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악, 쥐다! 이야기 별사탕 3
한태희 글.그림 / 키다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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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아이들을 재우려고 불을 끄고 누워 있으면 사그락사그락 들리는 층간 소음이

마치 어린시절, 교실 마룻바닥에서 쥐가 마루를 갉던 소리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물론 나보다 우리 부모님 세대에 쥐는 더 많았겠으나. 나 어릴 적에도 쥐들이 꽤 많았거니와 특히나 낡은 학교 건물의 구석구석이 쥐구멍들이 있었기에 가끔 출몰하는 쥐들은 공포의 대상이기도 했더랬다. 한 번은 수업 도중에 난로 바닥의 쥐가 갑자기 내 발 밑으로 튀어나와 나도 모르게 "엄마야~" 소리를 질러

때아닌 아수라장이 되었고, 그놈의 쥐 덕분에 난 선생님께 소란을 피운 댓가로 벌을 서기도 했었으니~~~!

그렇기에 나에게 이 동화[으악,쥐다]는 그 때 그 시절의 추억을 고스란히 느끼게 해주는 달콤한 알사탕과도 같았다.

 

 깜깜한 밤이되자 천장에서 쥐들의 찍찍거리는 소리에 잠 못 드는 석이네 식구들.

 

아마도 그 시절엔 석이네처럼 쥐소리에 잠을 설쳤던 집들이 대다수이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서 석이네 학교에선 쥐잡기 포스터 대회, 쥐잡기 체험 글쓰기 대회를 열게 되고, 상을 받고 싶었던 석이는 아빠와 쥐잡기에 나서는데...

 

 

 

쥐를 10마리나 잡아주겠다고 큰 소리를 쳤던 석이 아빠는 정작 쥐를 보고도 제대로 내려치지 못하고, 결국 쥐덫을 놓게되지만

약은 쥐들은 쥐덫에 걸려들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 심부름을 나선 석이는 쌀가게에 주인아주머니에게 새끼 고양이를 선물로 받는데...

 

석이는 집에 데려온 고양이에게 날쌔게 달려가 쥐를 잡으라고 '치타'라고 이름을 지어 주곤 정성스럽게 보살핀다.

치타 덕분에 밤만 되면 시끄럽던 석이네 집은 조용한 밤을 맞이하고, 석이도 글짓기에서 상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치타가 무엇을 잘못 먹었는지 침까지 흘리며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한 석이는 동물병원으로 달려가고,

다행히 동물병원에서 지어온 약으로 치타는 다시 건강을 회복한다.

 

뿐만 아니라 많이 자라 집을 자주 비우더니

급기야 새로운 친구를 사귀어 석이를 돌아보곤 휙 지나가버리게 되고.

치타가 비운 석이네 집은 다시 쥐들이 찍찍대는 밤을 맞이하게 된다는 재치넘치는 동화!

 

사실 쥐를 쉽게 보지 못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이 동화는 호기심 그 자체이기도 했다. 더욱이 석이가 고양이를 키우는 장면을 보면서 본인들도 고양이를 기르고 싶다는 수다 삼매경까지 늘어 놓고, 엄마의 학창시절 쥐 출몰 이야기를 들으면서 학교에 입학하면 쥐가 나오면 어떡하냐며 걱정을 하는 큰 아이를 보며 빙그레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석이가 시장에 간 장면을 보고, 쌀가게란 말이 생소한 아이들은 옛날 시장의 모습과 마트의 차이를 직접 나열해보기도 했다.

그리고 책 말미에 사진과 글들을 보며 예전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의 모습을 신기해 하기도 했다.

부드러운 색감과 다정한 그림, 그리고 이야기 속에 '피리부는 사나이' , 과거 시장의 모습 들 등 다양한 소재를 그림과 이야기로 잘 엮어내 참으로 다양한 매력이 있는 동화[으악,쥐다!].

 

 "엄마, 아빠 옛날 이야기 들려주세요~! " 하는 아이들과 함께 살펴보면 참 좋을 그림책이란 생각이 든다.

아빠와 엄마에겐 추억을 선물하고, 아이들에게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줄 소중한 시간을 선물할 동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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