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창의력 여행 - 일본에서 마주친 기발하고 비범한 창의력 이야기
김광희 지음 / 넥서스BIZ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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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직시하면 우리 미래의 난제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

일본을 통해 우리의 미래를 보는 시간, 

일본에서 마주친 기발하고 비범한 창의력 이야기

「일본 창의력 여행」김광희 지음 

 

 

 

 



그동안 일본은 우리의 훌륭한 교과서였다. 한 페이지씩 넘겨가며 근대화와 산업화의
노하우를 습득했다. 그러나 일본을 가리켜 '이미 제쳤고, 이젠 지는 해다"라고 으스대며
교과서를 당장 덮어버려서는 안된다. 여전히 한국은 일본이라는 교과서로부터 배워야 할
것들이 참으로 많다. 일본의 실체를 제대로 꿰면 우리의 미래상과 방향성을 그리
어렵지 않게 헤아려 지혜를 모을 수 있다. 
이 책은 작금의 복잡다단한 한.일 관계를 논하고 있지 않다. 지난 2014년 연구년을 맞아
일본 도쿄에 머물며 조우한 톡톡 튀는 창의력을 모티브로 기획한 내용이다.




국민들의 투표로 아이돌후보를 뽑는 프로듀서 101이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었다.
올해는 프로듀서48로 일본과 한국 두 나라의 여자아이돌 그룹을 만드는
프로로 다시 방송중인데 여기에는 일본에서 활동한 아이돌가수들이 많이 참여를 했다. 
그중에서 AKB48이라는 그룹이 있는데, 이 여성 아이돌 그룹은 일본에서 인기가
꽤 많은 아이돌이며, 일본 최고의 음악 인기차트 오리콘의 연간 순위에서
8년 연속 1위를 차지한 가수이다. 




출시하는 음반마다 가뿐히 100만 장을 돌파하는 AKB48의 위력은 어디서 오는 걸까?
이 그룹은 졸업이라는 독특한 멤버 충원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졸업이라는 이름 아래 오래 활동한 멤버는 내보내고 총선거를 통해 새로운
멤버를 발탁함으로써 그룹의 참신함을 이어간다. 이 때문에 한국 아이돌 그룹처럼
멤버들의 결혼과 입대, 탈퇴 등에 그룹의 존폐가 결정되는 일은 없다. 
이게 AKB48의 장수비결 가운데 하나다. AKB48이 지향하는 아이돌 상은
팬들이 직접 참여해 육성시켜나가는 이른바 '다마고치형'이다.




한 슈퍼마켓의 매장 밖(계산대 주위)모습이다. 
평소에 당신이 이용하고 있는 마트의 계산대와 다른 점을 찾아보라. 

1957년에 창업한 오제키는 28년 연속 매출액이 증가할 만큼 경이로운 회사로
수도권에 걸쳐 약 40개 점포가 영업을 하고 있다. 
오제키가 내세우는 경영 이념은 크게 세 가지 이다.

고객 제일주의, 개별 점포주의, 지역 밀착주의





오제키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누가 뭐라 해도 '계산대의 방향'이다.
아마 대부분의 계산대는 매장 안쪽으로개방되어 있어 직원은 안쪽에서 들어와
현재 계산대의 위치에 서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오제키의 계산대는 직원들이
매장 바깥쪽을 통해 들어올 수 있게끔 반대로 설계돼 있다. 

왜 그런 걸까?

바로 여기에 고객 제일주의를 몸소 실천하기 위한 오제키만의 노하우가 숨어있다.
어린이를 동반한 고객이나 몸이 불편한 고령자 등이 계산을 끝내면 직원은 계산대
바구니에 담긴 물건을 포장대로 옮겨준다. 경우에 따라서는 계산대 직원이
고객이 들고 갈 비닐 봉투에 구입 물품을 직접 담아주기도 한다. 
이런 서비스가 가능한 것은 다른 곳과 달리 반대 방향으로 개방된 계산대 덕분이다.
이는 고객 제일주의라는 경영 이념을 몸소 실천해 보여주는 유쾌한 사례다.




일본은 미국에 이은 제2의 경제 대국(GDP 기준)이었다가 중국에 밀려
3위로 밀려났지만 잠재력만큼은 여전하다. 그런 일본을 지탱하는 힘은 
엄청난 아이디어 상품에서 볼 수 있듯이 기발한 발상과 창의력이다. 

일본 곳곳에서는 매년 기상천외한 발상과 창의력을 겨루는 대회가 열린다. 
그 대표적인 것이 책을 비롯해 갖은 잡화를 취급하는 빌리지 뱅가드와
게이오 대학의 모리카와 토미아키 연구실이 개최하는 '잡화대상'이다.
이는 일본을 대표할 크리에이터 육성을 목표로 만들어진 상이다. 




