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어 문장 수업 - 하루 한 문장으로 배우는 품격 있는 삶
김동섭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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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많이 읽는 것은 사람들과 얘기할 때 견문이 넓어지는 장점이 있지만 반면에 새로운 책을 고르는데 힘들다. 
예를 들자면, 베스트셀러 소설을 읽고나면 다른 책들은 쉽게 손에 들어오지 않는다. 
내 경험을 빗디어 말하자면 영화 <쇼생크 탈출>을 보고나서 한달동안 영화를 보지 못했다. 

라틴어에 관한 책이 많지 않지만 언어에 관한 책을 한동안 읽지 못했다. 
그 이유는 2018년 1분기에 크게 히트쳤던 베스트셀러, <라틴어 수업>이라는 책을 읽었기 때문이 크겠다.
<라틴어 수업>은 추후에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로 주었다. 
이 책은 공부해야겠다는 내 의지를 다시 불태우는데 충분했고, 라틴어에 대한 열망을 충분히 심어주었다. 
하지만 추후에 중국어, 독서, 운동, 취미생활 등으로 새로운 언어공부를 시작하지는 못했다.
그 와중에 내 손에 새로운 책이 들어왔는데 그 책이 바로 이것, <라틴어 문장 수업>이다.

우선 라틴어에 대해 생소한 사람들에게 내가 라틴어를 좋아하게 된 배경을 두 가지 말해보겠다.
첫번째 이유로 90년생 전후 3~5살 차이로는 모두가 추억하고 있는 <해리 포터>를 들어 말해보겠다.


아니 라틴어에 대해서 말하는 와중에 갑자기 무슨 해리 포터가 나오냐고 하시겠는데, 
만약 본인이 해리 포터의 광팬이라면 한번쯤은 궁금했을 것이다.

"마법주문spell의 주문이 무슨 뜻일까?"

가장 흔하고 알기 쉬운 주문 몇가지만 적어내면 아래와 같다.

Nox [녹스] : 어둠 /  불을 끌때 쓰는 주문
Accio [아씨오] : 불러오다 / 소환주문 물건을 가져올때 쓴다
Crucio [크루시오] : 고문하다, 십자가형에 처하다 / 고문주문
Expecto Patronum [익스펙토 펙트로눔] : 수호자를 기대하다 / 패트로누스를 부른다는 주문, 패트로누스가 수호자 혹은 보호자를 의미한다.

그 외에도 Lumen 루멘과 같은 흔하게 쓰이는 라틴어도 많이 있는 편이다. 즉, 라틴어는 아주 먼 단어가 아니라 자주 쓰이는 말이고 우리 일상에서나 혹은 소설에서 쉽게 접하는 언어들 중 하나이다.
특히 우리집은 해리포터를 영어/한국어로 자주 접했고 지금도 성탄절에는 1편부터 정주행할 정도의 팬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화가 아닌가 싶다.


두번째로 라틴어에 관심이 크게 깊어진 이유로는 한 기자의 스토리에 있다.
바티칸 소식은 종교인들에게 있어서 중요하고도 매시간 현황이 궁금한 성지이다. 이들에 대한 소식은 물론 원한다면 받을 수 있지만 거기에 약간의 언어장벽이 있다. 바로 바티칸에서는 기본언어가 라틴어라는 점이다. 
한 이탈리아 기자는 추기경 혹은 주교에 대한 소식을 제일 먼저 공표가 가능했는데 그는 바티칸을 드나들면서 라틴어를 열심히 공부했다고 한다. 
그는 바티칸에서 통용되는 언어를 알고 있었기에 딱히 번역가를 거치지 않고 접어든 소식을 즉시 기사로 써내려갈 수 있으니, 그가 전달하는 바티칸 소식이 가장 빨랐다. 

이 이야기는 20대 초반에 처음으로 들었는데 그 당시에는 이 이야기가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일본소설 [트리니티 블러드]를 접하면서 교회에 대해서 궁금증을 가졌던 시절이었고 아예 성경을 읽지 않았던터라 바티칸이라는 존재에 대해서도 무지했었다. 그 와중에 언어 하나에 특화되어 그 부분에 전문적인 기자가 되었다는 점에서 부럽기도 했고 도대체 라틴어가 무엇이기에 바티칸에서 여전히 사용될까 궁금하기도 했다. 
흔히 취업공부하는 동안에 라틴어란 "이제 죽은 언어"라고만 접했었는데 그것이 아니라는 확정적인 증거를 접하기도 했고 말이다.

위의 두 이유로 인해서 이후로 나는 라틴어 단어 하나하나씩이라도 조금씩 모아서 한 공책에 담기 시작했다. 
공책에는 단순히 라틴어만 적는 것이 아니라 잘 외워지지 않는 영어, 외워야할 일본어나 중국어 단어들도 담겨있다. 그중에 대부분은 라틴어였고 몇 가지는 포스트잇에 써서 지갑이나 핸드폰 뒤에 붙이고 걸어다니면서 다시 읽고 읽고 또 마음에 새기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라틴어는 어려운 단어가 아니라 한 언어이고 나에게 친근한 존재가 되어있었다. 간혹 영어의 새로운 단어나 처음 듣는 단어들이라도 뉘앙스를 보아 라틴어와 연관이 있나보다 이런 추측도 쉽게 하고, 영어단어를 찾을때 라틴어, 스페인어도 함께 찾아보는 것이 내 습관으로 굳어졌다.

그렇기에 이 책의 서평단으로 신청할 때도 제발 붙어달라 기도했었다. 그리고 실제로 선정되었을 때 내 기쁨은 가족들이 잘 알 것이다. 내 기쁨은 언니도 함께 알고 있었는데, 외국어에 대한 관심이 우리 가족들에게는 남다르기에 라틴어를 접하게 된다는 기대는 상당히 높았다.

