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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죄
야쿠마루 가쿠 지음, 김은모 옮김 / 달다 / 2019년 6월
평점 :
절판
언론인이 되고 싶었던 마스다는 녹록지 않은
현실의 벽에 부딪히고 지금 당장의 생활을 위해
평소 쓰지 않던 몸을 써야 하는 스테인리스
공장에 입사하게 된다. 잠시 거쳐가는 곳일
뿐이라고 생각던하 마스다는 같은 날 입사한
동기 스즈키와 조금씩 가까워지며 우정을
키우게 된다. 처음 만났을 때에는 낯도 많이
가리며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던 스즈키와
우정을 쌓아가던 어느 날 마스다는 우연히
스즈키의 과거에 의문을 품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14년 전 일어났던 소년범죄의
범인이 아닐까..??라는 의심을 갖게 되는데..
일본 소설을 읽다 보면 소년범죄에 얽힌
이야기들을 생각 외로 많이 접하게 된다.
그러면서도 매 소설마다 다른 감정을 가지고
책을 읽어 나갔는데 이번에는 직장에서
친해진 동료가 알고 보니 과거 상상치도 못한
잔인한 살인사건의 범인이라면..에서 시작된
엄청 무거운 주제이기도 하고 만약 나라면?
이라는 상상을 한 번 품게 되자 그 상상에
상상이 꼬리를 물고 계속되어 멈출 수가
없었다. 소년범죄라는 주제 자체가 쉽게
넘길 수 없는 테마이긴한테 만약 내
주변에 그런 과거를 지닌 사람이 있다면..
만약 그 사람이 나의 친구라면...?
솔직히 상상하기도 싫은 이야기.
<우죄> 속 각 주인공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안타깝기도 하고 슬프기도 했지만
소설 속 잔인하게 살해당한 아이들은
두 번 다시 부모의 곁으로 돌아올 수가 없다.
어린 시절의 범죄라고는 하지만 냉정히 말하면
갱생을 한다거나 과거를 뉘우치고 후회한다고
하지만 결국은 다른 사람의 살 권리를 강제로
뺏은 거고 그것은 무엇으로도 갚을 수 없다는 게
내 개인적인 생각. 평생 속죄하며 살아가기로
했다지만.. 그건 누굴 위한 속죄일까.
지나버린 과거와 타인들의 시선을 바꿀 수
없지만 미래는 바꿀 수 있다??
솔직히 난... 살해당한 아이들의 입장만
생각나고 억울해서 범죄자의 미래는 걱정되지
않았다. 자신이 저지른 죄의 무게가 너무
무거워 죽음을 선택한다고 한다면..
만약 정말로 내 친구가 그렇다면
난 그 선택을 선뜻 말리지는 못할 거 같다.
강제로 남의 생명과 미래를 앗아버리고는
그 죄를 감당 못해 스스로 삶을 마감하겠다니..
변명할 여지도 없이 너무 나약하지 않은가?!
내가 정의롭다거나 그런 걸 말하고 싶은 건
아니다. 하지만 소설 속이든 현실 속이든
당하는 사람의 권리보다 살아남은 가해자의
인권을 더 중요시하는 것 같아 조금
마음이 상해서 나도 모르게 책을 읽으면서
욱. 해버려 몇 번이나 책을 내려놓았다.
그만큼... 등장인물들의 심리묘사가 탁월해서
더욱 감정이입이 되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론적으로는 갱생도 가능할 테고
한 사람의 인권으로 존중해야 한다는 것도
알기는 알겠다. 하지만 갱생이고 후회고
속죄한다 해도 지켜지지 못해 미래를 삭제 당하거나
평생 두려움에 살아야 할 피해자들의 고통은
누가 보듬어주고 살펴줄 것인가...
책을 읽고 있는 동안.. 다 읽은 후에도
다양한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뾰족한 결론이 난 게 없지만... 오래간만에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어서 읽을 가치가 충분했던
야쿠마루 가쿠의 <우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