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9년 은일당 사건 기록 - 사라진 페도라의 행방 부크크오리지널 3
무경 지음 / 부크크오리지널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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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자신을 위해 혹은 자신을 지키기 위해 어떠한 행동을 한다. "1929년 은일당 사건기록"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자신을 지키기 위하여 행동한다.
그러나 이러한 자기 보호의 행위가 언제나 보편적 윤리의 측면에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의 배경은 일제강점기 시대의 조선이다. 희망과 좌절이 공존하는 시대, 그리고 그러한 시대적 상황을 잘 보여주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이 각 인물들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혹은 그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각자의 방법으로 생을 살아가고 사건을 발생시킨다.
이 이상의 이야기는 쉽지 않을 듯 하다. 이 책은 추리소설이기에 스토리를 이야기하는 것은 좀 무리가 있을 듯 하다. 다만, 이 책을 읽으실 때, 시대적 상황을 고려하면서 읽는다면 그 즐거움이 가중 될 것이라고 추천드리고 싶다.
책을 읽는 방법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작중의 한 인물을 중심으로 주변을 읽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리라.
나는 이 책을 읽을 때, 주인공 보다는 미나미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읽어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그 이유는.... 밝힐 수 없지만....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그리고 미나미를 중심으로 읽으면서 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 떠올랐다. 아렌트는 아이히만의 재판과정을 기록하면서그녀의 철학적 통찰을 통해 인간에 대해 이야기 한다. 일명 악의 평범성.
그러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은 철학서가 아니라 일종의 재판 보고서이기에 보다 구체적인 철학적 논의로는 발전되지 않는다. 난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읽은 후 아도르노와 호르크하이머의 "계몽의 변증법"을 읽어보길 추천 드린다. 악의 평범성이라는 것이 단순이 누구나 악인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이 아니라 체제의 틀이 어떻게 인간을 집어 삼키는 지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렌트는 아이히만이 명령에 대해 스스로 가치 판단을 하지 않았다고 이야기 한다. 그러나 난 그것이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 그리고 그 이유는 "계몽의 변증법"에서 발견될 수 있다.
분명 미나미와 아이히만은 다르다. 그러나 유사해 보였다. 그리고 미나미를 보면 인간이 체제에서 벗어나 오롯히 올바르게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보여준다. 미나미는 분명 좋은 사람이다. 그런데 그가 속한 시대와 공간이 그를 이중적으로 만든다. 그는 분명 무엇이 올바른지 알고 있지만 동시에 어떻게 해야 살아남는지도 알고 있다. 그는 계몽의 변증법이 이야기하듯 체제 속에서 이성을 사용하는 법을 잘 알고 이를 통해 자기 업적을 이루어 나갔으리라. 그러나 미나미는 한 번도 자기 이성을 체제를 재구축하는 것에 사용하진 않는다. 그저 체제 안에서 체제를 위해 합리적으로 그리고 효율적으로 이성을 사용할 뿐. 다만, 자신이 처한 혹은 속한 집단의 체제의 가면에서 벗어나면 그는 또다른 인물이 된다.
난 인간의 이러한 모습을 이 책 "1929년 은일당 사건기록"이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추리소설을 좋아하시는 분께 추천드리며 리뷰를 마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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