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 고양이는 줄무늬

아저씨 고양이는 줄무늬
무레 요코 지음, 스기타 히로미 그림, 김현화 옮김 / 양파(도서출판) / 2018년 11월

고양이 집사가 되고 싶은 일인.
하지만 집에 개눔들 둘과 쪼꼬미 햄찌까지
있기 때문에 스스로도 무리라는 걸 알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고양이에 관련된 사진을
찾아보거나 책이 나오면 챙겨보려고 하는
버릇이 생겨버렸다. 신랑이 고양이도
안 키우면서 집에 무슨 고양이 관련 책이
많냐고 할 정도로 고양이 책에 집착하기도
하는데 이번에 좋아하는 작가 무레 요코의
<아저씨 고양이는 줄무늬>라는
에세이 소식을 듣고는 이거다!! 고양이 !!
손뼉을 마주친 건 안 봐도 비디오. ㅋㅋ

<카모메 식당>, <세 평의 행복, 연꽃 빌라>,
<모모요는 아직 아흔 살> 등의 작가인
무레 요코의 문장들이 넘 좋아서 이번에도
큰 기대를 가지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 <아저씨 고양이는 줄무늬>는
무레 요코의 일상생활 속에서 만나고
마주쳤던 여러 동물들의 이야기를
그녀만의 담백하고 경쾌한 말투로 풀어내고
있는데 그녀가 동물들을 대하는 마음이 너무
따뜻해서 나도 모르게 웃게 되고 넘겨야 할
책장이 점점 줄어드는 게 아쉬울 지경이었다.
특히나 이야기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땅딸막한 몸뚱이에 짙은 갈색과 검은색의
줄무늬를 가진, 얼굴은 똥그란 호빵인데
단춧구멍만 한 눈을 가진 시마짱.
단춧구멍만 한 눈에서 풉. 웃음이 터졌는데
시마짱이 나오는 대목에서는 그 눈이
자꾸 생각이 나서 나도 모르게 풉.풉.풉.
밥을 얻어먹는 주제에 애교는 눈 씻고
찾으려야 찾을 수가 없다.
거기다 맛난 캔을 내놓으라는 협박? 도
서슴지 않는 단춧구멍만 한 눈을 가진
줄무늬 고양이 시마짱. 아~~ 나한테는 왜
시마짱 같은 묘연이 아직 없는 걸까.
있음 당장에 납치각인데. ㅋㅋ

고양이 이야기가 주로 많이 나오긴 하지만
<아저씨 고양이는 줄무늬>에는 많은 동물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고양이 이야기를 하다가
다음은 개들의 이야기, 거기에 동물..까지는
아니지만 그녀가 질색팔색으로 싫어하는
모기 이야기. 또 그녀가 설치류를 좋아한다는
이야기에 나도 설치류를 좋아하고 지금은
꿈에 그리던 햄찌 집사인 나로서는
동지애를 느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ㅋ
그 외에도 원숭이를 비롯해서 여러 동물들을
언급해 이야기를 이어가는데 늘 무레 요코의
책을 읽으면 느끼는 거지만 참..
따스한 사람이구나... 를 다시 한 번 실감했다.

일본의 특성상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데
그때의 동물들의 행동을 보고 이야기하는게
특히 인상적이었는데 개인적으로 고양이와
개들의 지진에 대한 트라우마를 생각해 본 적
없던 나로서는 생소하기도 하고
울 집 댕댕이들은 어땠더라... 회상하기도.

소소한 그녀의 일상 속에 함께하는
동물에 대한 이야기가 주된 스토리다 보니
특별한 사건이나 화젯거리는 없다.
그래서 별 재미를 못 느끼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이 또한 무레 요코의
에세이만의 특징 아닐까?
나는 이런 감성이 너무 좋아서
그녀 이야기를 찾아 읽는데.. ㅎ

독자로 하여금 편안하고 따뜻한 미소를
절로 짓게 해주는 마법의 문장들로 가득한
<아저씨 고양이는 줄무늬>.
추운 겨울, 따뜻한 커피나 호빵
호호 불어가며 기분 좋은 따스함을
느낄 수 있는 <아저씨 고양이는 줄무늬>를
꼭 읽어보라 추천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