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와 함께 산책을 - 세상의 속도에 휩쓸리지 않고 나를 여행하는 법
시라토리 하루히코 지음, 김윤경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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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받아들었을 때 가벼워서 마음에 들었어요. 200페이지 정도 되는 분량이라서 어디든 가지고 다녀도 부담 없는 크기였거든요. 제일 먼저 책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마인드맵으로 정리를 해봤어요.

이 책을 옮긴 번역가 김윤경 님은 자신만의 산책 법과 명상법을 찾아내 진짜 '자신'에 이르게 되길 바랐는데 요즘처럼 비대면 시대에 '산책'과 '명상'이야말로 자신을 찾을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이 책의 저자는 10대 중반 사춘기 무렵부터 자신의 남은 인생이 너무나 길고 무겁고,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버겁게 느껴졌대요. 그래서 책을 읽으며 삶의 방향을 찾고, 앞으로 경험할 인생을 예습하려고 했다네요.

종교, 철학, 사상 분야의 책을 읽으며 새로운 의문이 고개를 들었대요. '이 저자들은 어떤 일을 체험한 것일까?' 책에는 그들이 어떤 특별한 체험을 한 게 분명하다고 짐작되는 내용이 자연스럽게 쓰여 있었대요. 그들은 체험 자체를 상세히 설명하지 않았지만 체험에서 비롯된 그들의 새로운 감각이나 인간관을 토대로 글을 썼대요. 그렇게 쓰인 글은 저자만의 독특한 표현으로 채색되었지만, 모두 본질적으로 같은 '무언가'를 내포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해요. 저자는 그들의 인생 경험 중에 어떤 중요한 공통점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책을 반복해 읽으며 그 공통점을 찾기 위해 안간힘을 썼어요. 그리고 마침내 공통점을 발견했죠. 그게 바로 '관조'. '명상', '초월(깨달음)'이었어요.

프롬은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하기 위해서도 명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어요. 명상 없는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사랑은 사람들의 생각과 달리 자유롭지 않고, 때때로 망상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죠.

세상의 풍조에 휩쓸리는 사랑에서 벗어나 본연의 사랑을 자신의 것으로 승화하려면 명상이 필요해요. 사랑하려면 우선 혼자가 되어 홀로 명상하며 잠들어 있는 영혼을 자신의 내면에서 발견해야 한대요. 진정한 사랑에는 거래가 들어서지 못한다고 해요. 자신이 사랑하는 상대에게 아무런 보답을 받지 못한다 해도, 더 깊이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요. 그렇지 않고서는 결코 사랑할 수 없다고 말해요.

진정한 사랑에는 거래가 들어서지 못한다는 말이 마음에 남네요. 상대에게 보답받지 못하더라도 더 깊이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되려면 먼저 나를 사랑하는 게 먼저일 것 같아요. 깊은 명상을 통해 나를 찾고, 나를 온전히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진정한 사랑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명상하는 사람은 감정적이지 않아요. 명상을 통해 항상 수동적이고 편안한 상태에 있기 때문이에요. 그렇다고 나약한 것은 아니에요. 부정적인 의미에서 항상 수동적인 것도 아니에요. 오히려 언제나 수동적일 수 있을 정도로 강하죠. 무슨 일이 있어도 동요하지 않기 때문이죠. 수동적이지만 흔들리지 않기 때문에 넉살 좋게 보일 때도 있어요. 듬직해 보이기도 하죠. 매사에 동요하지 않으니 우열이나 승패에 의미를 두지도 않아요.

그런 의미에서 유용한 인재를 기르는 현대사회의 학교는 아이들에게 불안을 심어주는 기관이에요. 니체는 '진정한 교육자는 아이들을 해방한다'라고 주장했어요. 그런데 현실의 교육자는 성적과 능력을 혼동하고, 점수를 이용해 학생들을 더 강하게 가두어 옭아매죠.