우선 이 책을 전체적으로 읽었을 때 느낌은...
<라틴어 수업>이 교양수업이라는 느낌이라면 
<라틴어 문장 수업>은 전공수업을 듣는다고 생각하면 좋겠다.

다시말해 어렵냐고 물어본다면 웃으면서 말할 수 있겠다. "네 교수님 너무 어려워요~"
그리고 후배들이 수업이 어떻냐고 물어본다면 내 대답은 이렇다 "가볍게 접하면 안된다"
엄격한 교수님들은 본인의 사명감, 교수직에 대한 무게를 짊어지고 계시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들은 내 느낌이 그렇다. 

작가는 라틴어에 대한 자부심이 있지만 그보단 애정이 듬뿍 들어갔다.
내가 좋아하는 가수에 대해서 안좋게 얘기하면 기분이 좋을까? 절대 그렇지 않다. 건드리면 안된다.
작가이자 교수님의 역린이 바로 라틴어다. 책을 읽으면서 그 애정이 담긴 마음이 읽힌다.
"우리 라틴어는 이런 아가야. 매력적이지 않니?"
"하지만 쉽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내가 그만큼 좋아하거든"

이런 느낌? 함부로 접하기 어렵지만 얼마나 라틴어가 매력적인가 폭풍어필해주시고 계신다는 느낌이었다. 그 매력을 매 챕터마다 알려주시기는 하지만 그중 몇가지만 꺼내보자면 아래에 나열해보았다.





1. 크로노스와 카이로스 : 어떤 시간을 가질 것인가

시간에 대해서 얘기하자면 실존을 빼고 말하기는 힘들다. 
실존철학에 대해서 처음 얘기하기 시작한 이는 물론 키에르케고르지만, 추후에 살과 뼈를 보탠건 하이데거다. 하지만 훨씬 이전에 라틴어에서는 위 내용을 속담 혹은 격언처럼 사용해온 것이다.
그대는 카이로스와 크로노스 중 어떤 시간을 택하겠는가?

카이로스가 매번 저렇게 꼬불거리거나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나는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매 순간 따분한 시간들마저 다 경험이고 나를 완성시키는 시간들이니까.

크로노스는 말그대로 그냥 모두가 아는 일반적인 시간이다. 하루 24시간, 모두가 공동으로 누리는 시간.
하지만 카이로스는 다르다. 12월 25일이 성탄절로 말할 수 있지만 나에게 있어선 생일일 수 있다.
1월 3일이 그냥 1월 중 하루에 불과할 지 몰라도 나에게는 의미있는 날일 수 있다.
이미 이전부터 라틴어에 카이로스와 크로노스에 대해 말한 것을 보아
그 당시에는 이미 시간에 대한 개념과 철학이 남다르지 않을까 싶다.
여기서도 살짝 언급만 하고 지나가는데, 크로노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 이름이기도 하다.

2. 그리스 신화와 라틴어 : 뗄수 없는 관계

그리스 신화는 중학교때 거의다 외워서 나에겐 너무나 친근한 신화다. 어쩌면 우리나라 전래동화보다 그리스 신화에 푹 빠져 살았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 하나하나에 대한 설화들을 달달 외웠으니 말이다.

여기서는 간단하게 에우리디케와 오르페우스 설화부터 시작해서,
아폴론과 다프네, 월계수의 탄생설화,
운명의 세 여신 이야기까지 쭉 이야기 해주면서 파생되는 문장을 소개해주고 있다.
그 외에도 라틴어와 함께 많이 들어본 문장들도 많이 나와있다.


나처럼 그리스신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이 책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겠다.
오랜만에 다시 그리스신화를 읽어보면서 다시 책을 정독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억을 되돌아가보니, 올해는 그리스신화 정독을 안한 것 같기도 하고..

아참, 책에 비슷하게만 언급하고 지나간 부분이 있는데, 
기억이라는 단어 영어로는 Memory가 있다.
이는 라틴어로 Memoria 라고 불리기도 하고,
그리스 신화에서는 므네모시네 Mnemosyne가 어원이다.
이렇게 영어와 라틴어 그리고 그리스 신화는 떼어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실생활에도 쓰이는 단어에 대해서 설명하는 부분도 있다.

그외에 헬리오스라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태양의 신은 라틴어로 Hellos..
흔히 말하는 태양에너지의 솔라 Solar는 또다른 라틴어로 태양이라는 뜻의 Sol 등등..

그리스 신화를 자주 접했다면 라틴어 역시 그리 멀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이번 라틴어 문장 수업을 읽으면서 느낀건 역시 라틴어는 아직까지 살아있고, 중요한 언어라는 것이다.
비록 실생활 혹은 직장에서 사용될 일은 한국사회에서는 제로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그 어원을 찾고,  본 고장의 문장으로 알아두면 외울때 느낌이 남다르지 않을까 싶다.
라틴어는 반드시 외워야할, 일상생활 필수!라고는 할수 없지만,

한국에서 고사성어를 잘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외국인이 고사성어를 알면 멋있어 보이듯이,
한국인이 영문권 사회로 나갈때 한번씩 써먹을만한 영어식 고사성어가 아닐까 싶다 :)

★ 혹시라도 라틴어에 대해 관심이 많아서 본격적으로 공부하고 싶다 한다면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 본공부 시작하기 전 맛보기라고 생각하면 좋겠다.
★★★ 중학생-고등학생의 방학용 독서로 추천 (명언이 많고 재밌는 정보가 많다)
마무리글 :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추천

*** 이 책은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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