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포머 - 강철의 혼
최세민 옮김 / 세미콜론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어느 작품의 팬으로서 "○○가 △△를 한다면?" "□□가 ◇◇가 된다면?"이라는 상상을 하는 것은 정말 즐거운 일이다. 그리고 트랜스포머 외전인 에볼루션 시리즈의 첫 권이자, 마이클 베이의 영화 관련 외 트랜스포머 코믹스로서는 첫 발간의 의의를 지닌 [강철의 혼]은 그야말로 팬들의 그런 즐거움을 충족시켜주는 작품이다. 

미국만화는 하나의 캐릭터 브랜드가 강한 힘과 넓이를 지닌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본의 만화시장과 달리 하나의 브랜드를 이용해 다양한 시도를 하기도 하고 외전격 작품이 많은 편이다. [강철의 혼]처럼 코스튬과 배경을 달리한 것만으로 독자의 흥분을 자아내게 하는 작품 또한 일본만화 시스템 아래에서는 '동인지적 감성'이라고 비판 받기 쉽겠지만, 미국만화의 특성 그리고 트랜스포머라는 브랜드가 지닌 힘과 넓이를 생각해 볼 때에 [강철의 혼]이라는 작품 하나만을 두고 완성도와 즐거움을 주는 정도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 부분을 뒤집어 생각해보자면, [강철의 혼]이라는 작품은 TF의 세계에 깊이 빠져있지 않은 독자들에게는 매력이 없는 작품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 될 것이다. 옵티머스 프라임과 메가트론이 없는 틈을 타 조역TF들이 미국의 근대 역사 속에서 벌이는 코스튬 플레이와 활약은, 미국의 근대 역사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과 "○○가 △△를 한다면?" "□□가 ◇◇가 된다면?"이라는 부분 자체에 큰 여흥을 느끼지 못 하는 사람에게는 충분한 즐거움을 주지 못 한다. 

내용 또한 기존에 국내에 소개됐던 다른 미국만화들과 달리 깊게 파고들만한 텍스트가 있다기 보다 단순한 스토리의 나열에 가깝고, 분량 또한 책의 1/3 정도를 부록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위 문단에 언급된 미국 근대 역사 속 인물들이라든가 TF들의 코스튬 플레이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 할 사람이라면 이 책의 구입을 좀 더 생각해봐야 되지 않을까 싶다. 

마이클 베이의 영화를 통해 트랜스포머를 접한 사람이라면 우선 무비 프리퀄 쪽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 한다. 그리고 미국만화 특유의, 해석의 여지가 있는 무거운 내용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트랜스포머 시리즈 보다는 다른 미국만화를 구입하는 쪽이 더 낫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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