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른이 되어서도 가끔 울었다
투에고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5월
평점 :
품절


홀로 외로운 그 밤 당신의 곁을 지켜준
투에고의 공감 에세이

「나는 어른이 되어서도 가끔 울었다」 RHK 






인스타그램 @two_ego 로 먼저 접한 
'나는 어른이 되어서도 가끔 울었다' 책 내용들
사십이 넘은 어른이라 고된 삶의 이야기를 잘 풀어주어
공감을 열심히 눌러보았는데, 제대로 책으로 볼 수 있게 
되어서 얼마나 기쁘던지...

사십넘어 한사람의 글에 열광해본지도 오랜만~
2019년도 새해부터 엄청난 일로 힘든 나날을
지내고 있던 때에 인스타에 올라오는 투에고님 글들 보면서
힘도 얻고 힐링도 되고 마음의 안정도 찾았네요.


살아 있다는 것              

내일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이 소리를 하면서 주변에서는 의지가 박약하다며
쯧쯧 혀를 찰지도 몰라
한데 처음부터 이렇게 나약했던 것은 아니야

참고 참다가
버티고 버티다가

힘듦의 무게를
지탱하던 힘을 상실한 거야

그럼에도 마음을 추스르고
다시 일어나야 해

다른 누군가에게는 
이런 내일도 간절하다는 것을 아니까







막막했던 나날              

가슴에 멍울이 진 것처럼 답답했고
긍정적인 생각은 단 한 가지도 들지 않았다.

어쩌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게 아니라
마지못해 견디고 있었다. 

하루를 버텨야 하는 무거운 강박감으로 인해
정신은 피폐해져만 갔다. 어두컴컴한 방에서
지그시 눈을 감은 채로 세상과 단절되어 있으면 
그나마 괜찮은데, 눈부신 바깥으로 나가는 순간부터는 
시계추가 멈춰버린 것처럼 고역에 시달려야 했다. 

일어나는 모든 일이 나를 둘러싼 환경과 여리고
나약한 나 자신이 만든 결과라 탓하며 더욱더 초라하게 
위축되어 갔다. 






내 마음을 나도 모르겠다                        


괜찮은 줄 알았는데
막상 괜찮지 않다.

참아야지, 참아야지 했는데
기어코 터뜨리고야 만다

꾸준히 애정을 줄 수 있을 거라 믿었는데
언제 그랬냐는 듯 밍숭맹숭하다

주어진 일에 지긋이 매달릴 거라 각오를 다졌는데
이제는 그 다짐이 무색해질 정도로 지긋지긋하다

나도 내 마음을 잘 모르겠다






미련              

진작 놓아야 했는데
안간힘을 다해 꽉 붙들고 있었어

줄을 잡고 있던 손은
살갗이 까지고 피가 나서
고통스러울 지경에 이르렀지

그래도 가버릴 것들은 
매정하게 다 떠나가더라

이럴 줄 알았으면
애초부터 잡지 말 걸 그랬나 봐

그럼 내가 조금은 
덜 다쳤을 텐데...






기억의 대비              


헤어 나올 수 없는 절망의 나락으로 빠졌을 때. 
간간이 떠오르는 행복이 그리 아플 수가 없다.
그래서인지 이제는 기쁨을 온전히 만끽하지 않는다.
또다시 감정이 대비되어 아플까 봐.

이별은 마음을 준 만큼 아프고, 나락으로 치달을 때는
올라갔던 만큼 아프다. 제아무리 화려한 순간도 지나가고
나면 찰나라고 느낄 만큼 공허하다.
하루하루를 최고의 날로 살 수만은 없다. 
오르락내리락하는 이 삶에서 내가 선택한 방법은 감정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조금은 미지근하게 사는 것이다




 


흘러가는 삶              

환경을 탓해본들
세상을 원망해본들
그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

이제는 괜찮다고 말한들
아직도 힘들다고 말한들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가

이제는 안다
행복해지려 애써본들
짙은 우울을 감처본들
크게 달라지는 것이 없음을

그저 내 마음이 향하는 곳으로
흐르는 강물처럼 살련다


"누구나 그런 아픔을 안고 살아간다."
정말 다른 사람들도 이런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걸까?


위에 적은 글들은 이 책에서 
내가 제일 공감하고 위로 받았던 글들이다. 
 
인생의 중반 앞만보고 달려왔다
그래서 이제는 어느정도 자리잡고 
아이들과 오손도손 행복하게 살 날들만
있을 줄 알았다.

예상치 못한 지난 10여년간의 일들이
나를 이렇게 힘들게 할 줄은 몰랐다
혼자서 지난 몇개월동안 참으로 많이 
울며 내 인생을 내 환경을 탓하며 
힘들게 보내왔다.
어쩌면 첫 글처럼 내일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도 많아다. 

하지만 내가 그러는 동안에도 
시간은 흐르고 내 삶은 살아지고 있었다.

아직도 완전 치유가 된건 아니지만
그 일들이 평생 잊혀지진 않겠지만
그래도 아이들과 엄마를 위해서라도 
살아야하기에 흐르는 강물처럼 살아보려고 한다. 

누구의 위로도 마음에 와닿지 않던
그런 순간 우연히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나는 어른이 되어서도 가끔 울었다」
투에고의 글들이 나를 위로해 주었다.
나를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게 용기를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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