니체와 함께 산책을 일상에서 깨달음을 얻는 법 169p

저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교과목으로 '명상'을 넣으면 어떨까 생각해 봤어요. 당장 우리나라의 입시 위주 교육을 바꿀 수 없다면 아이들이 명상을 통해서 자신을 바라보고 중심을 자신에 두어서 어떤 상황에서도 동요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도 요가를 하면서 명상을 하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걸 경험한 적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명상이란 건 그렇게 시간을 내어 고요한 곳에서 해야 한다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이 책을 읽어보니 명상이란 건 언제 어디서나 가능하다는 걸 알았어요. 그동안 제가 알게 모르게 명상의 시간을 가졌다는 것도 깨닫게 됐고요.

 

저는 이 책을 읽고 나서 '산책'과 '명상'이야말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제일 필요한 거라고 생각했어요. 매일 반복되는 삶에서 의미를 찾고, 나의 본질을 알 수 있도록 말이죠.

『니체와 함께 산책을』을 내 곁에 두고 종종 마음이 어지럽거나 진정한 나와 만나고 싶어질 때마다 펼쳐봐야겠어요.

좋은 친구가 되어줄 것 같아서 마음이 든든합니다.\

 

 

해당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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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꿉놀이가 끝나면 사계절 그림책
황선미 지음, 김동성 그림 / 사계절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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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아이는 자신을 심심하고 가엾은 여섯 살이라고 소개해요. 열두 살 된 언니가 더 이상 함께 놀아주지 않기 때문이죠. 아이의 이름은 연지였는데 어느 날 무지개를 만나려고 마을을 벗어나게 돼요.

그러다 무지개를 놓치게 되고 한 아이를 만나요. 그 아이는 여섯 살이고 지오라고 했어요. 지오는 연지를 냇가로 데려가서 식물 이름을 가르쳐 줬어요. 자주 달개비, 개여뀌, 물봉선, 마름, 까치수염, 원추리, 달맞이꽃을 말이죠. 저도 잘 모르는 식물이 몇 개 있어서 한번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름처럼 예쁜 모습일 것 같아요.
식물 이름도 참 예쁘지만 두 아이의 모습이 마치 소나기의 한 장면처럼 순수하게 느껴졌어요.


둘은 소꿉놀이를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요.
이 장면을 보면서 저도 동생과 함께 소꿉놀이를 했던 기억을 떠올려봤는데 기억이 잘 나지 않더라고요. 대신 동생들 데리고 산딸기 따러 다녔던 기억이 났어요. 산딸기를 따러 가는 길은 산길이라서 어린 동생들을 데리고 가는 길이 쉽지만은 않았지요. 하지만 우리는 거친 풀에 팔과 다리를 긁혀도 몰랐어요. 그저 산딸기 딸 생각에 신이 났던 거지요. 산딸기를 잔뜩 따와서 물로 한 번 헹궈준 다음에 설탕을 솔솔 뿌려먹으면서 행복했던 기억이 나요. 그 어떤 과자보다도 달콤했던 산딸기였지요. 산딸기를 먹는 것도 좋았지만 아마도 동생들과 따러 가는 과정이 마치 모험을 떠나는 것처럼 느껴져서 좋았던 것 같아요. 산에서 무엇을 만날지 두렵기도 하지만 설레기도 하는 마음이 동시에 들었던 거죠.


소꿉놀이를 하는 장면에서 지오 표정이 좀 밝지 않아서 왜 그럴까 생각해봤는데 아마도 요리사 역할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였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전 그 표정마저도 귀엽고 뭔가 더 실제상황 같아서 좋았어요. 소꿉놀이할 때면 서로 엄마하려고 다투기도 하잖아요. 원하는 역할을 하지 못하면 뾰루퉁해지는 건 당연하고요.그런 모습이 느껴지는 장면이라 더 기억에 남았지요.
(전 쥐가 세상에서 무섭고 징그러운데 털도 안 난 새끼쥐가 나와서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요. ㅠㅠ)

 



 


지오가 어느 날 살아있는 물고기를 고래라면서 잡아왔을 때 연지는 물고기를 만져봐요. 손바닥을 간질이는 느낌이 좋았던 연지는 지오가 진짜 물고기를 잡아 왔으니까 자신도 진짜 요리를 하고 싶었어요. 연지가 장난감이지만 톱날이 있는 칼로 물고기 등에 대고 힘을 주는 장면이 나와요. 물고기가 파르르 떠는 모습에 연지는 울먹이며 뒷걸음질 쳤고, 지오는 멍하니 서서 연지를 바라보기만 했어요.
저는 이 장면을 보고 나서야 왜 제목이 '소꿉놀이가 끝나면'인지 알 것 같았어요. 이 일을 계기로 연지는 더 이상 소꿉놀이를 할 수 없었겠지요. 소꿉놀이가 끝났다는 건 그만큼 아이가 성장했다는 의미일 수 있어요. 연지의 언니가 소꿉놀이를 하지 않았던 것처럼 말이죠.


