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기계 비판 아우또노미아총서 6
조정환 지음 / 갈무리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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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환이 2005년 1월에 쓴 <제국기계 비판>.
2003년에 <아우또노미아>를 쓴 이후, 세계 정세와 자율주의 이론
및 한국 상황 등에 대해 그 동안 쓴 글들을 모아 정리한 책이다.

조정환은 원래 서울대 국문과 박사과정을 수료한 사람이지만,
1980년대 말에 <노동해방문학> 사건으로 수배당하면서 '이원영'이라는 가명으로 숨어다닌 경력에서 보여지듯 문학평론보다는 사회분석이나 맑스주의 이론 등에 더 강점을 보여주는 사람이다.
<카이로스의 문학>보다 <제국기계 비판>이 더 괜찮은 책인 건 아마 그 때문일 게다.

사실 이 책이 아주 새로운 내용이다, 이렇게 말하기는 힘들다.
왜냐하면 '안토니오 네그리'나 '질 들뢰즈', '펠릭스 가타리' 등의 이론을 잘 정리한 책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제법 잘 정리했다는 생각은 든다.

사실 이 책의 내용은 약간 모순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편으로는 '다중'의 투쟁 때문에 그 투쟁을 피해 자본이 금융 자본으로 집중하면서 신자유주의 체제가 등장했다고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기계 도입(물론 이것도 노동자들의 투쟁 때문이라고 설명하긴 하지만)으로 인해 이윤율의 경향적 저하가 일어나고 다중의 삶이 더욱 어려워졌다고 설명한다.
결국 모든 것의 원인은 '다중의 투쟁' 때문이었다고 하면서, 자본이 더 이상 자신이 착취할 '외부'가 없기 때문에 앞으로 다중의 투쟁이 잘 이루어진다면 '지구 제국(초국적 자본에 의해 만들어진 세계 질서를 의미)'이 그 종말을 맞이할 것이라고 한다.

글쎄, 이러한 주장은 좌파들에게 희망을 주기는 한다. 하지만 국가에 대한 시각은 너무 맑스주의적 입장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자본의 변환에 의해 국가가 바뀌는 식이라고 바라보는 것이다. 물론 네그리의 견해를 그대로 따라한 것인데, 네그리는 지나치게 경제 환원론적 시각으로 정치 현상까지 바라본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조정환이 희망을 걸고 싶어한다는 건 알겠으나(물론 마냥 희망만 말하는 건 아니다. 결국 그 역시 각성된 주체성을 말하는 듯하다), 이런 점들이 걸리면서 신뢰에 다소 무리가 가는 건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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