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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무음에 한하여 ㅣ 아르테 미스터리 14
오리가미 교야 지음, 김은모 옮김 / arte(아르테) / 2022년 5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에겐 죽은 사람의 모습이 보인다. 대부분의 경우 그들은 윤곽만 남은 형체 또는 아지랑이처럼 보이며, 생김새도 성별도모호하다. 그리고 대개 그들은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는다. 목소리도 들리지 않으며 그냥 거기 있다는 것만 보인다. 아마도 영혼일 테지만, 누구의 영혼인지까지는 모른다. (p.35)
하루치카는 탐정이고 영혼의 기억을 볼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 기억은 소리가 없는 장면들로 갑자기 끊어지거나 다른 장면으로 전환된다. 하루치카의 능력에 대해 아는 사람은 가끔 일을 연결해주는 변호사 ‘구치키’ 정도이다. 죽은 이의기억은 사건 해결에 도움이 된다.
제1장 집행자의 손
지병이 있던 자산가 ‘기리쓰구’가 사망하고 유언에 따라 같이 살던 손자 ‘가에데’에게 재산의 대부분을 물려준다. 유산 상속인은 네 명으로 작은 아들, 해외에 있는 셋째 아들, 딸 사쿠라코, 그리고 죽은 큰아들의 아들인 가에데이다. 가에데는 할아버지를 많이 닮았고 중학생 답지 않은 어른스러움과 독특한 아우라가 있다. 딸 사쿠라코는 가에데가 기리쓰구를 죽게만든 게 아닌지 조사를 의뢰한다.
제2장 실종자의 얼굴
도모코는 2년 전에 많은 빚을 남긴 채 사라진 남편 가사노를 찾아달라는 의뢰를 한다. 회사에서도 가정에서도 마음 둘 곳이 없어 보였던 가사노. 도모코는 남편이 아마 산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것으로 추측한다. 남편의 차가 산속 주차장에서 발견되었고, 죽을 때 숲속에서 죽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영혼의 기억은 소리가 없는 장면의 파편이라서 상상력과 추리가 중요해 보인다. 하루치카는 약간 어설픈 추리에서 자신이 놓친 부분을 순순히 인정하는 인간적인 매력이 있다. 시원한 사건 해결보다 목숨을 잃은 사람의 내면을 헤아려보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것 같다. 속편이 기다려진다.
*책 수집가 활동을 통해 출판사 아르테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