이른바, 잡화는 생활필수품은 아니지만 적게는 주변 사람을 크게는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생활의 활력소다. 잡화는 튀는 발상과 번뜩이는 창의력이 가득 담겨있기 때문이다.
잡화대상의 응모 부분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일반부문'이고 또 하나는 '아이디어 부문'이다.
1차와 2차 심사를 거쳐 최종적으로 수상자가 결정된다. 심사 위원은 창작 현장에서
대활약 중인 프로페셔널 크리에이터들이 맡고 있다. 

2014년 대상에는 '계곡 다이버'라는 작품이 선정되었다. 그 작품의 설명은..
'낭만을 갈구하는 남성들에게 전해지는 고대의 비경 '계곡'. 그 비경을 제압하는
일은 세상 남자들에게 최고의 낭만이다. 무수한 위험을 무릅쓰고 꿈을 향해
돌진하는 모습에 경의를 표하며 사람들은 그들을 계곡 다이버라 부른다. 여기서 
계곡 다이버는 그런 남자의 낭만을 구현한 '가슴으로 뛰어드는 목걸이형 인형'이다.





지난 2014년 첫날, 전국 유력 신문에 후지산을 연상시키는 산 정상에서
참치 대가리가 불쑥 분화하는 전면광고가 실렸다. 
이 광고는 과연 어떤 단체가 무슨 목적으로 게재한 걸까?

대문짝만 한 신문 광고로 일본 국민을 깜짝 놀라게 만든 주인공은 오사카 소재의
'긴키 대학'이다. 이 대학은 인공으로 부화시킨 참치 알을 성어가 되기까지 일괄
양식에 성공한 '긴키 대학 참치'로 일본 내에서는 제법 유명하다.




희소성 때문에 '바다의 로또' 혹은 '바다의 다이아몬드'라고 불리는 고급 생선
참다랑어! "참치가 없으면 어물전도 없다"라는 말이 있을 만큼 일본인들의
참치 사랑은 남다르다. 전 세게 어획량의 80%를 일본인들이 먹어 치울 정도다.
마구잡이 포획으로 인해 세계적으로 그 규제가 날로 엄격해지고 있는 가운데
참다랑어의 완전 양식 성공은 긴키대학의 브랜드 향상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종이에 의존하던 수업은 이제 그만!'
'긴키 대학은 생태계를 소중히 생각하는 대학이다.'
이런 과감한 광고는 많은 수험생의 주목을 끌었다.

심각한 저출산으로 학령 인구가 감소해 신입생 유치에 힘겨워하는 국내 대학들도
참고할만한 가치가 있다. 



지난 2014년 2월 1일 국제 규격 하나가 조용히 탄생했다. 그건 바로 
'ISO 13482'로 지칭하는 '생활 지원 로봇의 안전 관리'에 관한 최초의 국제 규격이다. 

세상은 빠르게 바뀌고 있다. 로봇은 오래전부터 산업 현장에서 널리 활용되어 왔고
근래에는 의료, 완구, 배달, 청소, 경비, 국방 등의 분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새롭게 등장한 것이 바로 '생활 지원 로봇'이다. 이는 산업용 로봇을 제외한
가사, 간병, 복지, 의료 등 우리 생활 공간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될 로봇으로,
사람들과 동고동락하며 생활에 큰 변화를 불러 오게 될 것이다.

이번에 제정된 ISO 13482의 인증 대상 품목은 세가지 타입의 로봇이다. 
-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이동 작업형(mobile servants)
- 몸에 착용하는 장착형(physical assistants)
- 사람이 타고 움직이는 탑승형(person carriers)



 

 

 

 

지금껏 안전사고에 대한 안전 규제나 책임 관계, 사후 처리에 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지 않아 개인과 기업이 새로운 로봇의 연구 개발이나 투자, 판매, 도입 등을

꺼렸다. 판매자도 사용자도 모두 위험을 감수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

 

실제로 일본 내에서 간병 로봇의 판매와 보급이 부진했던 이유는 가격적 측면보다는

안전 규격이 정비되지 않았던 점이 훨씬 크게 작용했다.

'안전'과 관련된 문제에 관해서는 누구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는 일본 사회 분위기도 한몫했다. 

 

다가올 50년, 아니 100년은 로봇을 중심으로 하는 RT(Robot Technology)혁명의 시대가

 될 것이다. 일본 정부는 로봇을 컴퓨터 혁명에 이은 '제4차 산업혁명'으로 규정짓고 

산업경제성을 중심으로 로봇과 인공지능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해 제조 현장의 모든 공정을 

자동화하겠다는 강한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로봇은 미래 산업을 변화시키고 시장을 전복시키며 단숨에 우리의 삶 자체를

재편할 만큼 강력한 힘을 지닌 가장 유력한 후보이다. 

 

일본사람들 사회적인 분위기에서 일본전체는 창의력이 뛰어난 국가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에 우리보다 한발 앞서 초고령 사회를 맞은 일본은

거대한 실험 시장이며, 짧게는 몇 년, 길게는 수십 년 뒤 한국이

나아가야 할 큰 틀의 방향성을 미리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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