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의 아이들 꿈꾸는돌 39
정수윤 지음 / 돌베개 / 202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파도가 된 아이들

파도의 아이들이야기를 읽었습니다. 눈이 펑펑 내리는 날 태어났다고 아빠가 이름을 지어준 민설, 소니(손흥민)처럼 멋진 축구 선수가 되고 싶은 한광민, 청진 바닷가 마을이 고향인 용태 아저씨를 통해 한이 없는 너그러움으로 공평하게 세상 모든 걸 받아 주는 바다를 꿈꾸는 김여름이 한반도의 다른 반쪽을 떠나 목숨을 위협하는 가시밭길의 시간을 건너 바다에 이르는 이야기입니다. 담긴 내용이 맑고 깊습니다.

읽다가 여러 군데에서 멈추었습니다. 눈을 닫고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빈철진네 돼지굴에 숨어 있던 설이를 찾아와 작별을 앞두고 가족들이 선물을 주는 대목, 광민이 탈북민 수용소에서 한 달째 소니(손흥민) 형한테 띄우지 못할 편지를 쓰는 대목, 여름이의 도강을 도와주는 두만강 보초 군인 용태 아저씨가 강둑에서 헤어질 때 지폐를 쥐어주며 언제나 가장 믿어야 할 것은 자기 안의 마음이라고 말해 주는 대목들입니다.

그리고 송아지동무’(소꿉친구), ‘탁없는’(터무니없는), ‘웃음집’(웃음보), ‘기둥선수’(팀의 주축이 되는 선수), ‘미시리’(얼간이) 등 가지가지 북한어와 방언을 알맞은 자리에 모를 심듯 부려 쓴 작가의 정성스러움을 느끼게 합니다.

내가 열여섯 살이었을 때를 상상해 봅니다. 하고 싶은 것들이 많은 만큼 나를 얽매는 것들이 참 많습니다. 열여섯의 내가 동갑내기인 여름이를 따라 마음속으로 외쳐 봅니다.

우리는 우리가 결정하지 않은 세상 따위 원하지 않아. 여기가 바로, 우리의 나라야!”

콧날이 시큰합니다.

 

#파도의아이들 #정수윤 #돌베개 #탈북청소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