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구왕 서영
황유미 지음 / 빌리버튼 / 2019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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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리뷰어스클럽으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서평임을 알려드립니다.


책내용 : 초등학교 학생들이 겪는 학급내 친구문제

난이도 : ☆☆☆★★

이 유 : 어려운 단어나 곡해된 문장이 없으며 깔끔하고 빠른 전개, 읽기 매우 쉽다

추천하는 독자 : 고등학생,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 교사, 가벼운 책을 원하는 성인

개인적인 생각으로 내린 평가이며 이는 절대적 기준은 없습니다.


/ 줄거리 요약

: 초등학생 4학년 이서영은 이사하면서 전학을 하게 됩니다. 전학을 한 이서영은 새로운 학우들과 어느 정도 잘 지내고 싶고자 합니다. 처음에 말을 걸어준 윤정이라는 친구와 점심을 함께 하지만 곧이어 그 친구는 학급의 단체에 속하지 못한, 일명 "왕따"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반대로 학급에는 현지라는 우두머리가 있다는 것을 알았고 곧 그들과 무리를 이루게 됩니다. 무리에 잘 익숙해져가는 중, 학교 밖에서 윤지와 친하게된 서영은 윤지가 학급에서 무시와 괴롭힘을 당하는 것에 죄책감을 느낍니다. 그리고 이런 서영의 마음을 현지가 눈치채게 되고, 현지는 서영에게 경고를 합니다. 이제 서영은 선택을 내려야만 합니다...

/ 서평 - 1

: 어디에나 있는 인물은 학급에서 조용한 인물이자 간혹 문제를 일으키거나 없으니마니 못한, 모든 비난을 받는 윤정과 수현(하수구)입니다. 보통 반장이거나 아니면 대다수의 무리를 이끄는 현지도 어디에나 서식하는 우두머리죠. 초등학교에 있는 인물에 대해서 너무 잘 표현하였기에 뭐라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아니, 너무 적나라하게 표현했기 때문에 어딘가에 있는 윤정과 수현 혹은 현지는 속이 뜨끔하겠네요.

저는 이중에 윤정에 속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말을 잘 하지 못했기 때문에 밖에서 말을 잘 하지 않았습니다. 집에서 그나마 얘기를 했지만 그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죠. 그래서 책을 많이 읽었습니다. 친구와 말을 못하니 책이라도 읽어야죠. 그 대가는 꽤 컸습니다. 이 책에서 나오지는 않았지만 체육시간에 두사람이 짝을 지어야할 경우 짝을 찾기가 힘들었죠. 피구는 보통 기준을 정하기 때문에 괜찮았지만 기준 없이 그냥 알아서 둘이서 짝을 지으라고 하면 곤란했었죠. 초~중학교 당시에는 체육시간을 가장 싫어한 이유가 이것이기도 합니다.

교외에서 피구연습을 하는 서영을 보면서 많이 공감이 되었습니다. 비록 지금 돌아서 보면 정말 별거 아닌 일로 보이는데, 그 시절에는 하나 실수를 하면 아이들의 비난은 순수함과 솔직함 그리고 잔인함이 베어나와서 집에 돌아와서는 이유도 말못하고 속상함에 울기도 하죠. 저는 비슷한 일례로 "줄넘기"가 있습니다. 단체줄넘기를 하는 체육대회였는데, 우선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저희반이 1등을 했습니다. 월수금은 30분 일찍 학교에 와서 다같이 줄넘기를 하고, 오후에도 20-30분을 줄넘기 연습을 했었습니다. 저희 반에서도 현지와 비슷한 우두머리인 반장친구가 있었는데, 다행히 현지보다는 괜찮은 친구에 속합니다. 공평했고 어른스러웠습니다. 개인적으로 그 당시에 존경하는 친구라고 생각하고 지금은 이름도 까먹었지만 어딘가에서 꼭 한자리하고 인정받는 사람으로 있으리라는 확신이 드는 책임감이 있는 친구였죠. 한 친구가 주말동안에 다리를 다쳐서 깁스를 하고 학교에 왔습니다. 이에 학우들은 그 친구의 다리에 대한 걱정이 아니라 "그럼 체육대회 어떻게해? 인원이 부족하잖아?"로 비난을 시작했습니다. 이를 말려준 친구가 그 반장이었죠. 그 친구 한마디에 그냥 넘어가는 모습이 저는 아직도 충격이 커서 그 모습이 생생히 기억에 남습니다. 저뿐만이 아니라 다른 분들도 저와 비슷한 경험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만 이런 모습들이 사실 너무나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이라, 기억하지 못하고 지나친 경우가 많으셨을 겁니다.

혹시라도 지금 생각이 떠오르셨다면 언제 기억이신가요? 당신은 어디에 가까우셨나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방관자로 남기를 원하시지 않으실까 싶습니다. 저는 방관자일 때 가장 편하게 학교생활을 했습니다. 현지의 곁에 있다면 재밌는 학교생활을 했었겠죠.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어떤 독자에게 추천할 수 있는 책인가입니다. 저는 제일 먼저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가 생각이 났습니다. 아이들이 철없고 순수하고 아무런 걱정이 없는 듯이 학교를 다니지만, 이건 아이들이 제대로 자신의 학교생활을 알려주기 힘들기 때문에 혹은 아이들이 최대한 설명을 하더라도 이는 부모가 이해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뒤죽박죽 섞인 학교생활을 듣고 어떤 친구인지 어떤 상황이었는지를 제대로 파악하기는 어렵죠. 이번 소설처럼 깔끔하게 정리된 상황을 부모가 전달받을 길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일은 매일매일 발생하고 이런 사건들로 인해서 아이들이 학급에서 자리잡고 사회에 적응해나가죠. 저는 대부분의 성인들이 위와 같은 상황을 겪어왔으나 지금은 너무나 익숙해져서 위화감도 느끼지 못하고 지내고 있는 현재 상황을 다시한번 환기하기 위해서, 자녀를 둔 부모에게 추천할 뿐만 아니라 대학생, 성인에도 추천합니다.

