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 - 시베리아 숲의 호랑이, 꼬리와 나눈 생명과 우정의 이야기
박수용 지음 / 김영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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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숲의 호랑이, 꼬리와 나눈 생명과 우정의 이야기


내가 꼬리에게 애정을 표현하는 최선의 방식은 모르는 척이었다. 모르는 척하면서 서로를 배려하는 것이 우리의 유일한 끈이었다. 결국 혼자 가야 하며 그것이 살아 있는 모든 생명의 길이기 때문이다. (p.173)



다큐멘터리스트였던 저자는 세월이 흐르면서 호랑이의 삶을 깊이 이해하게 되고, 호랑이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기 위해 시베리아 호랑이보호협회를 설립하여 야생호랑이 보호활동을 하고 있다. ‘꼬리 저자가 관찰하고 보호한 시베리아호랑이에게 붙여준 이름이다



시베리아의 자연과 호랑이의 삶은 경이롭고 마음을 울린다. 1부에서 호랑이꼬리 지역에서 가장 크고 힘센 으뜸 호랑이에서 서서히 밀려나는 과정을, 2부에서꼬리 혹독한 겨울을 어떻게 버티고 살아남는지 생생하게 보여 준다



시베리아의 동물들에게 겨울은 생사가 걸린 계절이다. 인간이 호랑이 먹이가 되는 동물을 사냥하고, 호랑이는 먹을 것을 찾아 마을까지 내려온다. 호랑이와 인간 사이에 갈등이 일어나 다치거나 죽음에 이르기도 한다. 호랑이의 영역을 인간이 먼저 침범하지 않았다면 문제가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인간의 입장에서 호랑이는 두려운 존재이지만 호랑이는 생존을 위해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가을쑥이 죽어야 봄쑥이 싹을 내미는 것이고 그것이 자연의 이치인데…. 하지만 불쌍하고 불완전했다. 늙는다는 것도 불완전했고 늙어서 스스로 생활해 내야 한다는 것도 불완전했다. 자연이 그것을 배려하지 않는다는 것은 알지만 그래도 꼬리가 불쌍했다. 내가 그에게 끌리는 것은 완전한 것에 대한 집착이 아니라 불완전한 것에 대한 연민이었다. (p.169)



호랑이 관찰을 위해 잠복할 인내와 고통에 괴로웠고 호랑이와 대치 상황에서 막히는 분위기가 고스란히 전해져 긴장했다. 저자는 야생호랑이꼬리 늙어서 죽음을 맞이하는 과정이 자연의 순리대로 흘러가기를 바란다. 담담하지만 잔잔한 애정을 담은 저자의 시선으로 호랑이의 삶을 지켜보고 꺼져가는 생명에 대해 연민을 느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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