연지와 날마다 날마다 함께 소꿉놀이를 하면서 놀았던 지오는 실제 인물이었을까요? 아니면 연지가 만들어낸 상상 속의 인물이었을까요?
연지의 언니는 연지의 말을 믿어주지 않았지만 전 믿어볼래요.
무지개가 선명하게 뜨던 날, 토끼풀 꽃을 엮어서 손목에 묶고 원추리 한 송이를 귀에 꽂고서 팔짱을 끼고 결혼 행진곡을 불렀던 연지와 지오의 모습이 제 마음에 아름다운 풍경으로 남았기 때문이죠.

 

 

 


이 그림책은 그저 소꿉놀이를 하고 그림만 예쁜 책은 아니에요. 그 안에 더 많은 의미가 담겨있어요. 아이들이 상상하는 세계는 끝이 없으며 그 세계가 끝이 나면, 소꿉놀이가 끝나는 것처럼 아이도 어느새 성장했다고 말해주는 것 같아요.

​오늘은 어린 시절로 돌아가 소꿉놀이를 하고 싶어지네요. 다시 순수했던 시절로 말이죠.
소꿉놀이를 했던 기억은 희미하지만 산딸기를 따러 갔던 기억은 선명하니까 다행이에요. 그 기억으로 제 유년시절은 행복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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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공부합니다 - 게임폐인에서 의대생이 된 인생역전 공부법
이원엽 지음 / 다산에듀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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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잘하고 싶은 사람 손들어 보세요!”

이렇게 묻는다면 거의 모든 사람들은 손을 번쩍 들거라고 생각한다.

예전에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칠 때였다.

학원에서 레벨테스트를 해서 반을 나눴다.

A반 아이들은 공부습관이 잘 잡혀있고 누가 잔소리하지 않아도 스스로 자신의 공부를 할 줄 아는 자기주도학습이 잘되는 아이들이었다.

반면에 G반 아이들은 숙제도, 보강수업도 잘 챙기지 않고 레벨테스트 시간에 답을 찍어놓고 엎드려있는 아이들이 많았다.

 

“공부를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어요!”

G반 아이들은 공부를 잘하고 싶어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그렇다면 그 아이들은 공부와 언제부터 멀어졌던 걸까?

난 그 때부터 공부법에 관심이 많아졌다. 노하우가 담긴 공부법 책이 나올 때면 챙겨보려고 노력하게 됐다.

공부는 질문의 양, 곧 생각의 양이라는 말이 와닿았다. 생각하는 자체를 귀찮아 하면 공부를 잘할 수 없다. 너무나도 당연한 진리이고 지름길은 없다.

공부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되며 도구로 삼아야 한다는 말을 잊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공부를 왜 하는지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몰랐던 저자가 공부를 하고 싶어지게 된 계기가 있었다.

바로 인간의 노화와 관련된 책을 읽다가 노화를 해결할 방법을 찾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동기가 생기니 공부를 하고 싶어졌고 결국 스스로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게 되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저자가 공부를 하진 않았어도 독서는 꾸준히 했다는 점이다.

어머니께서 책을 읽으면 상을 주셨기 때문에 그 재미로 책을 읽었다는 저자에게 독서가 없었다면 과연 생각 공부법을 찾을 수 있었을까?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교과서의 중요함이 강조된 목차이다.

중학교 때는 교과서의 내용을 필사하면서 어느 정도 좋은 성적을 유지했지만 고등학교에 올라와서는 그 공부방법이 통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저자는 공부방법을 바꿨다.

