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이세요? 창비청소년문학 133
표명희 지음 / 창비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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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명희 작가의 첫 청소년 소설집을 만났다. 청소년 소설()이나 청소년 시() 하면 솟아오르는,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 ‘그거 애들이나 읽는 거지.’ 그러나 그렇지가 않다고 나는 본다. 과거에 청소년이었던 어른들도 읽어야 한다. 그래야 과거의 자신을 만나 현재를 이해하고, 현재의 청소년과 소통할 수 있을 것이다.

딸꾹질에서는 아버지 맥주 심부름으로 작은 슈퍼엘 갔다가 전자 제품 대리점 파라솔 아래에서 다른 가게 아저씨들과 어울려 축구를 보는 줄도 모르고 주인을 기다리다 캔맥주를 마시고 취해 급기야 월드컵 4강 진출에 거리로 뛰어나온 붉은 물결에 휩쓸리는 공지완을 만날 수 있다. 이상한 나라의 하루: 당근이세요?에서는 중 3(나라)’, 보라, 나영, 이름하여 ‘3라만상을 따라 코인 노래방으로 가 보라가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베트남 엄마의 십팔번), ‘가 김윤아의 봄날은 간다(싱글맘 엄마의 십팔번), 나영이가 클론의 쿵따리 샤바라(엄마와 별거 중인 아빠의 십팔번)를 부르는 모습을 상상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오월의 생일 케이크에서는 특수 부대(공수부대)에 입대하여 5월 광주에 투입된 이후 조기 제대를 하고 복학도 하지 않은 채 30년 넘게 돌부처처럼 침묵을 지키며 사회생활을 하지 않고 지내는 중 3 고민서의 큰아빠를 통해 헌정 질서를 파괴했던 신군부와 계엄군의 야만성을, 그로 인해 광주 시민들과 국민들이 받은 씻을 수 없는 고통과 상처의 깊이를 생각하게 한다. 개를 보내다에서는 열세 번째 생일날 선물이라며 아버지가 유기견 보호소에서 데려온 진주를 박진서가 처음 만나 점점 가까워져 가족처럼 지내다가 죽어서 수목장을 치른다는 이야기의 흐름을 통해 반려동물을 기르다 유기하고, 입양하며, 치료하고, 장례를 치르는 우리 사회의 현주소를 말해 주고 있다.

 

#창비 #당근이세요 #표명희 #교사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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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두 개 소설의 첫 만남 33
이희영 지음, 양양 그림 / 창비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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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무장한 기마병들에게 쫓기다 까마득한 절벽에서 떨어져 신음하고 있는데, 어느 틈에 벌써 어머니가 다가와 옷을 털어 주시며 집에 가자고 했습니다. 일어서 보니 아픈 데 하나 없이 말짱한 것이 한바탕 꿈이었습니다. 그때부터 꿈을 꿀 때마다 기억나는 내용을 공책에 적었습니다. 중학교 갈 때까지. 그렇게 한 이유는 나중에, 아주 나중에 제가 글을 좀 다룰 줄 아는 나이가 되면 그것을 새로이 꾸며서 사람들에게 소개하면 아주 재미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쿠키 두 개를 읽었습니다. 오랜만에 제가 꾸었지만 제 것이 아닌 꿈들을 생각하면서. 엄마가 운영하는 쿠키 가게에서 알바를 하는 꿈을 꾸는 아이, 시골에서 전학을 온 꿈을 안 꾸는 아이’, 그리고 꿈을 안 꾸는 아이와 구 년째 같은 반인 친구였지만 병으로 세상을 떠난 ‘L’이 꿈 안팎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꿈을 꾸는사람도, ‘꿈을 안 꾸는사람도 작가가 들려주는 꿈 이야기에 마음을 기울여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같은 학교를 다니게 된 두 친구의 나중 일이 궁금해집니다.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눈을 뜸과 동시에 사라지는 꿈속에서 나는 얼마나 많은 사람을 만나고 환상적인 모험을 했을까.”라는 작가의 말은 꿈을 기록하던 한 초등학생의 마음과 다르지 않아서 활짝 반가웠습니다.

