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일구 - 4.19혁명 만화로 보는 민주화운동
윤태호 지음,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기획 / 창비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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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민주주의

어제는 제21대 국회의원 총선의 날이었다.

매번 선거 때가 되면 아이들과 민주주의와 선거 관련 책을 함께 읽곤 한다. 그 이유는 아이들에게 학습적인 목적 외에 제대로 된 민주주의에 대한 의식을 심어줘서 우리 아이들이 투표를 하는 때엔 좀 더 나은 대한민국이길 바라는 마음 때문이다.

그리고 부끄럽지만 그간 나에게 부족했던 민주주의 시민 의식과 이 나라에 대한 역사 의식 때문이기도 했다.

나에게 어린 시절 선거란 그저 부모님이 이래저래 이야기하는 정당에 표 하나 더해주는 날이었다. 첫 선거 당시 정치에 대해서도 무지했으며 선거때마다 국민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투표를 했지만 늘 싸움만하며 제 밥 그릇 챙기기 바쁜 국회의 해가 거듭해도 달라지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나라에 큰 일들을 보고 겪으면서 내가 뽑는 국회의원, 또 정당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끼게 됐고, 아이들이 커감에 따라 사회 현상에 대해 끊임 없이 질문을 하고 함께 생각하면서 깨어있는 국민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하게 됐다.

#만화로보는민주화운동사일구

                                

그런 점에 있어서 창비의 신간 '만화로 보는 민주화 운동' 시리즈는 한동안 잊고 지냈던 민주화에 대해 되새기며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 역시 좀 더 성숙한 민주화로 나아가는 과정에 있음을 깨닫게 해준다는 점에서 아이와 함께 보고 이야기 나누기 참 좋은 책이란 생각이 든다.

                                

이 책 제1부 <형제> 파트에서는 사위인 석호의 눈으로 바라본 장인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1936년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해방, 한국전쟁을 겪어냈던 장인이 생의 끝에 다달았을 즈음 유일했던 전라도 출신의 사위의 이름만 기억하는데...

제2부 부터 펼쳐지는 <고백> 시리즈편에서는 장인 김현용이 왜 사위의 이름만 기억하고 부르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유에 대해 그의 전 생애에 걸친 이야기로 시작한다. 그렇게 1936년 서울에서 태어난 한 사람의 인생사가 참 구체적으로 그려져있다. 한국전쟁에 끌려갔다가 죽었다고 생각했던 장남이 돌아오자 어머니는 무슨 일을 해서든지 그 장남을 공부시켜 집안을 세우려했고 그런 어머니를 보며 차마 옳고 그름을 판단하며 거리 시위대 행렬에 나서기 보다 책만 파고 들었던 주인공. 그리고 동시대에 진정한 민주주의를 위해 거리로 나섰던 현용의 동생과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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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제10부<화해> 편에서는 결정적으로 사위에 대한 미안함과 자신의 떳떳하지 못했던 과거에 대한 죄스러움에 대한 주인공 현용만의 후회, 깨달음 그리고 화해로 마무리를 한다.

                                

<만화로 보는 민주화 운동 '사일구'> 이 작품을 다 읽고 났는데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먹었을까'가 떠올랐다.

같은 사회를 살아가면서도 사람들은 저마다 생각과 행동이 다르다. 거리로 나서서 나라의 독립을 외치고, 혁명을 외치고, 자유와 정의를 외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그 시대 안에서 급급하게 자신의 자리를 겨우 살아내야만 하는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다. 책을 읽으며 내가 이 시대에 살았다면 나는 과연 어떠하였을까를 떠올려보게 됐고, 그런 의미에서 오늘날 내가 누리고 있던 것들이 당연하지 않았던 시대 그 무고한 죽음, 희생들로 어렵게 이루어진 것들을난 참 가볍게 여기며 살아왔구나란 생각에 한편으로 부끄럽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정치란 머리 아픈 일. 국회의원 그들만의 싸움. 여야 서로 나을 것 없는 그들끼리의 진흙탕 이야기로만 치부하며

남의 일인냥 생각할 것이 아니라 하나씩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며 좀 더 나은 민주화로 나아갈 수 있도록 국민으로써 이야기 하고, 표를 행사해야 하는구나 생각하게 된 책 '사일구'

민주화에 대해 그리고 나처럼 정치에 대해서는 별로 알고 싶어 하지 않던 이들에게 이 책은 꼭 한 번 권하고 싶다.

나와 무관하지 않은 무관하다 여겨서는 안될 이들의 이야기가 여기 있노라고.

어제의 선거로 제21대 국회엔 또 어떤 새바람이 시작될지 알 수 없지만 부디 과거의 희생이, 변화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좀 더 나은 민주화로 가는 길을 열어주길 바라본다.

덧붙여서 <만화로 보는 민주화 운동> 다른 시리즈도 꼭 만나볼 생각이다. 아이들과 함께 보면서 과거를 되새기고 오늘을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이야기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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