을 거 같은데
율리아네는 버티고 버티어 내어 지금은
자신을 안고 보듬어준 열대 다우림의
보존을 위해 투쟁하고 있다.
일생일대의 그 큰 사고를 뛰어넘어
꿋꿋하게 자신의 삶을 완성해 가는 그녀의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
부끄럽지만 <내가 하늘에서 떨어졌을 때>를
읽고 싶다 여긴건 혼자 살아남았다고?
어떻게?? 실화?? 라는 단순 호기심이었다.
하지만 책을 읽는 동안 그녀가 걸어간 길을
따라 가다 보니 그 사실이 너무 미안해졌다.
살아 돌아 온 후의 그녀는 온갖 매스컴과
주위의 호기심과 끔찍한 시선을 견뎠을텐데
나 또한 그정도의 호기심으로만 책을
접했기 때문이다.
곧 소피 터너를 주연으로 해서 영화도
만들어질 예정이라고 하는데 책에서
느낀 감동을 그대로 재연해 줄 수 있을지..
제발 재연해 주길 바라며 영화를 기다려
봐야 겠다. 책을 읽으면서도 이게
정말 실화인걸까.. 율리아네는 어떻게
그 많은 공포와 두려움을 이겨 낼 수
있었을까.. 페이지를 넘길 때 마다
감동이고 기적이라고 느꼈던
<내가 하늘에서 떨어졌을 때>.
정말 좋은 책을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