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 책과 혁명에 관한 닷새 밤의 기록
사사키 아타루 지음, 송태욱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그것은 바로 이런 것입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이 얼마나 가공할 만한 것인가. 그것에 대해서는 전날 밤에 이야기했습니다.
시인 스테판 말라르메가 신문 따위와 책은 격이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왜냐하면 책은 "많이 접어져 있기 때문이라고 말이지요. 도대체 무슨 얼빠진 소리냐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본질적인 것입니다. 책이라는 것은 한 장의 종이를여러 번 접고 재단하여 만듭니다. 하지만 그렇게 많이 접어 ‘책‘
이 되면, 급하게 한 장의 종이로 만든 문서나 두 장으로 접어서펼친 서류와 달리 몇 번 읽어도 알 수 없게 됩니다. 몇 번 읽어도, 몇 번 눈을 집중해도 모든 지식을 자기 것으로 했다는 확신이 별안간 완전히 사라져버립니다. 신기한 일입니다만 이것은사실입니다. 반복합니다. 책은 읽을 수 없습니다. 읽을 수 있을 리가 없습니다. ‘책‘으로 만들자마자 몇 번 읽어도 알 수 없게됩니다. 그런 책만이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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