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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반에 알뜰 시장이 열려요 - 정치.경제 ㅣ 쉬운사회그림책 2
이기규 글, 심윤정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5년 1월
평점 :
초등학교에 입학한 큰 아이는 요즘 궁금한 것도, 해보고 싶은 것도 참 많아진 눈치다. 초등입학을 축하한다며 주변에서 얼마씩 주신 돈 중에 일부를 지갑 속에 차곡차곡 모아 두고서는 학교 앞 문구점에 가서 직접 소비활동도 해보고 싶은 듯 하고, 어엿한 초등학생 언니가 되었으니 엄마 없이 하원하는 동생 마중도 가고 싶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은 여러모로 위험하다는 판단 하에 자꾸 'No'를 외치는 엄마에게 조르고 졸라서 한번씩 호기심, 궁금한 것들, 시도해보고픈 일들을 해내는 녀석에게 점점 더 가르쳐줘야 할 것들이 많다고 느끼는 요즘이다.
특히 돈을 모으고, 쓰는 방법은 더더욱. 그럴 무렵 우리 집에 쉬운 사회그림책 [우리반에 알뜰 시장이 열려요]가 도착했다. 1년에 서너번 구에서, 동에서 알뜰 시장이 열리곤 하는데 그 때마다 아이들을 데리고, 필요 없는 물건을 팔아보기도 하고, 또 저렴한 가격에 필요한 물품을 구매해본 일이 있었고, 큰 아이는 유치원에서 직접 알뜰 시장 놀이도 했었기에 이 책은 아이들의 눈을 더욱 반짝반짝하게 만들어주었다.

학교에 등교하던 하늘이는 횡단보도에서 자동차 사고가 날 뻔하고, 다행히 경찰 아저씨를 만나 도로에서 지켜야 할 규칙들에 대해 배우게 된다. 그리고 들어선 학교를 둘러보니 학교 안에서도 지켜야 할 약속들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데...
책을 읽으며, 학교에 막 입학 한 우리 아이는 학교에서 지켜야 할 약속들에 대해 장황한 설명을 늘어 놓는다. 화장실에 갈 때는 우측으로 뒷짐을 지고 걸어가야 하고, 복도에서는 떠들고 장난을 치거나 뛰면 안된다는 등.... 아직 교과서를 받지도 않았지만 이미 우리 아이는 통합교과의 교육내용을 몸소 배운 것이다. [우리반에 알뜰시장이 열려요]를 읽다보면 블럭으로 각 교과관련 내용이 한 눈에 쉽게 들어 올 수 있도록 친절하게 정리가 되어있다. 아이들은 책장을 넘기면서 밥을 꼭꼭 씹듯이 내용을 한 번 더 정리하고, 머릿속에 새겨넣을 수 있을 것 같다.

하늘이네 반은 알뜰 시장을 열기로 하는데, 알뜰 시장이 무엇인지, 그리고 시장에서 발생한 수익은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시장과 다수결, 민주주의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우리 아이들에게 생소한 개념인 민주주의. 어려울 수도 있지만 하늘이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어느새 고개를 끄덕끄덕. 용어만 들으면 어려울 수 있을 법한 개념이 이야기속에 잘 풀어져 있어서 아이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어서 참 좋다.

[우리 반에 알뜰 시장이 열려요]를 읽으면서 무엇보다 돈과 관련된 우리 아이의 궁금증이 많이 해결되어서 참 고마웠다. 엄마가 하는 "돈은 꼭 필요한 곳에 써야 한단다" "어른이 주신 돈은 저금을 하렴" 등의 잔소리가 아니라 하늘이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시장은 어떻게 생겨났는지, 물건의 가격은 어떻게 정해지는지, 돈은 어떻게 써야 하는지, 우리 나라에 없는 물건들이 어떻게 우리나라에 들어올 수 있는지 등 다양한 사회 관련 개념들이 쉽게 이해가 되어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기 때문이다.

특히 이 책의 장점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이야기 속에 다양한 사회 개념들을 한꺼번에 아우르고 있기에 정말 말 그대로 '쉬운 사회그림책'이라고 할 수 있겠구나 싶다. 사실 학창시절 사회 과목은 어렵기도 하고, 그래서 재미도 없고, 공부하기도 싫었는데 이렇게 좋은 그림책들과 함께라면 우리 딸에게 사회 과목은 좀 다르지 않을까도 기대해본다.

쉬운 사회 그림책 [할아버지 댁에 놀러가요]도 좋다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많이 들었는데 이 책과 더불어 우리 아이에게 사회 흥미도를 업 시키기 위해 그 책도 한번 책장에 올려봐야겠다.
통합교과에 딱 걸맞는 쉬운 사회 그림책 [우리반에 알뜰 시장이 열려요]. 알면 알 수록 흥미로운 사회로 아이를 이끌고 싶은 분들에게 강추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