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은 인간을 어떻게 조종하는가

디지털의 배신 - 플랫폼 자본주의와 테크놀로지의 유혹
이광석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0년 6월

배달음식 시켜먹고 싶을 때 우리는 더 이상 전단지를 보지 않는다. 배달앱을 검색하여 주문 완료!

심심할 때는 텔레비전을 켜기보다는 가볍게 유튜브를 켠다. 콜롬비아에 살 적에 처음 알게 된 네플릭스, 한국에서도 지금은 그냥 일상이 되어버린 단어이다. 이렇게 우리 생활에 빠질 수 없는 이러한 디지털이 장악한 시대이다. 디지털이 주는 편리함과 달콤함은 다들 알고 있을 터, 하지만 반대로..어떤 것들을 우리에게 뺏어가며 조종하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생각할 일도 별로 없다. 나조차도 코로나의 여파로 인간관계가 더욱 단절되면서 발전된 디지털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제목도 다소 파격적인 《디지털의 배신》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내 생활을 파고들은 디지털을 좀 더 이성적으로, 조금은 두려워하면서 대해야겠다는 생각이 커진다. 디지털 속 개인정보의 보안을 불신하는 주변의 몇몇 지인들을 보면서 그게 무슨 대수라고 크지 않게 생각하였는데, 이 책을 읽으며 우리가 즐겁고 달콤하게만 받아들인 디지털의 검은 면은 꼭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더욱 든다. 특히 공유 플랫폼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인상 깊었다. 단순히 편한 소비자의 입장만 생각했던 나에게 공유플랫폼의 중계인의 불로소득 같은 이면, 아무런 노동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플랫폼 노동자의 실상 등에 대해서 알게 된 것은 정말 뜻 깊다. 점점 더 이런 스타일의 노동이 많아지면서 앞으로는 많은 사람들이 심각하게, 사실 지금부터 심각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들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든다.

유튜버로 수익이 높은 사람들을 보며, 혹은 취미로 유튜버 컨텐츠를 생산할 수 있지만 이 책의 저자는 컨텐츠 생산 활동을 무급 노동자라고 묘사한다. 우리는 컨텐츠를 생산하고 소비하며 그 속에서 향유만 하는 것 같지만 이를 통해 컨텐츠 플랫폼 중개인은 수많은 알고리즘을 빼어가고 우리를 조종한다는 점은 알고 나면 참으로 무서운 것 같다.

한국에서 온라인 회사의 붐이 처음 일 때 벤처 기업 등의 타이틀을 달고 무공해 회사 등의 좋은 닉네임들을 많이 달았다. 하지만 이 책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온라인, 디지털 회사의 컨텐츠 생성 등으로 인한 환경 오염을 지적하며 회사들이 책임을 가져야 함에도 크게 지적을 한다.

디지털의 달콤함은 취하기 쉽고 즐기기 쉽지만 이면에서 주는 해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다. 디지털이 더 발전할수록 우리는 생각하기를 멈추고 조종당한다는 것, 이 책을 통해서 더욱 더 경각심이 든다. 이러한 책 등을 통하지 않고서는 쉽게 접하기 쉽지 않은 디지털의 악함,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등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이 책, 정말 좋은 기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