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즌 트릭
엔도 다케후미 지음, 김소영 옮김 / 살림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히가시노 게이고, 온다 리쿠, 텐도 아라타가 극찬했다는 '사실'이야  당연히 광고할 만한 것이니 차치하더라도, '트릭'을 강조하지는 않았어야 했다고 봅니다. 제목도 '프리즌 트릭'이고 히가시노 게이고의 평에서도 '최고의 트릭'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는 분명 틀린 말은 아니지만 어울린다고 생각하지는 않거든요. 

독자 입장에서 '트릭'이라는 말을 들으면 아무래도 본격소설에 흔히 등장하는 기술적인 트릭을 떠올리게 되지요. 허나, 이 소설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퍼즐' 같은 게임감각의 '트릭'이 아니라, 인간의 '심리'를 다룬 '트릭'입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밀실'이 등장하는 탓에 (혹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극찬 덕에) 독자는 '심리' 보다는 '퍼즐'에 더 기대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러나 이 소설에서 퍼즐은 그다지 큰 의미를 가지지 않아요. 퍼즐에 주목하다 보면 이 소설의 진짜 재미를 놓치게 되는 거죠. 

이 오해는 출판사가 자초한 겁니다. 그 결정적인 탄환을 제공한 히가시노 게이고는, 그 또한 이와 비슷한 동기를 다룬 심리 트릭을 쓴 적이 있기 때문에 거기에 꽂혀서 극찬을 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는데요. 설사 히가시노 게이고가 '완벽한 트릭'이라는 극찬을 했더라도 출판사는 '심리'에 주목이 되도록 홍보문구를 짰어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애초에 '퍼즐'이나 '기술적인 트릭'과는 거리가 먼 소설이기 때문에 그 부분을 주목하고 읽다보면 결말에 이르러서는 급작스럽다는 느낌이 들수있으니까요. 영화 '지구를 지켜라'의 사례처럼, 홍보 자체가 장르를 잘못 전달한 경우지요.  

 

작가는, 약간 난잡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런저런 주변 인물들의 '심리 상태'를 묘사하려고 노력합니다. '심리'가 중요한 작품이기 때문이긴 하지만 '누가 믿고 따라야할 주인공(탐정역할)'인지 찾기가 힘들어서 읽는게 좀 힘들었어요. 기본적으로 '다케다'와 '시게노'가 경찰과 민간의 각 축 입니다만, 별다른 활약이 없다보니 주인공이라는 느낌이 덜해서 쉽게 믿고 따르기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트릭을 완성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서술을 꺼린 부분도 있다 보니, '범행동기'가 급작스러운 느낌이 들기도 하고 보편적인 심리상태를 가진 독자는 선뜻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나 '퍼즐'을 기대하며 읽던 독자라면 더욱 당황하게 되는 것 같아요. 

부디 앞으로 이 책을 읽을 다른 분들은 '퍼즐감각의 트릭'을 기대하지 않고 이 작품을 읽을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광고에 낚이지만 않는다면 이 작품은 범작 이상은 하는 작품이라고 보거든요. 

 

마지막으로, [프리즌 트릭]의 주인공의 이름은 '다케다'와 '시게노', 그리고 각자의 직책은 '사건본부의 정보담당'과 '민간의 저널리스트'로 설정 돼있는데요. 이는 미야베 미유키의 작품인 [모방범]에 나오는 주인공 '다케가미'와 '시게코'의 오마주 내지는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시게노의 경우에는 현역 저널리스트가 아니지만, 보험회사 직원이라는 설정은 단지 사건을 알게되는 장치로만 쓰이고 그외 작품 내내 시게노를 움직이는 것은 저널리스트로서의 정체성이지요. 그런 점에서  사실상 시게코의 판박이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나 싶습니다. 

 

[덧] 원제가 '39조의 과실'이였군요. 확실히 원제보다는 '프리즌 트릭'이 흥행면에서는 더 좋은 제목입니다만, 내용과는 너무 동떨어지네요. 원제대로 갔다면 덜 팔렸을 가능성도 있겠지만.. 여러모로 아쉬운 제목 선정과 홍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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