먼저 학습목표를 알고 자신이 부족한 점을 파악해야 한다. 교과서 목차를 뜯어보고 개념을 확실히 알고 넘어간다.

많은 아이들이 개념을 소홀히 하고 오직 문제풀이에만 열을 올리는 모습을 볼 때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문제풀이보다 더 중요한 건 개념을 정확하게 아는 것인데 말이다.

예전에 학교 다닐 때였다.

시험기간에 친구가 했던 얘기가 아직도 기억이 난다.

“나 어제도 밤새서 공부했는데, 성적이 진짜 안 좋은거 있지.”

밤새서 공부했지만 좋지 않은 성적 때문에 속상했던 친구가 이 책을 봤더라면 자신의 공부법에 어떤 약점이 있었는지 알았을텐데….

이 책의 저자는 공부에만 전념하기엔 여건이 좋지 않았다.

적은 돈으로 재수생활을 했고, 두유로 끼니를 떼우기도 했다.

하지만 본인이 이루고자 하는 꿈을 향해 그 과정을 딛고 일어섰고 결국 치대의 합격증을 얻게 됐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얻은 결론은 단순하다.

우선, 내가 좋아하고 즐거워하는 일이 어떤 것인가에 관한 질문을 멈추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도 모른 채 공부를 위한 공부만 해서는 안된다는 거다.

기본에 충실해야 하며 생각하는 걸 귀찮아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독서를 빼놓을 수 없다.

결국, 독서는 기본 중에 기본.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모르는 이들이 있다면 지금 당장 책이라도 펼치고 독서라도 하자.

공부하고 싶은 때가 그 때가 오면 당당하게 공부에 뛰어들 수 있도록!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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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톨이 왕 - 제7회 문학동네동시문학상 대상 수상작 문학동네 동시집 75
임수현 지음, 남윤잎 그림 / 문학동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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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동시집을 처음 보았을 때 들었던 생각은 바로 기대감이었습니다. 초록빛 세상안에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있을지 빨리 만나보고 싶었답니다.



이 책을 쓰신 임수현작가님은 경북 예천에서 태어나셨대요. 전 아직 가본 적 없는 곳이지만 아마도 초록빛이 가득한 곳이 아닐까 생각해봤어요. 2016년 《창비어린이》 동시 신인문학상을, 2017년 《시인동네》 시 부문 신인문학상을 받으시고, 《외톨이왕》으로 제 7회 문학동네동시문학상 대상을 수상하셨답니다.



차례를 보니 4부로 구성되어 있어요.

1부 고양이 꼬리를 살살 풀었어

2부 오늘은 잘 수 없어

3부 외톨이야, 하고 부르면

4부 짝짝이 귀 토끼야





1부에서 제일 처음 만난 건 '메아리'라는 시였어요. 작고 귀여운 메아리가 혼자 앉아 놀다가 사람들을 따라 내려가는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빙그레 미소지을 수 있는 예쁜 시였어요.

누구나 알고 있는 메아리지만 이렇게 갈래머리에 땡땡이 반바지를 입고 있을 거라고는 상상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산에서 만난 메아리는 늘 누군가에게 화답하는 존재였기에 외로울 수도 있겠다 싶었답니다. 하지만 메아리가 졸래졸래 따라 내려가는 모습 속에서 더 이상 외롭지 않을 수 있겠다싶어서 다행이다 싶었지요.





2부에서는 '내가 아주 작았을 때' 시를 보면서 아이들을 갖게 되었을 때가 떠올랐어요. 그 때의 감격이 되살아나는 듯해서 자고 있는 아이들을 가만히 안아주고 싶었답니다. 주변에 새로운 생명을 갖게 된 사람들이 있다면 들려주고 싶은 시였어요. 이 시를 외워서 태교하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답니다.



'커다란 개미 발바닥' 시를 읽으면서 처음엔 마음이 아팠어요.



떼로 몰려다니는 개미가

나 빼고 축구하는 애들 같았다



중략





나도 이제 너희랑 한 팀이 되어

빵 부스러기도 같이 이고

축구도 하는 거야



개미와 나는 커다란 발바닥이

새카맣도록 운동장을 뛰어다녔다







마지막에 함께 운동장을 뛰어다녔다는 부분에서 더 이상 외톨이가 아니고 함께 할 수 있는 친구가 생겼다기에 안심이 됐답니다.

