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꽃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78
최은영 지음, 김송이 그림 / 시공주니어 / 201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시공주니어 문고 시리즈 3단계 '빨간꽃' 은 고단한 유학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열세 살 지우의 이야기를 담은 동화예요.
이글을 쓴 작가는 '조기 유학'에서 돌아온 아이들을 직접 만나고 함께 나눈 이야기를 바탕으로 지우가 겪는 아픔을 아주 생생하게 담았어요.

또한 지우의 아픔뿐만 아니라 지우에게 서먹하게 대하는 친구들의 마음과 갈등, 지우를 위해 뭐든 하려는 부모님과 선생님의 입장까지 객관적으로 담은 이야기예요.

 

 

 

1990년대 후반에 시작된 초등학생들의 조기 유학은 한때 열풍이였지만, 지금은 흔한일이 되버렸어요.
조기유학으로 인해 기러기아빠의 문화도 생기게 되고 서로 떨어져지내는 가족들은 외로움과 그리움으로 시간을 보내게 되었어요.

 

4학년 때 엄마와 함께 유학을 떠났던 지우는 2년 만에 돌아온 한국이 낯설기만 하고,
교과 과정부터 시험 보는 방법까지 모든 것이 바뀐 학교, 자기 성적 챙기느라 바쁜 친구들...
거기에 다른 아이들보다 뒤처질까봐 지우를 다그치는 엄마는 모두 지우를 힘들게 하는 것들이예요.
아무도 지우가 한국의 학교생활에 적응하기를 기다려 주지 않아요.
캐나다에서도 늘 외로웠던 지우, 고향의 나라에 가면 달라질꺼라 생각했지만, 낯선 나라에서 처럼 한국에서도 똑같이 외롭고 힘든 마음을 느끼게 됩니다.



 

 

은채는 아이들과 함께 벌써 많은 것을 준비하고 있었다.
어쩐지 내가 뒤늦게 끼어드는 기분이였다.
...
지원이가 타박했다. 나는 지그시 아랫입술을 물었다.
캐나다에서도 모둠과제는 많았다.
자유롭게 토론하듯 이야기를 하면 되었는데,...
모둠 과제가 성적에 들어가는 일도 없고, 아이들이 성적에 그리 예민하지도 않았다.

 

 

선생님은 내가 알아들을 수 있도록 천천히 말했다.
먼 나라에서 공부하러 온 친구를 괴롭히면 안된다고,
나에게는 이곳 생활과 문화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선생님은 나와 캐시에게 앞으로 일주일 동안 같이 다니라고 했다.
나는 캐시랑 다니고 싶은 마음이 눈곱만큼도 없었다.

 

 

"그러니까 뒤늦게 왜 우리 모둠에 붙느냐고!"

은채가 코웃음을 치며 팔짱을 꼈다. 몹시 기분이 나쁜듯 보였다.

"짜증나!!"

은채가 몸을 홱 돌렸다.

머릿속은 온통 하얗게 변해 버렸다. 눈앞에 있는 은채가 캐나다의 캐시로 보였다.

 

 

 

 

의사선생님은 한참 동안 검사 결과가 띄워진 모니터를 들여다 보더니, 나에게 '기면증'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기면증이 뭔데요?"

"일종의 수면장애로 중추 신경계에 이상이 생길 경우 나타날 수 있습니다."

지우가 걸린 기면증은, 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수면장애...

 

 

"아픈 건 좀 나아가?"

"치료는 어떻게 받아?"

은채가 또 물었다. 순간 머릿속이 멍해졌다.

'신경 정신과에서 심리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해도 될까.'

사실대로 말했다가 놀림받지 않을까 두려웠다.

 

 

선생님은 나에게 두번째 과제를 주었다. 하루에 한번씩 엄마 안아 주기. 연습은 따로 할 필요가 없었다.

치료실에 올때마다 연습해 두었기 때문이다.

"두번째 과제로 넘어가기 전에, 첫 번째 과제를 휼륭하게 끝냈으니 상을 줘야지."

선생님이 탁자 아래로 허리를 숙였다. 그러고는 빨간 장미 한 다발을 내게 건넸다.

"지우가 두려움을 떠려 내고 세상 밖으로 한 걸음 나선 것처럼,

시험지에 갖혀 있던 빨간 꽃도 이만큼 지우 곁으로 다가 온거야."

 

나는 빨간 장미 꽃다발에 얼굴을 갖다 댔다. 꽃향기가 진하게 풍겼다.

시험지 속에 갇혀 있던 빨간 꽃이 진한 향기로 내 마음을 간질이는 듯했다.


지우는 시험지 가득한 빨간 빗금을 꽃으로 고쳐 그리며, 자기만의 꽃을 피우리라 다짐을 합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자신을 잃지 않고 용기를 얻을 수있도록 해주는 이야기의 결말이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네요.

항상 문제가 되고 있는 우리나라 교육문제점을 서정적으로 표현해 주고 있긴하지만, 그래도

어린 지우가 겪었을 마음의 상처를 생각하면 마음이 짠해지네요.

시험지의 빗금을 빨간 꽃으로 고쳐그린 그림을 보니 지우의 미래가 밝아 질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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