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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
홍창욱 지음 / 북하우스 / 2014년 4월
평점 :
아이를 키우면서 관심사가 오로지 아이가 되고, 거기다가 신랑의 건강에 이상신호가 왔을 무렵부터였던가?
직장에 목 매달며 피곤해서 들어오는 남편에게도, 매일 놀이터 생활을 하면서도 지루해하는 아이들에게도
'뭔가 변화를 줄 무엇이 없을까?' 하는 생각에 '제주 이민'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시댁과 친정이 걸어서 10분,20분 이내이다보니, 부모님과 떨어지는 것이 가장 겁이 날테지만 뭐~ 30 넘은 성인이고, 아이도 어느정도 컸으니 크게 문제 될 것은 없다는 생각이었는데.... 그래서 가끔 제주도 집 시세는 어떤지? 어떤 패턴들로 이사를 하는지? 인터넷 부동산을 들여다보는가 하면, '과연 우리 4식구 먹고 살 길은 있을까?' 하며 직업구인광고들도 찾아보기까지 했으나, 집도, 일도 구하는 게 쉽지 않은 제주이다보니 번번히 그냥 '여기서 행복을 찾지 뭐~. 난 파랑새를 찾고 있는 거 일지도 몰라' 하며 접곤했는데... 이 책 [제주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들이 차곡차곡 정리된 것 같다.
[제주에서 아이를 키운 다는 것] 이 책은 뽀뇨아빠, 저자 홍창욱이 제주로 이민을 가서 낳은 큰 아이 '뽀뇨'와 함께 몸으로, 가슴으로 체험한 제주 정착 육아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아이를 낳기 전에 제주에 정착하게되어서 아이를 낳고, 제주 이민자로써 제주도민들과 섞이기 위해 했던 노력과 더불어 사랑스러운 아이에게 제주의 푸르른 바다가 선사했던 순간들이 친근한 글과 사진으로 소개 되어 있어서 '제주에 가고 싶다. 제주에서 아이와의 여유를 누려 보고 싶다'란 생각이 절로 들게 한다. 하지만 책을 한 장씩 넘기다보면, 제주에 가면 다 저자와 같은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요즘 흔히 말하는 '딸바보'정도 아빠가 되어야만, 그리고 스스로 사람을 불러들이는 적극성을 띤 사람이기에 제주도의 행복한 정착이 가능했겠구나 알게 됐다. 이 책에서는 아이와 함께 걸을 수 있는 올레 길 소개와 더불어, 같이 체험해볼만한 곳도 짧막짧막하게 소개하고 있어 꼭 제주 정착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이 아닐지라도 제주도에 아이와 함께 갈 예정인 사람들에게는 도움이 많이 된다.
더불어 이 책은 아빠육아서이기도 하기에, 아이에게 관심이 없는 아빠, 아니면 아이를 돌볼 줄 몰라 방황하는 아빠에게 좋은 육아 지침서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를 보는 방법적인 것도 물론 저자를 통해 배울 수 있지만, 그와 더불어 아내를 이해하고, 좋은 육아방식에 대해 생각하게 되며, 나아가 '아이와 함께 누릴 수 있는 행복과 여유'에 대해 저자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깊이 생각할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나도 일을 하다가 아이를 낳고, 전업주부로 4년, 나름 프리랜서로 일하는 엄마로 2년을 살아봤고, 이 책을 읽으면서 꼭 제주가 아니어도 아이를 들여다보는 나의 눈과 마음이 달라지면, 그리고 삶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다면 구지 '파랑새'를 찾아 헤맬 필요가 없겠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는 충분히 아름다운 섬이기에 우리 가족은 올 여름에도 양쪽 부모님을 모시고, 제주로 향할 예정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이 책 속의 제주에 대한 정보와 더불어, 내가 느낀 것이 있기에 올 여름의 제주는 여느해 제주와는 또 다르게 느껴지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그렇게 그렇게 제주에 자주 닿다보면 언젠가는 '제주 정착'이 현실화 되는 먼 미래도 있지 않을까? 아무튼 그 먼 훗날을 기약하며, 오늘도 지금 여기서 누리는 행복에 감사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