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살롱 그 남자애 새움청소년문학 2
정지혜 지음 / 새움 / 2014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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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매일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에서 탈출하고 싶을 때, 그리고 자꾸 마음 한 구석에서 꼼틀 꼼틀 '마음의 여유'를 찾으라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할 때, 나는 소설을 읽는다. 잠시 나를 잊고, 소설 속의 인물이 되어 소설 속의 작가 이야기대로 맘껏 돌아다니고, 떠들다보면, 책을 엎을 때쯤. 내 입가에 미소가 번지기도 하고, 때로는 답답한 마음 한 구석이 뻥 뚫어지기도 하며, 가끔 슬픈 이야기를 읽을 때면, 오히려 마음 한 구석이 더욱 횡~ 해져 돌아오곤 한다.

 

 잠시 내가 아닌 사람이 되어 인물들의 삶을 돌아보다보면, 내가 잊고 지내던 나와, 내가 잊고 지내던 내 주변이 보이곤하는 까닭에 '소설'을 손에 드는 것 같다. 그리고 얼마 전 읽은 이 소설 [헤어살롱 그 남자애] 또한 잠시 나의 학창 시절과 잊고 지냈던 '꿈'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고, 가족의 소중함을 돌아보게끔 하는 소설이었다.

 

 사실 소설 첫 부분을 읽으면서 젊은 작가에 대한 선입견때문에~ 

 '아~ 역시 어린 작가의 풋풋한 냄새가~'

 하며 되지도 않는 평가도 내리며, 색안경을 끼고 읽어내려 갔더랬다. 완벽한 외모를 가진 주인공 장필승의 설정과 더불어 꽃가족이라고 생각될만한 완벽한 가족까지. 게다가 뱀파이어라는 소재의 등장에서는 잠시 오래 전 보았던 '안녕!프란체스카'가 떠오르기도 했으나~ 읽으면 읽을 수록 책 속 내용에 호르륵 빠져~ 나도 모르게 책장을 넘기는데 가속도가 붙은 것 같다.

 

 완벽한 외모의 장필승! 게다가 공부까지 잘 하는 전교1등. 하지만 허름한 헤어살롱에서 머리를 자르게 되면서 장필승 인생에 지금까지 없었던 최대 먹구름이 끼기 시작한다. 장필승의 머리를 다듬던 백발에 선글라스까지 꼈던 미용실 원장님이 갑작스레 필승의 집을 방문하게 되고, 오랜만에 식구들끼리 둘러 앉아 저녁을 먹는 그 자리에서 본인은 뱀파이어라며, 장필승 가족에게 뱀파이어가 되어 줄 것을 제안하게 되는데.... 아름다운 얼굴임에도 주름이 늘어가는 것이 고민이었던 필승의 엄마는 뱀파이어로 살면, 늙지 않는 다는 말에 그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하고, 결국 필승의 가족은 뱀파이어가 되기 위해 허름한 미용실을 함께 방문하여, 붉은 유리병을 받아들게 된다.

 하지만 그 유리병을 마실 때쯤 검은 옷의 사나이들이 등장 해 미용실 아주머니를 끌고 가고, 그 찰나 아주머니에게 필승은 키를 하나 받게 되는데.... 뱀파이어가 되기 위해 아주머니에게 붉은 유리병을 받아 한방울을 입에 넘겼던 필승은 그 날 이후, 어느 것 하나 집중하지 못하게 된다. 본인이 뱀파이어가 되었다는 사실에 대학은 가서 뭘 할 것이며, 가족들에게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만 늘어가는데....

 

 너무 완벽하기에 '왕따'가 된 필승을 통해 그 외로움과 친구들에대한 그리움 등을 그리고, 이와 더불어 백색증으로 주변의 무서운 눈초리, 그리고 결국 왕따로 마음에 큰 상처를 받았던 미용실 아주머니, 또 그녀에게 상처를 줬던 과거에 대해 사과를 하면서 동시에 본인의 딸이 백색증이기에 사회의 눈이 두려운 미용실 주인 박순분 아주머니. 각자의 상처가 얽히고 섥혀서 위기에 다달았을 쯔음 '꿈'이라는 또 하나의 주제를 풀어가는 작가의 노련미가 이 소설을 좀 더 흥미롭고, 따스하게 한 것 같다.  왕따, 꿈이라는 현실적 주제를 뱀파이어, 백색증이라는 신선한 소재로 이야기 함으로써 좀 더 독자들의 생각의 깊이와 폭을 확장시켜준 소설이란 생각이 든다.

 끝으로 소설을 읽다보면 나오는 아프리카의 '파란코끼리'. 사실 우리 아이가 보는 그림책 속의 코끼리들 중에 파란 색으로 등장하는 코끼리들이 많은데 정말 '파란코끼리'가 있는 것은 아닐까? 의심도 해보게 된다. 그리고 정말 있다면 나 또한 그 코끼리를 한 번 직접 보고 싶다.

 

 신선한 소재로 내 주위의 소중한 것들을 돌아보게 만드는 '헤어살롱 그 남자애'. 개인적으로 수능이 끝나고, 머리를 시키고 싶은 고3에게 추천하기 좋은 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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