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가 어지럽다.
대통령이 선출되고 난 후 2년 반이
지났으나 정치도, 경제도 안정된 적이
있었던가? 과연 이 나라의 미래가
어디로 흘러갈지 걱정스럽다.
뚜렷한 대안이 없어서 더욱 답답한 세상.
탄핵이 되든, 되지 않든
현 시점이든, 미래든
우리는 또 다시 선거를 치룰 것이고
과오를 반복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지도자를
뽑아야 할까? 과연 어떤 사람이
지도자로 적합한가?
무엇을 보고 어떻게 판단해야할지
판단이 서지 않는 나 같은 사람들을
위한 책을 만났다.
'선과 악의 기준은 무엇인가?'
(돈 후안 마누엘 지음, 서진 편저,
장헌 번역, 스노우폭스 펴냄)이 바로
그 책이다.
'선과 악의 기준은 무엇인가?'는
스페인 왕가의 일원으로 태어나
정치적 전략가, 문필가로 활동했던
돈 후안 마누엘의 작품이다.
이 책은 귀족, 루카노르 백작과
그의 조언자, 파트로니오가 나눈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들로
이루어져 있다.
루카노르 백작은
어렵고, 판단이 잘 서지 않는
일이 있을 때마다
파트로니오를 찾아가 조언을 구한다.
이에 대해 파트로니오는 직접적으로
답을 하기 보다 질문에 관한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그리고 어떻게 행동해야 옳은지
한 번 더 정리해 이야기해준다.
이를 들은 루카노르 백작은 이야기 끝에
파트로니오의 조언을 짧고 간결하게
정리해놓았다.
당시 스페인 문학은 동양에서 전래된
이야기들의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책을 읽으면서
천일야화, 탈무드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화 형식의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우리 주변에서 지금 현재 일어나고
있는 상황들이 떠올랐다.
누가 세상 앞에 선한 사람인지,
누가 진정한 지혜를 가진 사람인지,
누가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지,
누가 선한 의도를 지니고 있는지를
올바르게 판단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행위를 오랜 시간에 걸쳐
살펴야 합니다. 짧은 시간의
판단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선과 악의 기준은 무엇인가?' 중에서
어찌보면 계속해서 문제가 되고 있는,
그 자리에 오르는 사람들을
우리는 너무 경솔하게 판단하고
그 자리를 내어줬던 게 아닐까?
사람이 가질 수 있는 가장 훌륭한 덕목,
모든 덕목의 근원이자 으뜸인 것에
대한 질문을 읽으면서는 나만의
답변을 고민해보기도 했다.
모든 덕목의 근원이자 으뜸은
'부끄러움(수치심)'입니다.
읽는 문장마다 고개를 끄덕이게 되고,
과연 어떻게 사는 것이
어떤 사람을 주변에 두는 것이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옳은가에 대해
그 누구도 해줄 수 없는 딱 부러지는 답변을
제시해주는 책이었다.
이야기마다 내가 처한 상황이 오버랩되고
지혜를 던져주는 책이기에
옳고 그름 사이에서 판단이 서지 않는 분들께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