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음악가가 평생 사랑했던 음악을 따라가다 보면 그 사람을 조금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류이치 사카모토의 플레이리스트』는 바로 그런 경험을 선물하는 책이었다. 류이치 사카모토가 오랜 시간 직접 소개하고 추천했던 150곡을 통해 그의 취향뿐 아니라 음악적 변화와 삶의 흔적까지 살펴볼 수 있다.특히 인상적인 것은 음악의 범위다. 재즈, 팝, 영화음악, 월드뮤직, 앰비언트와 클래식까지 장르에 경계를 두지 않고 좋은 음악을 찾아 나갔던 그의 태도가 고스란히 느껴진다.세월이 흐르면서 그의 관심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따라가는 과정도 흥미롭다. 젊은 시절의 실험적인 탐구자에서 점차 시간과 기억, 삶을 깊이 바라보는 음악가로 변화하는 모습이 플레이리스트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책에 등장하는 음악을 직접 들으면서 읽어보기를 추천하고 싶다. 한 페이지를 읽고 한 곡을 듣다 보면 어느 순간 책을 읽는 것인지 음악을 듣는 것인지 구분되지 않을 만큼 자연스럽게 류이치 사카모토의 세계에 들어가게 된다.읽을 책 한 권과 앞으로 들어볼 150곡을 동시에 얻은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