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리바의 집 히가 자매 시리즈
사와무라 이치 지음, 이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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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동창 '도시'에 집에서 일어나는 이유를 알 수 없는 기현상에 주인공 '가호'가 휘말린다.

처음에는 원한에 따른 문제로 알았고,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그것을 해결했다고 생각했는데...


해결했다고 생각한 그 순간 더 큰 문제가 드러난다. 괴이를 괴이라 생각하지 못하고, 비정상을 정상으로 받아들인 '도시'의 집 사람들이 그 집에 있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시시리바'라는 존재... 그리고 대단원에 도달했을 때 한꺼번에 퍼즐이 맞춰지는 스토리. 

읽는 내내 소름이 돋았다. 



그리고 <보기왕이 온다>, <즈우노메 인형>에서 보여주었던 것처럼. 우리 주변에 있는 가정의 문제까지도 생각해보게 한다. 

유다이는 아내 가호를 사랑해서 일을 그만두고 집에 있어달라고 한 것이지만, 아내 가호의 입장에서는 아직 아이도 없는 상황에서 무료하게, 심지어는 남편의 직장 때문에 멀리 이사를 온 상태에서의 나날을 보내게 되었다. '지켜야 할 것'이 없는 텅 빈 집은 그녀로 하여금 누군가를 방문하도록 만들었고, 그 때문에 그는 동창 도시의 집에 방문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 집에서 일어나는 괴이를 모른 채.


한편, '지킨다'는 것은 무엇일까? 무조건적인 배제만이 수호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정상적인 사고를 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퍼부어진 '행복한 가정을 지킨다'라는 소원은 오히려 가족 전체를 망가뜨렸을 뿐이다. 물론 가족 자체가 소중한 것이 아니라 가족이라는 형태가 지켜야만 하는 것이라면, 가족의 일원들은 얼마든지 '대체'될 수 있지만 말이다. 이 또한 끔찍한 일이다.


특정한 가정의 모습을 강요하는 것도,

특정한 삶의 양식을 강요하는 것도,

그 모든 것이 '가족을 위해서'라는 이름으로 무의식적으로 행해지는 것도,

생각해봐야 하는 문제가 아닐까.


사와무라 이치의 글이 소름돋는 것은 그러한 지점들을 잘 발견하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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