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후 아시아 문학선 17
백남룡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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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최고 베스트셀러 작가 백남룡의 대표작

북한 사람들의 일과 사랑, 그리고 삶의 이야기

「60년 후」백남룡 지음

 

 



1949년 함경남도 함흥시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졸업 후
1966년부터 10년간 장자강기계공장에서 노동자 생활을 했던
저자, 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하고, 1979년부터 작품 활동을 시작한
백남룡 저자는 자신에게 인생을 가르쳐준 공장의 옛 벗들에게
바치는 이글을 통해 북한 인민들의 삶을 다루어 그들의
일과 사랑 그리고 삶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그래....내 인생도 결코 보람 없이 흘러가진 않았지.'
삼십 년 세월 지배인으로 사업했던 공장, 기업소들과
잊을 수 없는 사람들의 얼굴이 뇌리 속에 류성처럼 벙긋거린다.

'산 보람이 있었어. 있구 말구... 공로보장을 받으며 집에서
쉬는 게 온당한 일이지. 서글퍼 하다니 원 참...'
최현필은 서리 내린 머리를 쓸어 올이며 호방스레 생각했으나
허전하고 울적한 기분은 가실 수 없었다.

공장!... 수년 동안 정력과 심혼을 깡그리 바쳐온 곳!
어차피 작별해야할 정든 집!...
최현필은 목이 꽉 메이고 심장이 멎는 듯 싶었다.
그는 아쉬움과 그리움 리별의 정이 사무치게
끓어오르는 눈길로 공장을 바라보기만 했다.





공장!.... 지배인에게 살붙이와도 같고 사랑과 열정을 마음껏
쏟아 부울 수 있는 삶의 보금자리와도 같은 그곳에는
수년 동안 함께 일해 온 친근하고 정든 사람들이 있다.
칭찬도 하고 욕도 하며 생산을 위해 고락을 나누던 직장장들과
과장들, 로동자들, 저열탄보이라 개조를 하는 열관리공들이 있다.

최현필 지배인은 기관장이 안해를 잃은 후 여러 달 동안 그의
사생활을 별로 도와주지 못했다는 생각이 아프게 들었다.
하긴 어떻게 도와줄 방법도 없었다. 사앙이 열렬했던 만큼
마음속 상처도 깊은 것이였다. 그래서 일곱 살잡이 어린 딸애를
할머니 집에 맡겨두고 합숙생활을 해온
그에게 벌써 다른 녀자를 권고 할 수는 없었다.




공장생활에서, 기술과의 사업에서... 별로 탈선 없이
사람들의 신망을 얻으며 발전의 곧은 길을 걸어온
데는 지배인의 조언이 그림자처럼 따라다녔기 때문이라고
누가 말해도 진호는 부정하지 못할 것이였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고 시대의 수레는 멈춤 없이 앞으로
굴러갈 때 공장의 모습이 변하는 것과 같이
최현필 지배인의 모습도 변해갔다.

공장은 중장해지고 생산이 늘고 사람들이 많아지고
기술이 높아졌지만 풍채 좋던 지배인은 주름살이 거미줄처럼
늘어서 얼굴의 구석구석이 초췌한 모습이 나타났고 잔소리가
많아지고 괴벽스런 고집은 류행에 뒤떨어진 옷과도
같이 낡은 경험 속에서 더욱 자라났다.





로동의 나날에 나를 이끌어
따뜻한 사랑과 믿음 주었네
...
수천 리 머나먼 시련을 이겨내고 바다로 흘러간 시내물의
폭풍 같은 환희와 열저오가 기쁨이 그대로 둥 둥~ 방안에 울린다.
최현필은 조횽히 눈을 감았다. 세상에 나서 진정한 삶이 어떤 것이었던가를
처음 느끼던 그 아득한 시절이 어제런듯 추겅되였다.
해방된 해 겨울, 깨진 유리창을 마분지로 가린 작업반 휴계실 밖에서는
첫눈이 푸근히 내리고 도람통 난로는 장작불에 달아오른다.




최현필 지배인은 은철의 말을 무심히 들을 수 없었다.
그는 다심한 아버지로서의 의무감에 잠겨 주위의 자연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사진기와도 같은 어린 소년의 맑은 눈과 순진하고도 섬세한 호기심을 안고서.
가없이 쭉 트인 하늘 아래에는 연무에 쌓인 산들이 한가로이 조을고
풀들과 꽃들이 핀 주단 같은 목초지는 발 밑에서부터 저기 둔던 우까지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수정 같은 개울물은 해빛에 즐거운 미소를
던지며 기슭의 낮은 개버들 숲과 풀대들을 적신다.

 



어찌하여 생활의 모든 것이 풍족한데도 가정은 화목하지 못 한가...
고열탄차 방통이 들어온 날 저녁, 남편이 지배인 방에 갔을 때
그를 비난하던 열관리공들의 목소리는 아직도 귀가에 쟁쟁하다.
아나해로서 사람들이 자기 남편에 대해 뒤소리를 할 때처럼
가슴 아픈 일이 어데 있으랴... 그렇다고 어느 열관리공도 탓할 수는 없다.
그것은 응당한 감정의 폭발일지도 모른다.

어째서!.. 어째서 자식들을 어려운 일터에 보내지 않으려 하고
시집 장가보내려면 사람됨을 보는 게 아니라 직위와 명예를
먼저 타산하는가?... 어째서 수십 년간을 자기의 모든 정력과
재능을 아낌없이 바쳐 살아온 사람들이 자식 문제만은
가슴에 손을 대보지 않고 처리하는가?...

수백만의 젊은 사람들은 우리가 남긴 세대인데 부모들마다
자기 아들 딸들에게 그런 식의 '진리'를 안겨주면 과연
사회가 건전하게 발전할 것인가?!
아니, 그러 수 없다. 우리는 세대의 계승성을 엄숙히 생각해야 한다.
우리 로세대는 자식들의 희망, 행복, 미래가 한 피줄기로
굳건히 이어지도록 해야한다!

4.27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북미정상회담까지
남북 종전선언으로 세계평화체제를 구축하고
북한과의 관계가 완화되면서 우리는 그들의
삶에 더 관심을 갖게 되고, 그곳에 살다
이곳으로 건너온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남북의 관계 개선 뿐만아니라
북미와의 관계개선까지 점차 분위기는
평화를 요구하고 진행하려는 분위기로 바껴가고 있습니다.
그런점에서 북한사람들의 삶이 궁금해져가고 있습니다.
비록 이책은 소설이기는 허나 북한의 실상을
담았다고 보며, 이 책을 통해 그곳의 삶을 엿보며
노동자들의 심리와 관계를 하나씩 알아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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