사람들은 항상 누군가와 함께 하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종종 있잖아요. 내가 혼자일 때 내 곁에 한 사람이라도 와준다면, 기꺼이 내 외로움을 나눠가지려 한다면 얼마나 고마울까요. 눈물이 나게 고마울 것 같아요.





3부에서 '셔틀콕 찾기'는 시를 통해서 저를 돌아보게 됐어요. 셔틀콕을 찾기 위애 갖은 애를 쓰면서 가장 중요한 걸 놓치고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닌지 깊이 생각하게 됐어요.


한동안 이 구절은 제 마음에 오래 남아있을 듯합니다. 제게는 짧은 시간처럼 느껴지지만 아빠의 머리가 하얗게 되는 시간처럼 서로의 간극이 너무나도 크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어요. 그래서 마음에서 놓지 않으려고 합니다. 이 구절을 내내 마음에 담아서 소중한 걸 놓치지 않고 살아가야겠다고 다짐했어요.



4부에서 '동글동글' 시를 보면서 예전에 엄마랑 목욕탕 다녔던 생각에 갑자기 즐거워졌어요. 그 땐 때 미는 게 왜 그리 싫었을까요. 아프기도 하고 귀찮기도 하고 그랬죠. 뜨거운 탕 속에서 때를 불리는 것은 더 싫었고요. 하지만 제가 바나나우유 마시는 동안 엄마가 머리를 말려주면 참 좋았죠. 상쾌하고 날아갈 것 같은 그런 시원한 기분이었죠.

이렇게 지나고 보니 즐거웠던 기억이고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시절이라 더 애틋하게 느껴집니다.



이 시집은 다른 시들과 달리 여운이 깊게 남아요. 직접적으로 얘기하기보다는 메아리처럼 울림이 있는 시가 가득해요. 그래서 한 번 읽고 나면 다시 읽고 싶은 마음이 생긴답니다.



누구에게나 깊은 곳에서 사는 '외톨이왕'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 왕은 혼자 있고 싶어하지만 때론 혼자라서 아프죠. 사실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커요. 그렇다고 절망하며 살기보다는 묵묵히 견디며 이겨내려고 노력하죠.

그러다보면 희망이라는 아이가 찾아와요. 그 희망은 우리를 살게 하고, 우리를 웃게 합니다.



외톨이왕을 만나게 돼 무척이나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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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면 울리는 1
천계영 지음 / 예담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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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계영님의 언플러그드 보이와 오디션, 하이힐을 신은 소녀 등을 재미있게 봤답니다. 다음웹툰에서 수요일과 일요일에 연재되고 있는 '좋아하면 울리는' 이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기뻤어요.

웹툰도 좋지만, 어린시절 만화방에서 보던 그 맛이 느껴지지 않아서 좀 아쉬웠거든요.

앞표지 만큼이나 뒤표지도 의미심장하네요. 첫사랑이라는 것이 서툴기 때문에 또는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에 마음 언저리에 남는 듯 합니다.

가장 중요한 인물들이죠. 조조와 선오, 그리고 혜영이 삼각 관계입니다.

덕구는 굴미를 엄청 좋아했지만 굴미는 전혀 덕구를 마음에 두지 않았죠.

 

 혜영이도 꽤 오랫동안 조조를 봐었던 것 같아요. 관심이 있으니까 공부를 잘한다는 것도 알고 있겠죠? 혜영이 캐릭터도 참 멋있다고 생각합니다.

 

1권을 굉장히 천천히 봤어요. 이미 웹툰에서 봤지만 또 보니까 느낌이 또 새록새록 하더라구요. 2,3권도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습니다.

 

어린 시절, 즐거운 친구가 돼줬던 만화. 지금도 아이처럼 수요일과 일요일 되길 기다립니다. 좋은 작품을 단행본으로 만나게 돼서 즐거웠답니다. 나머지 이야기도 꼬옥 단행본으로 만날 수 있길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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