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돌아가셨을 때 그 유골을 먹고 싶었다
미야가와 사토시 지음, 장민주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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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와 이별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는 다 알고 있습니다만

그 중에서도 가장 견디기 힘든 이별은 생각하지도, 준비하지도 못한채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바보같이 멍하니 이별해야할 때라고 생각해요

가장 힘든 순간에 함께 있어주셨고,

아무도 없을 때 곁에 있어주셨고,

평범한 나의 일상에 있어주셨고,

너무 자주 나의 일상에 들어와서 귀찮다 하고 퉁명스럽게 말했는데

돌아가신 이후에는 그 전화가 그리워지는 모습까지

잔잔히 죽음에 가까워지는 이야기들을 보여주고 있어요

담백하면서 무덤덤하게

하지만 그 감정은 전해지도록

일상적이고 평범하게 다가왔습니다




참고로 이번 도서는 지역 사투리를 사용하시기에

책에서도 충청 지역 사투리를 염두에 두고 옮겼다고 하네요

오사카 사투리라던가.. 각자 다른 느낌이 있으니

그 부분을 더 생각하시고 번역하신듯 합니다

상당히 신경쓰셔서 번역을 하신 만큼

독자들에게 감정선이 더 잘 전해진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어요


벌써 1년이나 지난 어머니의 기일로부터

문뜻 티비프로그램에서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무언가에 홀린 듯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우러러나오는건

아마 그때 내 마음도 저 사람과 같았을까 하는 심정에서

공감 그리고 슬픔에 관심을 더 갖게 되는 필자

이 모습도 그저 평범한 사람이구나

누구든 같은 마음 같은 생각이구나 라는 부분을 느꼈어요




티비에서도 보면 여전히 고인의 핸드폰번호를 지우지 못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지워버리면 정말로 내 인생에서도, 내 기억에서도 사라지는 것은 아닐까 싶어서

차마 지우지 못하고 남기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 전화번호는

그 핸드폰이 갖고 있는 가장 오래된 번호이고,

어쩌면 가장 오래 통화한 상대이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또한 제일 먼저 수신을 받은 번호가 아닐까요?




한국의 장례식장의 경우 고인은 사진으로만 만날 수 있는데

일본 장례식 문화는 살짝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막상 처음에는 장례식장에서는 괜찮다 하다가

갑자기 어느 순간 장례식장에서 눈물샘이 폭발하기도 하고

아니면 집에 돌아와서 텅빈 방에서 펑펑 터진다고 하더라고요

나중에 시간이 지나서 수도꼭지가 열린다고도 하는데...

작가는 괜찮다가 나중에 어머니 얼굴을 보고 펑 터진 케이스였더라고요

잠들어 계시는 듯한 모습에서 울컥하시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필자가 일상에서 카레를 먹는 내용이 나오는데

저는 여기서 이어진 내용의 장례식 내용보다 더 마음에 와닿는 내용이 있었어요

바로 필자가 겪은 일인데.. 어머니가 해주신 카레 때문입니다


필자는 골수이식수술을 받아야한다고 하더라고요

가족(형)에게서 받는 것이기 때문에 크게 부작용이 없으리라 생각했지만

아무리 잘 맞는다 할지언정 어딘가에서 부작용이 있지요

필자의 경우에는 진정제의 부작용이었습니다

(진정제라던가 항생제 등에서 부작용이 있다고 알고 있어서 얼마나 힘든지 보이더라고요)

머리카락이 빠지기도 하고 정신이 몽롱해지기도 하고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르는 날들이 지속되거든요


병원밥이 맛이 없다고 말한 아들을 위해서

걱정하느라 입맛이 없을 아들을 위해서

몰래 카레를 해오셔서 주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였어요

역시 어머니는 위대하다랄까, 누가 저런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요

병원밥은 원래 맛없어! 하고 먹으라고 할텐데 그게 아니라 몰래 카레를 만들어 오실줄이야

눈치보이면서도 저 카레 한입 먹는 순간 얼마나 기쁘고 반가우셨을까 생각이 들었어요

앞으로도 카레를 먹을 때마다 이 이야기가 계속 떠오를 듯 합니다





주변으로부터 딸기를 받아온 필자를 보고서

어머니가 어머나 세상에-하면서 반가워하시고

너무 고마워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참 흐뭇했어요

하지만 이제는 딸기를 어디서 얻어와도

고맙다 말할 사람이 없어서

쓸쓸히 부엌에 두어야만 하는 필자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아버지 역시 그 딸기 좋아하던 사람이 없으니

먹을 사람 있나 하고 한숨쉬시네요




제목을 처음에 읽었을 때는,

글쎄 이게 뭔 내용인지는 몰라도 무척이나 이상할거 같아

이렇게 생각했었는데요

그냥 평범한 한 남자가 어머니를 떠나보내고 나서,

어머니와 함께 지냈던 소소한 추억들을 되새겨보고

얼마나 소중한 시간들이었는지

지나간 시간을 돌리지 못해 얼마나 마음 아픈지

더 잘해드리지 못해서 얼마나 슬픈지

일상 속에서 당신의 빈자리가 얼마나 큰지

잔잔하게 속삭여주는 책이였습니다

가족분들이 건강하신다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생각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매번 감사하다고 말해도 부족하다고 생각하시지는 않으신가요?

혹시 일상 속에서 가족의 소중함에 잊혀져 간다고 생각되신다면

이 책을 꼭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먼 이야기처럼 느껴질 듯 해서,

중고등학생들에게 추천하기 보다는

성인, 대학생부터 직장인분들께 꼭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일상과 가족의 소중함을 전달해주는 책,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 그 유골을 먹고싶었다>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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