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모든 시간의 역사 - 시곗바늘 위를 걷는 유쾌한 지적 탐험
사이먼 가필드 지음, 남기철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8년 2월
평점 :
절판


삶의 의미를 찾아줄 시간 여행에

사이먼 가필드보다 더 좋은 가이드는 없다.

 

문명의 주인공이 되기까지 시간이 걸어온 2,500년의 여정

시계공, 철학자, 종교인을 만나며 오감으로 겪어 보는 시간여행

 

「거의 모든 시간의 역사」

사이먼 가필드 지음.

 

 

 

 

 

 

이 책은 인간들의 시간에 대한 강박적인 집착을 다루었다.

시간 측정, 시간 통제, 시간 판매, 시간에 관한 영화 만들기,

약속 시간 이행, 시간의 불멸화 그리고 시간의 의미화를 갈망하는

인간의 모습을 소재로 삼았다.

 

 

"우리는 연륜이 아니라 행적으로 산다.

호흡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며 산다.

숫자가 아니라 감동으로 산다.

우리는 심장박동으로 시간을 셈해야 한다."

-아리스토텔레스

 

 

이 책은 화살처럼 날아가는 현대사회의 시간을 추적하고 있다.

 

 

 

 

나는 시간 때문에 사고를 당했다.

도로에 사람들이 붐볐던 탓에 나는 빨리 달릴 수 없었다.

사고란 두련운 일이며 무서운 경험이다.

 

나는 내가 시간의 작은 알갱이조차 모두 느끼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고를 당한 2014년 8월은 나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날처럼 느껴졌다. 지나치게 감아버린 시계태엽처럼 팽팽하던

긴장감은 사고로 인해 풀어져버렸다.

모든 것이 뒤집힌 듯했다.
 

 

 

세네카가 쓴 에세이에 나오는 글귀는 그리스 의학자 히포크라테스가 남긴 명언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을 싱각나게 한다. 히포크라테스의 명언에 대해서는

지금까지도 해석이 매우 다양하다.

세네카의 명언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사상가들이 가장 좋아한 주제가

시간의 본질이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준다.

 

나는 낙관론자 아리스토텔레스를 존경한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연륜이 아니라 행적으로 산다.

호흡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하며 산다.

숫자가 아니라 감동으로 산다. 우리는 심장박동으로 시간을 셈해야 한다."

 

 

사고 후유증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 팔꿈치가 회복되면서

나는 다시 책을 잡을 수 있었고 내가 경험한 거의 모든 것이 시간과

관련되어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모든 책, 모든 영화도 마찬가지였다.

 영화는 매 플롯마다 분초를 다투거나 시간에 의존했다.

 

시간은 언어 사용에 대해 더욱 지배적이었다.

'옥스퍼드 영어사전'은 3개월에 한 번씩 2,500여 개의

새로운 단어와 관용어를 제3판 온라인 버전에 추가한다.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따르면 우리가 사용하는 어휘는

시간에 의존한다. 단순히 하나의 낱말이 아닌 철학적인

개념으로 인간의 활동이나 말은 다른 어느 것보다도

시간에 의존한다는 뜻이다. 
 

 

 

계획적으로 현대화를 이룬 세기에는 향수병 환자를 사회적으로

버림받은 사람처럼 취급해 정신병원에 입원시키거나 감옥에 보냈다.

향수병nostalgia이란 말은 1688년 스위스 의사 요하네스 호퍼가

그리스어 nostos(집으로 돌아감)와 algos(고통)를 합쳐 만들었다.

 

이른바 마음의 병은 17세기 초 30년전쟁 기간에 집을 떠나 있던

군인들에게서 관찰되었으며 커다란 고통을 준 질병으로 알려졌다.

 

시간 흐름의 방향을 바꾸려는 프랑스의 오랜 전통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지만 눈에 띄는 결과가 없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매한가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시간을 거스르려는 경향이 점점 거세지고 있으며

이에 관한 자기 풍자도 늘고 있다.

 

그들은 노래를 브르고 할아버지들이 차던 시계를 부수는

 퍼포먼스를 했다. 하지만시간을 멈추지는 못했다.

그러나 시계는 세상 어디에든 있고 여전히 쉼 없이 돌아가고 있다.

 

 

아름답게 들리는 음악은 작곡 자체 못지않고 곡에 대한 해석에 영향을 받는다.

작품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은 곡에 대한 해석이다.

예술에 절대성이란 없으며 인간의 감정은 시간으로 측정할 수 없다.

그런데 19세기 초에 이르러 음악을 해석하는 방식이 바뀌었다.

베토벤의 음악에 대한 갈망 그리고 그가 음악 형식을 파격적으로

바꾼 것과 관련이 많다. 베트벤은 새로운 방법으로 박자를 표시했다.

 

 

 

 

 

베토벤에게 메트로놈은 가히 혁명적인 도구였다.

메트로놈으로 인해 최상의 안정성과 미세한 다양성을 가지게 되었다.

빈켈은 시계추의 정확한 움직임을 보고 아이디어를 내어

메트로놈을 만들었다.

모양새도 요즘 사용하는 작은 피라미드 형태가 아닌 저울을

세워 놓은 모습과 비슷했다.

 

베토벤이 사용한 메트로놈은 요즘 메트로놈보다 느렸을 것이다.

악보의 메트로놈 표시 그대로 연주하면 너무 빨라서 연주하기가

거의 불가능할 정도다. 그래서 음악 비평가들은 메트로놈 표시가

막연하며 현실성이 없다고 여긴다.

 

이렇듯 이 책에는 우리 시대의 시간 개념을 증언해줄 사람들이

나온다. 그들 가운데에는 유명 예술가, 운동선수, 발명가, 작곡가,

영화감독, 과학자, 시계제조자 등...

이런 사람들의 증언을 통해 우리가 시간을 측정하고 인지하는

개념이 우리의 삶을 향상시키거나, 옭아메거나, 혹은 뒤엎어버린

사례들을 통해 시간과 관련 있는 중요한 순간들을 살펴볼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