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당신과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김종관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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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보지 못한 영화를 연출한 김종관

감독이 썼다는 에세이를 읽었다.

최악의 하루, 더 테이블이란 영화를

연출했다고 했는데 어쩐지 내 취향이

아닌듯해서 패스하고 넘겼는데 그의 글을

읽고 나니 심하게 그 영화들.. 아니

김종관 감독이 연출한 영화는 다 보고 싶어졌다.

덤덤하고 짤막짤막한 문장들 사이사이

보여주는 사진들이 뭔가 몽환적인 느낌을

주는데 글의 분위기랑 잘 어울려서

글을 먼저 눈에 담고 그다음 사진을 담고..

다시 글을 한 번 더 읽고...

그러다 보니 책을 다 읽는데 시간이 좀 걸린.

처음.. 무심코 읽어 내려간 후에

다시 한번 눈에 담고 마음에 담을 때에는

또 다른 느낌이 들어 쉽게 페이지를

넘길 수가 없었다. 글자가 쓸쓸해 보이긴..

처음인 거 같았는데.. 이런 글을 쓰는 사람의

영화가 궁금해지는 건 당연!!

<나는 당신과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라는

제목도 좋았고 특히나 표지가 맘에 들었는데

이 책은 김종관 감독이 이미 써냈던

<사라지고 있습니까>란 책의 개정증보판이라고.

1~4부까지는 이전의 책 내용과 같고

그 외 5~6부가 새로이 추가되었다고 한다.

나는 이전 책도 읽지 않았기에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어 나갔는데 예전에 읽었더라면

지금 읽는 내용이 꽤나 다른 느낌으로

읽어나갔을 거 같은 기분이 들었다.

작가가 말하는 평범한 일상을 이야기하는

글자에서 쓸쓸함이 묻어 나오고 섬세하며

애틋함이 묻어 나오는 글을 쓰는 사람이

만든 영화가 페이지를 넘길수록 너무 궁금해졌다.

또 하나의 숙제 리스트가 생겨버렸네. ^^

책을 통해 새로이 알게 된 김종관 감독.

이렇게나 가까이 있는 줄 알았더라면

진작에 찾아보고 읽어보고 했을걸... 하는

마음도 드는데 이제라도 알게 되어 다행.

기온에 따라 기분도 차분해지는 요즘에

너무 잘 어울리는 에세이인 거 같아서 추천!!

인천행 지하철이 서는 내 자리는 출근하는

사람들로 가득한데 의정부행 지하철이 서는

건너편엔 초로의 노부부만이 승강장 벤치에 앉아

있었다. 가득한 것과 텅 빈 것이 그렇게 철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함께 있었다.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있는 두 승강장은 마치 다른 겨울의 온도를 지닌

것만 같았다. 아마 내가 사진을 찍는 사람이었다면

그 겨울의 풍경을 사진으로 남겨보려 했겠지만,

그것을 본 순간 나는 영화로 남기고 싶었다.

그 공간에다 시간의 개념을 더하고,

이야기를 덧대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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