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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두 살 여자, 혼자 살만합니다 - 도시 여자의 리얼 농촌 적응기
가키야 미우 지음, 이소담 옮김 / 지금이책 / 2019년 1월
평점 :
품절
리얼 서바이벌 귀농 소설이라니.
언젠가부터 가슴 한편에 나중에 나이가 더 들면
귀농하고 싶다는 꿈을 품고 있는 일인으로서
안 읽고는 그냥 넘길 수 없었던
<서른두 살 여자, 혼자 살만합니다>.
거기다 작가가 가키야 미우.
내 기준에선 무조건 필독서로 찜.
파견된 회사에서 잘린 그날. 6년간 동거를 했던
애인에게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으니 나가달라는
말을 듣게 된 미즈사와 구미코.
우와... 이 부분에서 정말 나도 내가 이렇게나
욕을 잘했어? 스스로 놀랄 정도로 육두문자를
날렸는데 구미코의 심정은.. 말해 뭐 하겠노...
6년간 살았던 집에서 하룻밤 사이에 노숙할 처지에
놓인 구미코는 최대한의 노력을 다해 방과 일자리를
구하려고 하지만 세상살이.. 생각만큼 호락호락
하지가 않다. 더군다나 직업도 없고 일가친척 없는
여성이 보증인 없이 집을 구한다는 게
이렇게나 힘든 건지..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일본은 집 구하기가.. 참 힘듦ㅠㅠ)
자포자기 직전에 우연히 텔레비전 방송으로 보게 된
한 여성의 귀농 라이프를 보고는 눈빛이 반짝.
지금까지 흐리기만 했던 구미코의 미래에
한줄기 빛이 스미기 시작하는데
이른바 미즈사와 구미코의 귀. 농. 라. 이. 프.
생각만큼 쉽진 않겠지만 더 이상 물러날 곳도 없던
구미코는 본격적으로 귀농을 준비하고자 계획을
세우는데... 과연 그녀의 귀농은.. 성공? 실패?
절박한 상황 속에서 단순히 티비 방송을 보고
귀농을 결정한 구미코의 현실에 솔직히
답답한 감도 있었지만 또 얼마나 절박했으면
저럴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동시에 공존했다. 갑자기 정한 귀농에 얼마나
진지하게 임할 수 있을까.. 했는데
우왓. 의외로 구미코. 엄청 열심히닷.
생각보다 야무지게 농업학교를 다니고
땅을 빌리기 위해 여기저기 분주히 알아보고 다니는
그녀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응원을 쏟고 있었다.
꼼수 부리지 않고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이는
그녀의 모습에 점점 폐쇄적이던 농민들도
하나둘 그녀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어주던데..
으미.. 정말. 리틀 포레스트를 보고 귀농을
꿈꾼 자가 있다면 꼭. <서른두 살 여자,
혼자 살만합니다>를 읽어보라 권하고 싶다.
귀농의 현실 바로 이것이야!!!라고
아주 현장감 있게 보여주는데 영화에서처럼
초록초록 파릇파릇 생기발랄한 귀농을 꿈꾼 그대.
이제 꿈에서 깨어나시게~~~
이것이야말로 리얼 귀농이라우.
라고 알려줄 터이니. 그렇다고 팍팍하기만 한건
아니니 너무 겁먹지는 말고. ㅋㅋ
성실하고 건강하게 살아가고자 노력하는
구미코의 열정과 현실적으로 귀농으로 생계를
꾸리기 위해서는 이 정도는 알고 도전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보니 응원도 하고 공부도 하는
의도치 않는 일석이조의 독서가 되었다.
또한 주된 내용은 귀. 농.이지만
책 페이지 곳곳 우리 현실 속 이야기가 담겨있어
공감들이 이어졌다. 사실 처음 책 소개를 보고
상상했었던 스토리와는 조금 달랐지만 그래서
더 재미나고 집중해서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아직 대지가 겨울잠을 자고 있는 이때...
<서른두 살 여자, 혼자 살만합니다>를 읽고
한 해를 계획해 보는 건 어떨까? 하고
살포시 이 책을 권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