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산한 이 초겨울, 누군가로부터 가슴 훈훈한 엽서를 한 장 받고 싶다면 신영복 님의 <나무야, 나무야>를 읽어볼 일이다. 우리 강산이 이렇게 아름다웠던가를, 그리고 인생을 깊이있게 살아왔던 이들의 모습이 얼마나 진솔할 수 있는가를 우리는 알아갈 수 있을 테니까. 나는 이 책을 강릉으로 가는 기차 안에서 다 읽고 덮었다. 오전이 지나 청령포와 단종에 얽힌 이야기 부분을 읽고있었는데 마침 기차가 맑은 강물을 감싸 안아 흐르는 청령포 역을 막 지나치고 있었다. 내가 이 책을 고른 것이 아니라, 이 책이, 이 책의 저자가 나를 이곳으로 부른 것 같았다.삶을 정말 뼈아프게 살아왔던 사람만이 명문장을 낳을 수 있지 않을까. 신영복 님의 삶 한 순간, 한 순간을 이 한 권의 책과 함께 되짚어나갈 수 있는 무척 아름다운 한 권의 선물이자 엽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