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속 한 송이 꽃으로 피어나다
최우미 지음, 최인태 그림, 최인서 사진 / 림앤림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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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슴속 한 송이 꽃으로 피어나다><49일간의 여정> 이후 1년 동안 어머니의 부재에서 온 슬픔과 고통을 시로 풀어낸 시집이다. 제목과 목차의 캘리그래피 서체가 가슴을 더 뭉클하게 하는 것 같다. 책의 구성은 그대는 꽃보다 어여쁘다’, ‘꽃망울이 터져야 꽃이 핀다’, ‘떨어지는 꽃잎에 슬퍼하지 마라이렇게 총 3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책에 수록된 55편의 시는 온통 엄마에 대한 기억으로 가득 차 있다. 엄마에 대한 기억을 시로 풀어낸다는 것이 저자에게 굉장히 의미가 있을 것 같다. 동시에 이별의 슬픔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사람들에게도 위안을 안겨줄 수 있는 책이다.

 

 시를 읽으면서 슬프기는 또 처음이었는데, 저자와 엄마와의 일상 속 소소한 추억들을 읽으면서 따뜻함이 느껴져서 좋았다. 이 책을 읽기 앞서 <49일간의 여정>을 먼저 읽었기 때문에 저자의 감정에 공감하면서 책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

 

p.90

엄마처럼 


생전에 아침잠이 많았던 엄마처럼

잘 만큼 실컷 자고 일어나

가볍게 한 술 뜨고는 밖에 나갈 채비를 한다

 

분주하고 활기찬 오후의 풍경

엄마처럼 느릿느릿 걸음을 옮기며

언제나 똑같은 일상의 모습을 느껴 본다

 

걷다 다리가 아프면

엄마가 앉아 쉬던 벤치에 앉아

자동차 구경하다 사람들 구경하다

 

손님 잔뜩 몰린 야채 가게 과일 가게

빼꼼히 기웃거리다가

결국 멈춘 곳은 엄마의 단골 떡집 앞

 

평소 엄마가 좋아했던 말랑하고 미끈한 감자떡

나는 콩고물 잔뜩 입힌 인절미까지 받아 든다

 

동네를 한 바퀴 돌고 들어와야

살 것 같다던 엄마

엄마가 매일 그랬던 것처럼

 

나도 천천히 나의 일상을 살아간다

엄마 없는 곳에서 엄마처럼 살아간다

엄마가 없어도 엄마처럼



 

  나도 상상했던 일이다. 엄마처럼 일상을 보내보는 것. 상상만으로도 힘들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고 남은 사람들은 떠난 사람과의 무수히 많은 따뜻한 추억들을 안고 살아간다. 이별 앞에서 너무나도 아프고 슬프고 힘들겠지만 좋았던 추억들이 남아있기에 남은 사람들은 그 힘으로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고 나도 엄마와의 추억을 떠올려본다. 저자처럼 나도 언젠가 추억들을 정리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는 동안 책날개에 이 순간이 당신에게 최고의 타이밍입니다.’라는 짧은 글귀가 눈에 띈다. 최고의 타이밍인 지금 이 순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늘 최선을 다하자고 다짐해 본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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