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1 - 미조의 시대
이서수 외 지음 / 생각정거장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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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많은 직업이 있는 법이죠

주인공 '나'는 언니와 대화를 나눕니다

언니는 작가인데 성인 웹툰 중에서

여성들에게 폭행을 가하는 폭력적인 내용을

주제로 하는 웹툰을 그리고 있습니다

시대가 가발을 만들어야 돈을 주겠다고 하면 가발을 만드는 거고,

시대가 성인 웹툰을 만들어야 돈을 주겠다고 하면 그걸 만드는거야

그렇게 단순한 거야.

마찬가지인 거야.

단순히 사회가 필요로 한다고 해서

만드는 것이며 단지 그뿐이라고 하지만

사실 언니는 속부터 곯아가고 있었습니다



나의 정신을 죽이고 있는건 시대라고.

이 시대.

사람들이 좋은 웹툰보다

나쁜 웹툰에 더 많은 돈을 쓰는

이 시대가 내 머리카락을 빠지게 하고 있어.

언니는 웹툰을 그리면서 스트레스를 받아

머리카락이 빠지고 같은 동료 중 한명은

약을 먹어야만 괜찮을 정도로

모든 이들이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원하지는 않지만

돈벌이기 때문에 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분명히 불법은 아닌 일자리

합법적이지만 도덕적 신념 혹은 가치관에 반하기 때문에

일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지만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에 떠나지 못하고 있는 언니

언니에게 쉽사리 아 관둬버려요 라고 말하지도 못합니다

왜냐하면 주인공 '나' 역시 돈 때문에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죠

주변에 쉬이 볼 수 있는 인물인데

여기에 그녀의 오빠는 언니와 다른 사람입니다


오빠는 일하는 사람들로 가득 찬 공단에

불이 켜있는것을 보고 멋있다고 사진을 찍는다고 합니다

이전에 힘들게 일한 기억이 있는 주인공은

오빠 충조가 참으로 철없다 느끼다가

나중에는 환멸이 느껴지는 것이 보입니다

주인공과 그 주변 인물들을 바라보는 저도

참 답답한 상황인데 어쩌면 우리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일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어서

안타까웠습니다.

이 부분에서 이효석문학상의 수상 기준 중 하나가

어쩌면 모두에게 공감받을 수 있고 그 시대를

반영하는 작품을 선정하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으로 소개해드리고 싶은 작품은

신혼부부의 이야기인데- 이 책의 마지막 장에 있는 내용입니다


나는 임신을 하였고 태명을 태양이라고 불렀습니다

출산 뒤에도 태양이라고 부르는 이 아이는

나에게 아주 소중한 아이입니다



이 이야기의 중심은 나와 엄마 입니다

신혼부부라면 당연히 나-남편-아이 가 중심이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이 책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엄마가 매일

딸인 나를

자식이기 때문에

걱정이라는 이름 아래에

잔소리를 하고

지적을 하고

항상 부족하다고 말하거든요


누구네 딸은 이러저러한 남자와 결혼한다더라

그러다 내가 막상 결혼하겠다고 하자 반대했다

배포도 없고 그릇이 작아서

미래가 안 보인다고 깎아내렸으며

사람 보는 눈이 없다고 나를 책망했다

...엄마는 선택권을 쥔 사람처럼 평가하고 행동했다

어느 부모가 자식걱정을 안하겠나 싶지만

그 걱정이라는 이름 하에 자식을 먹칠한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저러한 행동이 결국 자식을 망치는 것인데

망치는 행위를 하고 나서 변명으로

다 너 잘되라고 하는 소리야

니가 제대로 하지 않아서 그렇지

라는 말로 마무리 짓곤 합니다

그 모습을 잘 보여주기 때문에

읽으면서 참 답답한 심정이 너무 잘 느껴졌습니다

엄마는 나와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오빠가 불쌍해?

불쌍하지. 그 나이 되도록 결혼도 못하고

...

오빠 불쌍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아무도 없어, 엄마

나는 개가 불쌍하다. 부모를 잘못 만나서.

주인공 '나'가 결혼을 한다고 했을 때 엄마는

그래 네가 결혼을 해야 네 오빠도 결혼할 생각을 하지

등등 결국 딸인 나한테 모든 이야기를 퍼붓지만

결국 엄마의 중심은 '아들'입니다

나를 깍아내려서 자존감을 챙기고

역시 넌 모자란 딸이고 내가 있어야 해

존재감을 챙긴 엄마는

마찬가지로 불쌍한 내아들이라고 하며

성인이 된 아들 또한 독립을 시키지 못합니다

결국 불쌍한 이유는

불행한 부모 때문임을 끝까지 깨닫지 못한다는 부분을 보며

과연 부모란 어떤 존재인가

과연 무조건 선인 존재일까

과연 나는 충분한 자식인가

과연 나는 괜찮은 부모인가

내가 부족하다면 무엇이 문제인가

등 가족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돌아보게 만드는 작품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모든 소설이 내용 전개가 빠른 편입니다.

소개하지 않은 다른 소설들도 눈앞에 그려지듯이

묘사가 잘 되어 있어서 영화를 보는 듯한 작품들입니다.

그동안 책을 읽기가 힘들었다

책이 읽히지 않는다 하시는 분들께

이효석문학상 2021을 소개해드리며

책을 읽으실 때는

순서를 거꾸로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모든 내용이 참 재밌었는데

뒤에서부터 책을 읽으신다면 더 재미를 느끼실 수

있으시리라 라는 예감이 들어서입니다

** 리뷰어스클럽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는 솔직한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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