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과 공간이 정지하는 방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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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추천, 이외수에세이


시간과 공간이 정지하는 방

이외수 쓰고 정태련 그리다 / 해냄







독특한 상상력, 탁월한 언어의 직조로 사라져가는 감성을 되찾아주는 작가 이외수.

세밀화를 통해 우리 땅의 생명, 민족 고유의 유산에 생명력을 불어 넣는 일을 평생의 

소명으로 간직하고 살아가는 화가 정태련이 만나 <시간과 공간이 정지하는 방>을 출간하였습니다.


'치열한 인생, 사랑 하나면 두려울 것 없네'


험난한 인생을 사랑으로 버텨내겠다는 메시지가 담겨있으며, 

사회적 격변의 시대를 지나 개인적인 고민이 점점 커져가는 이 시대, 

이 시대 많은 삶에 대한 고민으로 지친 이들이 자신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마련해 주는 책입니다.

 



차례

 1장 적요는 공포

2장 청량한 액체 상태

3장 털갈이의 계절

4장 바람의 칼날

5장 솜 이불과 가시방석

6장 조각구름 한 덩어리

7장 기다림 속 희망


" 시간의 옆구리, 작은 골방 하나를 나는 알고 있다.

가끔 나는 그 골방으로 들어가 명상을 하거나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린다.

그때는 시간도 공간도 정지한다. 그리고 모든 현실은 사라져 버린다."

 

 



치렁치렁하던 머리카락을 짧게 잘랐더니

거추장스럽지도 않고 기분도 상쾌하다.

그런데 한 달에 한 번씩 머리를 감을 때는 한 달에 한 번씩 머리가 가렵더니

사흘에 한 번씩 머리를 감으니까 사흘에 한 번씩 머리가 가렵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다시 기를 생각이 없다.

 


 



타고난 사람이 노력하는 사람을 따라가지 못하고,

노력하는 사람이 즐기는 사람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타고나지도 노력하지도 않았고,

노력하지도 못했으며, 즐길 수도 없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괜찮다. 훌륭한 관람객으로 존재하면 된다. 






물질만 고체 액체 기체 상태로 변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도 고체 액체 기체 상태로 변한다.

내 사랑은 목마른 이들을 위해 

언제나 청량한 액체 상태로

네 가슴 가득 고여 있다. 


항해보다 어렵고 전쟁보다 치열한 인생,

사랑 하나만 있으면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인간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을 살아가면서

어찌 돈 되는 일만 신경을 쓰고 살아갈 수가 있겠는가.

가끔은 손해 보는 일도 하면서 살아야 하고

가끔은 욕먹을 일도 하면서 살아야지.

다시 그대 앞에 펼쳐지는 월화수목금토일. 

부디 아름답고 보람 있게 보내기를.



인생도 먼 길 가기, 사랑도 먼 길 가기.

험난한 가시밭길 헤치고 헤쳐서 맨발로 피 흘리며

여기까지 걸어왔는데 신발이 짚세기면 어떤가.

가다가 낙오된 사람 만났을 때,

손 내밀고 일으켜 세워 목적지까지 함께 걸을 수 있다면 더욱 좋겠네.


갈팡질팡, 뒤죽박죽,

정신을 차릴 수가 없는 세상입니다.

그래도 그대는 안녕하신가요.



 

 


이외수의 믿거나 말거나 달 친구들과의 채널리 통신.

오래전에 아리랑의 출처가 궁금해서 달 친구들에게 물어보았다.

고려가 망하고 조선이 건국되기 직전에 청송 노인이라는 분께서

산중에 들어가 현금을 타며 만든 곡이라고 한다.

백성들의 슬픔을 끌어모아 음악 속에 담아서 위안과 안녕을 

가져다주는 힘을 간직할 수 있도록 의도된 민요. 

가사에 담긴 주술적인 뜻은,

아리랑 - 나를 알고

아리랑 - 너를 알고

아라리요 - 그리하여 우주를 알았다

아리랑고개로 - 우리의 소망 해와 별에 걸어 두노니

넘어간다 - 언젠가는 모두 이루어지이다


짤막하게 적인 단문으로 표현했지만 작가의 외로움이 느껴지고, 

그 안에는 위로와 위안을 주는 함축적으로 많은 의미가 담겨있으며,

함께 어우러진 세밀화로 더 감정을 깊이 있게 느낄 수 있도록 해줍니다.

시적인 문장과 함께 중간중간 이외수 작가의 일기장 같은 어릴 적 에피소드부터

현재의 모습을 에세이 글이 함께 담겨있는데, 작가의 다양한 이야기를 볼 수 있었습니다.


먹고살기 급급했던 시대를 지난 살아남기 위해 애쓰고 있는 상황을

이외수 작가의 글적 표현으로 담았으며, 

그 글이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이들에게 응원 메시지로 전해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나의 아픔, 힘든 이야기를 나눌 곳 없는 이들에게 '시간과 공간이 정지하는 방'은

작가처럼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스스로 영혼의 골방에서 나와 

나만의 방으로 찾아갈 수 있도록, 삶에 대한 고민으로 지친 이들에게 자신의 삶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갖도록 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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