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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간직하고픈 시 - 개정판
윤동주 외 지음 / 북카라반 / 2023년 6월
평점 :

시집을 좋아하지만 시와 마주하는 것은 실로 오랜만이었다. 책에는 70편이나 되는 시가 수록되어 있지만 손바닥만 한 사이즈로 두께도 얇아서 가지고 다니기도 좋고, 시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수국이 가득한 표지는 마치 꽃 리스 같다. 6월에서 7월에 피는 수국이 표지라 더 좋았다. 수채화 그림은 시처럼 따스한 느낌을 준다.
도종환의 <담쟁이>, <흔들리며 피는 꽃>, 랜터 월슨 스미스의 <이 또한 지나가리라>, 김춘수의 <꽃>, 헤르만 헤세의 <책> 이 다섯 편의 시가 특히 좋았다. 예전에 도종환의 <담쟁이>를 캘리그래피로 필사한 적이 있었는데, 다른 시들도 다음에 필사해 보고 싶다. <흔들리며 피는 꽃>은 뒤표지이기도 해서 자주 볼 수 있어 좋았다.
비 오는 날 비 감상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마침 비가 오는 밤에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면서 시집을 읽었는데 이 순간이 너무 좋았다. 남들이 보기에는 별거 아닐 수 있지만 나에게는 이 순간이 일상 속 소소한 행복이었다. 가끔 이런 기분 좋은 순간이 일상에서 자주 상기되고는 하는데, 오늘이 그런 날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시를 통해 위로를 받는 기분이 들었고, 소란스러웠던 마음속이 고요해졌다. 게다가 내가 좋아하는 시들과 그동안 보고 싶었던 시들도 수록되어 있는 시집을 소장하게 되어서 행복하다. 책장에 꽂아두고 비 오는 날 이따금씩 꺼내보고 싶은 책이다. 지친 일상에 아름다운 시를 통해 잔잔한 위로를 받고 싶다면 <평생 간직하고픈 시>를 추천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