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은 작은 집 생신에, 일요일은 산소에 가기로 되어있어서
이번 주말은 참 바쁘겠구나~ 싶었습니다.
아이들 데리고 여기저기 다니는 일은 생각보다 피곤하잖아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즐겁지 않다는 것은 아니지만, 스스로 무엇인가 계획을 잡아서 움직이는 것이 아닌
꼭 해야만 하는 일이기에 조금 수동적으로 임해야한다는 것에 그만큼 부담감이 작용하니까요.
아무튼 그렇게 바쁜 주말을 예상하다가...
금요일 오후부터 갑작스럽게 둘째의 고열로 인해 모든 일정을 아빠만 참가하고,
두 딸과 저는 주말 내내 집에서 지냈습니다.
아이들은 하루종일 내복차림으로, 그리고 저 역시 편안한 마음으로 그런 주말을 보냈죠.
그리고 이 책 [오늘은 쉬는 날]도 아이들과 함께 펼쳐봤답니다.
정신 없는 월요일 아침 풍경은 우리 집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다른 집들도 마찬가지인가봅니다. 무엇이 어디있는지 정신 없이 찾고, 급하게 가져가야 할 물건들도 챙기고 말이죠.
화요일은 학교 끝난 뒤 수영을 가고, 수요일은 늦게 끝나는 엄마를 기다리며 학교에서 머물고, 목요일은 오케스트라 연습을 합니다.
목요일 저녁은 언제나 피곤해서 책을 읽고 눈을 감으면 스르르 잠이 든다고 하는데.... 우리 아이들의 모습과 같더라구요. ^^

금요일은 학교에서 운동을 하고, 가족이 함께 장을 보러 가구요. 토요일은 학교에서 네트볼을 합니다. 우리나라는 토요일도 휴일인데... 이책의 저자가 사는 호주는 그렇지 않은가봅니다. 우리 아이들 우린 토요일은 유치원 안가는데... 호주 안 좋다고... 호주 안가고싶다네요^^ ㅎㅎ 
그리고 그러다보면... 여유있는 일요일이 찾아옵니다. 바쁘게 하루하루를 준비하지 않아도 되고, 잠자리에서 일어나서 창문을 열고 숨을 한 껏 들이 마시는 일로 시작해서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휴일이요.
뭔가를 하거나 차를 타고 나갈 필요가 없이 좋아하는 그네타기를 하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 수 있는 일요일.
그네 타는 아이의 모습이 마냥 여유롭고 행복해보이네요.
"오늘은 우리 식구들만을 위한 시간이란다. 오늘은 아무런 할 일이 없어. 쉬는 날이거든."
책을 덮으면서 우리 아이들! 내일은 유치원 가냐고, 맨날맨날 휴일이었으면 좋겠다고 하네요.
뭐~ 매일매일이 휴일이면 그 소중함을 모르지 않겠냐고 달랬는데... 정말 매일매일이 휴일이면 세끼 밥 해결. 두 아이들의 잦은 싸움들은 어찌해야하나 갑자기 골치가 아프더라구요.
[오늘은 쉬는 날] 이 책을 읽고 나니, 한 편으로는 이 책 속의 주인공 아이가 부러웠습니다.
세끼 밥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밀린 빨래며 설거지 걱정 없는 아이들. ㅎㅎ
사실 전 엄마가 된 후 휴일은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매일매일 반복되는 날 속에 반복되지 않는 주말은 아무런 계획이 없어도 기다려지기도 하고,
아이들과 뭔가를 해보겠다는 생각에 목요일 저녁부터는 열심히 어디를 갈까? 무엇을 할까? 고민도 해봅니다.
어찌보면 책 속의 가족처럼 '아무런 할 일이 없이 온전히 쉬는 날'을 보낸지도 참 오래된 것 같아요.
주말이면 무언가 해야할 것 같다는 생각에 늘 계획을 세우려했으니까요. 그런데... 이 책을 보니 계획도 없이
그냥 여유를 즐기는 주말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 이번 주말은 아무런 계획이 없는데요. 저도 아이들도 함께 아무런 계획 없이 갑작스럽게 하고 싶은 것들 하면서
휴일의 여유를 느껴볼까 합니다. 그렇다면 좀 더 꿀맛같은 휴일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겠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