 

#이희영 #쿠키두개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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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해선 죽을 수 없는 최고령 사교 클럽
클레어 풀리 지음, 이미영 옮김 / 책깃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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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릴 때 읽은 책들과 들은 이야기들이 스크럼을 짜고 늙은이들은 추하고 악한 존재라고 가르쳤다. 그 뒤에 만난 어떤 책들은 그 좁고 답답한 교실을 뛰쳐나오라고 가르쳤다. 두 번째 그룹의 책들처럼 이 책은 오래 살아서 많이 산 사람들, 힘차게 삶의 주인이 된 노인들의 이야기이다.


#창비교육가제본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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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탐탐 - 숨은 차별을 발견하는 일곱가지 시선 창비 인권만화 시리즈 4
김보통 외 지음 / 창비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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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게 가까이 우리 생활로 바짝 다가와 차이를 두어서 구별하는 일을 꾸짖는 일곱 편의 만화 작품을 만났습니다.

최후의 보호막은 안전을 위협하는 환경을 외면하는 사회의 폐쇄적인 구조를 들여다보게 했습니다. 청첩장 도둑은 여성과 성소수자를 차별하는 마음의 장벽을 뛰어넘는 사랑의 용기를 새롭게 생각하게 했습니다. 은 지역의 소멸과 함께 사라지는 공동체적 삶의 가치를, 수수께끼는 삶의 무게를 나눌 수 있는 사회적 돌봄의 중요성을 알려 주었습니다. 폭염 속을 달리는 방법은 유난히 뜨거웠던 지난여름과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깨닫게 했고, 끄나빠라는 뜻의 제목처럼 다문화 가정 2세대들의 질문에 우리가 해야 할 답을 떠올려 보게 했습니다. 참교육은 학교 폭력의 가해자에 대한 엄벌하는 일보다 피해자의 미래를 응원하는 일이 더 우선적으로 마련되어야 한다는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책 읽기는 여전히 참 어렵습니다. 불편한 진실을 만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책 읽기를 멀리하지 않아야겠다고 마음을 굳게 정합니다. 그러면 내 삶이 1밀리미터씩 1센티미터씩 진실에 가까워져서 더 높아질 것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창비인권만화 #호시탐탐 #인권 #북스타그램 #김보통 #서이레 #요니요니 #김금숙 #김정연 #구희 #정영롱 #최경민

#지상의_어둠을_떠나_별이__분들의_명복을_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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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초록에 닿으면 창비청소년문학 128
배미주 지음 / 창비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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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도 지금의 문명 세계를 가리키는 듯한) 구세계의 몰락(파멸)으로 겨우 살아남은 자들이 세운 거대 지하 도시인 시타델과, 지상으로의 영구 이주라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세운 개척 기지들로 작품의 배경이 설정되어 있다. 시타델은 저층 지구(지하 세계의 아래쪽, 청년 공동 주거 지구가 있음)와 고층 지구(지하 세계의 위쪽, 최고의 IT 회사들이 모여 있음)로 나뉘어 있다.

게임 회사인 트라이비에서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천재 소녀 이경과, 개척 기지 중 하나인 알렙에서 부대장으로 일하는 개척 대원 라르스의 극적인 만남이 이루어지고, 짧은 만남 이후 헤어져 지내던 두 사람이 게임 채팅방의 일대일 대화를 통해 사랑을 키워 가던 중에 라르스의 조난이라는 위기가 닥치게 되고, 이경이 지상으로 가 라르스를 구출하게 된다는 내용이 흥미롭게 읽힌다.

전자총, 수직 농장, 나노봇, 착용형 강화 로봇, 디지털 조경, 반려 로봇, 인공지능 비서, 연결(사람의 신경계와 동물의 신경계가 연결되어 일체가 되는 것)’ 등의 용어들을 통해 우리가 다가갈 미래 사회의 모습을 어림으로 짐작할 수 있다.

작가는 이경과 라르스의 거침없는 삶을 통해 젊은 독자들이 시련과 절망에 주저앉지 않고 을 향한 걸음을 내디딜 것을 강조하고 있는 듯하다. 두 사람은 순수하고 생명력이 넘치므로 둘이 꾸는 꿈은 다 초록이다.

 

#너의_초록에_닿으면 #배미주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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