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어린이 이도영 도토리숲 저학년 문고 3
강이경 지음, 이형진 그림 / 도토리숲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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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아이들과 함께 동화를 읽다보면, '아~ 나도 이런 동화를 쓰고 싶다'라는 욕심이 드는 책들이 있다.

 마치 내 주변의 소소한 일상을 재미있고, 마음에서 풀어지도록 표현한 글들도 그렇지만, 아이들의 모습을 거울처럼 잘 보여주면서도

 이를 통해 어른인 나 역시 거울처럼 맑아지도록 하는 글들 역시 그런 욕심이 들게 한다.

 '착한 어린이 이도영' 이 동화 역시 나에게 그런 책이었다.



<<착한 어린이 이도영>>은 2006년 동아일보 신축문예 동화부문 당선작이라고 하는데, 한 장 한 장 쉽게 넘어가는 빠른 전개와 마치 요 시기 아이들이라면, 아니 요 시기에 아이었던 어른에게 조차 공감할 수 있게 하는 소재, 그리고 깔끔한 글 맛이 참 매력적인 동화이다.


 초등학교 교실의 수업시간, 친구들이 줄줄이 상을 받으러 나가고, 그런 아이들에게 해 맑게 박수를 쳐주는 도영이는

친구가 상 받는 것이 부럽냐고 묻자 자신있게 "난 튼튼하기만 하면 된다고 엄마가 그러셨어"라고 말하는 순수한 아이다.

허리가 아파 병원에 입원한 엄마에게 달려간 도영은, 엄마가 같은 병실에 입원한 아주머니의 아들이 상장을 받아오자 마치 자신의 아들이 그러한냥 기뻐하는 모습에서 조금 부럽기도 하고, 심술이 나기도 한 듯 하다. 상장을 많이 받아와서 엄마가 금방 나을 것 같다는 아주머니의 말이 아마도 귀에 꽤나 거슬렸나보다.


월요일 그림그리기대회가 있던 날, 도영은 상장을 받고 싶은 마음에 짝꿍에게 청소당번을 대신 해줄테니 나무를 그려달라고 하고, 나름 열심히 채색을 한 후 뿌듯해하며 그림을 멀리 놓고 바라보다가 그만 바람에 그림을 날리고 만다. 겨우 그림을 찾았지만 얼떨결에 그림에 발자국을 남기고, 속상한 마음에 그 날 밤은 잠이 오지 않는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컴퓨터로 상장을 만드는 일이었는데....


참 아이다운 발상이다. 상을 받아서 엄마를 빨리 낫게 하고 싶은 마음과 상장을 직접 만들어 내는 모습.

사실 나의 글쓰기는 초등학교 시절 도영이와 비슷한 이유에서 시작되었던 것 같다.

어쩌다 상장을 받아오니 아빠도 엄마도 함지막한 웃음을 지으며 칭찬을 해주셨고, 아이들 앞에서 으쓱해하며 상장을 받는 기분이 좋아서 그 때부터 난 여기저기 대회에 참가했던 것 같다. ㅎㅎ 그러다보니 어느 순간 이것을 즐기고 있었던 듯. 


친구와 함께 컴퓨터 게임을 하고 놀려고 집에 온 도영은 할머니의 액자에 넣은 상장들 덕분에 친구에게 약점이 잡히고, 다음날 학교에서는 아이들의 놀림거리가 되고 만다. 그래서 기분도 좋지 않고, 주말이면 엄마 병원에 다녀왔는데 그마저도 가지 않는데...

그런 속상한 마음을 일기장에 써내려간 도영이에게 다음날 믿기지 않는 일이 발생하게 된다.

바로 솔직한 마음을 일기에 담아 잘 썼기에 일기쓰기에서 최우수상을 받게 되었고, 도영은 마치에 어깨에 날개가 달린 듯한 기분으로 집으로 향한다.




 아이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글과 그림에 잘 묻어 있어서일까? 이 책이 우리 집에 오자마자 우리 둘째의 가장 좋아하는 책이 되어 버렸다. 덕분에 읽고 또 읽고 난 후에도 또 읽어달란다. 책을 읽어주다보면 도영이가 시무룩하면 아이의 얼굴도 시무룩해지고, 도영이의 얼굴에 미소가 번지면 아이의 얼굴에도 미소가 번진다. 그만큼 아이들이 주인공에게 감정을 완전히 이입할 수 있도록 잘 쓰여졌다.  또, 요즘 일기쓰기에 힘들어하는 큰 아이에게 도영이의 솔직한 일기가 좋은 본보기가 되어주기도 했다.

 추억이 떠오르고, 아이의 마음을 참 예쁘게 반영하여 그리고, 쓰여진 '착한 어린이 이도영'. 도영이의 순수한 그 마음을 우리 아이들에게서도 매일 발견하고, 감사하며, 웃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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