책을 읽으면 본인이 겪지 못한 상황을 이해할 수 있도록 그 관점과 감정, 느낌을 알려준다고 하죠. 하지만 이 책은 그런류의 소설이 아닙니다. 여긴 당신이 현재 겪고 있는 상황인데 숨쉬는 듯이 당연한 일이니 잠시 숨을 다시 쉬라고 권하는 책입니다.

/ 서평 - 2

: 책에선 <하수구> 라는 친구에 대한 설명이 나옵니다. 저도 이런 얘기하기 창피하지만 비슷한 별명을 가진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 친구는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지적장애가 있었던 친구였어요. 그래선지 말도 어눌하게 하고 당시 초등학교 3학년이었는데 한글도 제대로 읽지 못했고요. 그 친구는 여기서 수현이처럼 뭔가 불쾌한 냄새가 나는듯 했고 그 주변에도 가기 싫었고 제 기억으로는 얼굴이 화상을 입은 듯한 외모였죠. 그래선지 뭔가 눈에 띄는 행동을 하지 않았고 조용히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조롱거리였고 매번 비난의 대상이 되었고 그 친구와 같은 반인 우리는 불행한 학급친구였고요.

결국 그 친구는 2학기 넘어가고 전학을 갔다고 기억하고 있어요. 1년 중에 한달은 학교를 나오지 않았고 평소에도 학교에 나오고 싶지 않다고 집에 얘기하곤 했다고 하고요. 마지막날에 선생님은 우리에게 그 친구가 평소에 학교에 안나오려고 하고 그 이유가 너희들 때문이다 라는 얘기를 자주 하시곤 하셨는데, 정말 아무렇지도 않을 정도로 우리는 담임선생님 얘기를 한귀로 듣고 한귀로 넘기면서 그냥 더이상 보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식으로 넘겼었죠. 정말 초등학교 3학년이라 그런지, 우린 우리가한 행동에 대해서 죄책감을 느낀 사람이 없었다고... 저는 지금도 그 친구 얼굴은 기억이 나네요.

그 친구가 몸이 불편해서인지 아닌지 관계없이 그 친구와 얘기만 해도 하루종일 놀림거리가 되었던 시기였어요. 다들 곁에 가려고 하지도 않고 묻거나 말을 시켜도 무시하기 일수였죠. 이런 일이 반복되니 그 친구도 자존감이 떨어지고 많이 힘들었겠구나 라는 생각이 떠오르네요.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생각나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밑바닥 기억에서 떠오른 것이 신기할 정도에요.

그 당시는 공기놀이에 끼어주지 않았던 정도였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아이들이 차별을 둘지 무섭기도 하네요. 하지만 저도 그당시 똑같은 사람이었기에 뭐라 충고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다시 생각하는 지금, 나는 과연 서영이처럼 행동할 수 있을까 하는 물음이 들어요. 대답은 노입니다. 저는 시간을 되돌려져도 똑같은 행동을 할 거에요..

처음에 책을 읽고나서는 글쎄?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곱씹어볼수록 예전에 있었던 일이 새록새록 생각나서 "아 나도 서영이와 비슷한 기억이 있구나" 아니면 "수현이나 윤정이같은 친구가 반에 있었는데" 라는 기억이 떠올라요. 아마 책을 읽으면서 혹은 읽고나서 저처럼 예전 학창시절 친구들이 다시 떠오른다면 그리고 그때 내 행동은 어땠는지, 이후로 돌아가면 나는 어떤 행동을 할지 생각해보는 좋은 전환점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마무리

책내용은 전반적으로 작가의 회고록이 반성문으로 된 기억들이지만 읽고나서보니 제 기억을 되살려주기도 하는 내용들이였어요. 나는 그때로 돌아가면 서영이처럼 말을 걸 용기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제 생각은 절대 아니라는 평입니다...

서영이에 대한 내용 외에도 <물 건너기 프로젝트>도 제 눈길을 끌은 내용들이었어요. 그리고 사실 저한테 있어서는 참 친근한 주제였습니다. 왜냐하면 저도 여자로 태어났기 때문에 남자사촌동생들 사이에서 많은 차별을 받았어요. 특히 저희집은 딸이 둘이기 때문에 딸만 있는 ㅂㅅ 집안이라는 말을 매 명절때마다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지만.. 사실 대학생때까지 이건 트라우마로 남았었어요. 남녀차별에 있어서는 많이 민감했었고 실제로 그에 관한 에피소드도 많은 편입니다. 이제와서는 그러느니 할 수 있는 단계가 되어선지 그당시 어땠는가를 평할 정도네요. 물론 지금도 남녀차별은 그대로 사회에서도 나오고 있지만 그건 위 내용과 상이하기에 패스. 그나마 사회에서 하는 차별은 남이 하는 소리니까 얼씨고 하고 넘어가지만 가족들이 하는 차별은 말로하기 힘들죠. 이 부분 역시 90년대생들이라면 많이 공감할 내용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많은 분들이 읽어보고, 저처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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