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에서 나가라 - 하
무라카미 류 지음, 윤덕주 옮김 / 스튜디오본프리 / 2006년 4월
평점 :
절판


이사카 코타로 월드의 시크한 주인공들이나 오쿠다 히데오의 이라부 같은 인물에 익숙해져있던 중에, 오랜만에 접한 무라카미 류의 주인공들은 비호감도 이런 비호감이 있을 수가 없었다. 

다 읽고난 지금도 여전히 주인공들의 행동을 도덕적으로 선한 행동으로 해석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어느 정도의 '공감'은 할 수 있다.  

'괴리'..  괴리라는 것은 정말 사람을 미치게(?) 만들 수도 있다.  

학교와 부모와 사회로 부터 받은 교육이나 도덕적 관념이 실생활과 가지는 괴리. 나와 타인으로 부터 가지는 괴리.  그런 괴리(현상)들을 간단히 인정하고 그런 마음(괴리감)이 들 수도 있음을 인정했다면 (이시하라가 그랬던 것처럼) 녀석들은 살인을 포함한 여타 다른 흉악한 짓거리들을 하지 않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교육 받는 바와 실제로 느끼는 바가 다르면 누구라도 괴리감을 느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다만 지속시간이나 정도가 다를뿐. 하지만 녀석들에게 그런 것을 가르쳐주는 어른들은 없었다. 다만 그런 괴리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으려고 했고 더 나아가 녀석들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으려고 (혹은 다른 존재로 포장하려고) 했다.  

이러한 태도는 후쿠오카 시민들을 비롯 일본의 다른 정부요인들과 국민들이 북한의 고려원정군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마찬가지 방식으로 드러난다. 그리고 그것은 이야기가 끝난 지금에서도 '(그들 스스로에게) 좀 더 나은 결말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회의가 들게 한다.

결국 눈 앞에 펼쳐진 상황을 그대로 인정하지 않으면 제대로된 시작 따위는 없는 것이다.  엇나가다가 뒤틀려버린 척추처럼 깊은 병을 얻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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